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전에 일하면서 있었던 일

딜둘델 작성일 13.06.27 17:0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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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십니까~


그림 그리는게 취미라 내작품 게시판에 자주 가는거 말고는 

딱히 거처 없이 여기저기 배회하는 흔한 짱공인입니다.

요즘 더워서 무서운 글터에서 잠시 살았더니 잠자리가 뒤숭숭해진건 비밀 ㅋㅋ

다름이 아니라 제가 호텔에서 일하고 있는데 얼마전에 있었던 일입니다.

한 외국인 할아버지가 오셨는데 되게 오래된 모자를 쓰고계셨습니다.

저희 같은 서비스인은 손님을 맞이하면 주로 눈을 보고있기 때문에

처음에 모자는 크게 신경쓰지 않았는데 그분과 이야기하다 보니까

모자에 큼직하게 Korea라는 글자가 눈에 띄더라고요

그때서야 모자에 눈이 가서 보니 이분이 쓰고 계시던 모자는 바로


137231705771551.jpg


이것, 한국전 참전용사 모자였습니다.

모양이랑 문양이 약간 다른거 같긴하지만 사진의 모자와 크게 다르지 않았습니다.

저는 이분에 한국전쟁 참전용사라는걸 알수있었습니다.

이번달이 호국 보훈의 달인데다 6월 25일이 얼마 남지 않은 날이라

꼭 감사의 말을 전하고 싶어서 조심스럽게 여쭤 봤습니다.


"Excuse me sir, Did you service in Korean war?"

"실례합니다만, 한국전에 참전 하셨습니까?"


"Yes, I did."

"네, 그렇습니다."


근데 막상 여쭙고 나니 그다음에 뭐라 이야기 해야될지 모르겠더라고요 ㅋㅋ.

제가 손님 상대하는 일을 하지만 말주변이 없고 순발력이 그렇게 뛰어난 편이 아니라

순간 머뭇거리다 그냥 돌직구로 제가 아는 모든 영어 어휘를 동원해서

감사의 말을 전했습니다.


"Um... I just would say, I appreciate you to protect our peace, freedom and my nation. I honor you."

"음... 다름이 아니라 우리의 평화, 자유 그리고 저의 조국을 지켜주셔서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었습니다. 당신을 존경합니다."


그러자 할아버지는 약간 놀라시더니 이내 환하게 웃으시면서

모자를 살짝들어 답례를 해주셨습니다. 할아버지의 환한 미소덕분에 일하는 내내

뿌듯하고 기분좋게 일했습니다.

그 뒤에는 별일 없이 저는 다른일로 불려 가서 그 할아버지를 다시 만날 일은 없었습니다.

다만, 그 할아버지가 자국에 돌아가 동료 참전 용사 분들과 술자리에서


"아직 한국 젋은이들은 우리가 한국을 위해 싸웠다는 사실을 잊지않고

감사한 마음을 가지고 있어!"


라며 먼 타국을 위해서 싸웠던 것에 자부심을 가지셨으면 좋겠습니다.

마지막으로 한국을 지켜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하며 더운날씨에 건강 조심하십숑~

이만 줄입니다 총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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