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려가 놀림거리가 된 썰

에르휜 작성일 13.03.12 16:4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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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금 있었던 썰을 풀어보겠음.

여자친구가 없어서 음슴체로 가니 이해해주길 바람.

학원에 갔다가 집에 와보니 아무도 없는거임.

원래 오늘 다 나간다고 알아서 챙겨먹으라는 얘기가 떠오름.

그래서 혼자 차려먹기는 귀찮고 중국집 요리를 시켜먹기로 함.

원래 내성적이고 남 눈치 잘 보는 성격탓에 남들은 자장면 하나라도 잘 시켜 먹지만

난 괜히 미안한 마음에 탕수육+자장면+군만두 = 1만원 짜리를 시켜먹음.

물론 맛있게 다 비웠음.

그런데 님들은 다 먹은 후에 빈그릇 어떻게 내놓음?

보통은 먹고난 후 그릇 채로 밖에 두는게 대부분일거임.

신문지라도 한장 싸서 내놓으면 양반일거라 생각됨.

아니라면 미안함.

각설하고.

내가 어렸을때부터 조부모님과 함께 살았는데 같이 살면서 배운점은

빈그릇을 깨끗하게 씻어서 내놓는 거임.

생각해보면 남이 먹던 지저분한 그릇 손으로 만지기 좋은 사람 누가 있겠음?

그래서 나도 조부모님 따라서 자연스레 습관이 되었음.

물론 시간이 지나고 빈그릇을 플라스틱 통에 다 섞어 수거한다는 사실을 안 후에는

퐁퐁까진 아니더라도 물로 깨끗하게 행궈서 내놓기 시작함.

어자피 더러워지는거 가지고 내려갈 때 만이라도 기분좋게 가라고.

문제는 여기서 발생함.

배부르게 식사를 하고 거실 소파에 앉아 책을 읽고 있었음.

좀 있으니까 엘리베이터 도착소리와 함께 문 열리는 소리가 들림.

우리집이 15층이라 엘리베이터 놓치면 한참 기다려야함.

그런데 이 알바가 전화받는 중이었는지 어찌어찌 엘리베이터를 놓친거임.

근데 그 알바가 친구인지 누구인지랑 통화하는데

내가 내놓은 그릇 이야기를 하기 시작함.

내심 따뜻한 반응을 기대했음.

하지만 나의 기대는 처참하게 짓밟히기 시작하였음.

대충 그 알바가 전화통화 하는 내용을 말해보자면

'아 존X 웃기네. 그릇 가질러 왔는데 그릇이 존X 깨끗해ㅋㅋㅋ 혀로 핧아 먹었나?ㅋㅋㅋ'

더 어쩌구 저쩌구 하는 내용이 있었는데 더이상 귀에 들어오지 않음.

나는 너무 화가 나면서 창피하기 시작함.

나름 알바생을 배려한다고 한게 놀림거리가 된 거임.

앞서 말한 것 같이 내성적이라 전화로 따질 성격도 못되고

그냥 앞으로 그 중국집에 시켜먹지 않을 거임.

여기서 모두에게 물어보고 싶음.

내가 놀림받을 정도로 잘못한거임?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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