제가 다리가 부러져서 수술 후 통깁스하고 집에서 요양하고있습니다.
일주일에 2번씩 병원갔는데, 평소 갈땐 택시를 타고 다녔습니다.
물론 한번에 가는 버스가 있지만 타고 내리기가 힘들어서 택시를 타고다니다가
발이 좀 나아졌고 자금상황이 좋지 않아서 버스를 탔습니다.
갈 땐 어떤 분이 친절하게 비켜줬는데 올때 약간의 트러블이 생겼습니다.
버스에 탔는데 만석이더라고요. 누군가 비켜줄줄 알았지만, 안 비켜주더라고요..
앞쪽 일반석엔 애랑 애엄마, 아저씨가 앉아있고, 장애인석엔 잠자는 여학생과 아가씨랑 등산복입은 아줌마,
그리고 나이 많은 할아버지께서 앉아있었습니다. 자리양보는 의무가 아니고 말그대로 양보라는 생각이 들어서
그냥 하는수 없이 누군가 내리면 앉으면 되니깐 좀만 버티자는 생각을 했습니다.
운전석 뒤에 일반석과 노약자석 사이에 자리를 잡고 넘어지지 않게 한 손은 손잡이를 잡고
다친발쪽 손으로 목발두개를 잡고 목발에 몸을 기대어 넘어지지 않게 중심을 잡았습니다.
생각보다 힘들더라고요. 그런데 갑자기 노약자석에 앉은 등산복입은 아줌마가
"왜 여기로 와서 서있냐? 내가 비켜주길 원해서 여기 온거냐? 나도 힘드니 다른 사람한테 부탁해라 "라고 말하더라고요.
솔직히 기분이 팍 상했습니다. 왠지 내가 비켜주길 원해서 계산적으로 거기 서있는 사람이 된거 같고, 왠지 망신 당한거 같아 아줌마한테 한 마디했습니다. "아줌마가 비켜주든 안 비켜주든 상관없지만, 그렇게 말하냐 기분 나쁘네요"라고 말했습니다.
갑자기 그 아줌마가 화를 내면서 "니가 날 나쁜年으로 만들지 않았냐? 니가 내 옆으로 와서 내가 장애인에게 자리도 안 비켜주는 나쁜年이 됐다. 그러니 다른 곳으로 가라." 고 말하더라고요.
의도한게 아닌데 그렇게 쏘아 붙이니 화딱지가 나서 뭐라고 하려는 순간, 나이 70정도는 되어보이는 할아버지께서 저보고 앉으라고 하시는 겁니다.
그러면서 그 아줌마한테 "아들벌되는 애한테 너무 한거 아니냐, 다리까지 다쳤는데 당연히 비켜줘야 하는거 아니냐?" 라고
하시더라고요. 차마 어르신께 자리 양보 받을 수가 없어서 감사하지만 괜찮다고 했습니다.
뒷 좌석에 앉은 아저씨가 일어나셔서 "학생여기 앉아, 좀 더 일찍 비켜줬어야 하는데 미안해" 라고 하시면서 오시며
절 데리고 가주셨어요. 쌓였던 분노가 이분들 덕에 좀 가라앉았는데, 아줌마가 "지.랄하고 있네 , 다리다친게 유세라고,
다리다쳤으면 그냥 집에나 있을 것이지." 라며 중얼 거리더라고요. 아드레날린이 치솟으면서 화를 주체하지 못 하고 말하려고하는데, 자리비켜주신 아저씨가 "그냥 너가 참아라. 싸우면 너가 손해다. 똥은 무서워서가 아니라 더러워서 피하는 거다." 라고 말씁해주셔서 화를 삭히며 그냥 참으며 집에 갔습니다. 그 아줌마 상대를 안 해주니 어느순간 조용해지더라고요.
그리고 별탈없이 집까지 갔습니다. 그 아줌마덕에 오늘 하루 기분이 잡쳤지만, 그래도 할아버지와 아저씨덕에 훈훈하게 끝나 다행이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