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살고 싶은 생각이 없습니다.

쿠퍼액의전설 작성일 13.07.12 14: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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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중반에 남자입니다.

 

집안이 넉넉치 않아서 아버님은 택시운전하시고 대학교 생활때도 학자금 대출과 알바로 힘들게 늦게 졸업하고

1년의 구직 기간 끝에 겨우겨우 29살에 회사에 입사해서 정말 그 누구보다도 열심히 검소하게 살아왔다고 생각합니다.

3년전에 아버지가 트럭과 교통사고로 하반신 마비가 오셨고 사고 후 우울증으로 집안에만 계시다 보니 당뇨병 고혈압

이 오셔서 당뇨병 합병증으로 실명까지 하셨습니다. 그래도 집안에서 유일하게 회사다니고 수입이 있는 제가 부모님

부양하고 있던 와중에 얼마전 어머님도 암으로 돌아가시고 그나마 있던 아파트 한채마저 어머님,아버님 병원비로 없어지고

현재는 제가 3년정도 꼬박꼬박 모은돈으로 아버님과 둘이 전세집에서 살고 있습니다. 문제는 제가 돈을 벌어야하니

혼자서 대소변 보시기 힘든 아버님 간병인도 필요하고 이것저것 비용이 들어갈일이 많아서 경제적으로 굉장히 힘듭니다.

그나마 유일한 가족인 아버지랑 사는게 좋고 그래도 국내에서 알아주는 대기업이라서 연봉은 같은 또래친구들에 비해서 높

은 편이라서 한편으로는 위안이 되기도 합니다. 문제는 아버님이 요즘 들어 항상 하시는 말씀이 빨리 제가 결혼해서 정상적

인 가정을 꾸리고 죽기전에 소원이 손주 한번 안아보시는것이라고 하는데 그런 말씀 하실때 마다 눈물이 납니다..

5년정도 회사생활을 했지만 학자금 대출과 어머님 아버님 병원비 그리고 전세집 만드느랴 현재 통장 잔고는 500만원 정도

이지만 다행히 빚은 없습니다. 월 실수령액이 450만원 정도 되지만 기본적으로 삶에 필요한 간병비+식비+보험+통신비+교통

비 등등 제하면 150만원정도 남고 제 개인적인 한달 용돈 40만원정도 제하고 나면 110만원을 저축 할 수 있습니다. 다행히

그나마 이것도 올해 부터 모을 수 있었으며 그간 4년동안은 아버님이랑 살 전세집 마련하느라 모을 수 없었습니다.

 

저도 주변에 친구들 결혼하고 아이낳고 알콩달콩 사는 모습 보면 너무나 부러운데 제 현실과는 거리가 먼 미래처럼 보입니

다. 대학시절에 인기는 있는 편이라서 연애도 많이 해보고 현재도 연애시작하는게 어렵지는 않지만 3개월 이상을 못갑니다.

대부분 만났던 여자분들은 제 집안 사정 모르고 만나다가 어느정도 연애가 무르익으면 제가 조금 진지하게 결혼 생각을

이야기하면서 현재 집안이야기를 꺼내놓으면 대부분 몇일은 참 사정이 안됐다...고생많이했다..대단하다..라는 말을 하면서

좋은 사람 꼭 만날 수 있을것이라고 하면서 다 떠나더군요...원망스럽기는 하지만 한편으로는 제가 여자라도 그럴것 같다는

생각이 들더군요...30대 중반에 모은돈은 천만원도 안되고 그나마 결혼을 해도 매달 모을수 있는돈은 100만원정도...

수도권에 전셋집 아파트 하나 마련하려해도 지금 제 현실로는 15년이 걸리니 15년뒤면 전 50살인데....그리고 전세자금 뿐만

아니라 아이가 생기면 양육비 까지....맞벌이를 해서 어느정도 수입이 있는 여성과 만나면 해결되겠지만 그런 여자분들은

모두 저를 부담 스럽게 생각합니다...

 

얼마전까지 결혼한 제 주변 대학동기 친구들 놈들보면 입사하고 4년정도 부모님집에서 먹고 자고 출퇴근하면서 많게는 1억

정도 모으고 결혼할때 부모님들이 집까지 장만해서 시작하는 녀석들 보면 그 녀석들이 저에겐 세상에서 제일 부러워 보였습

니다..얼마전엔 제 집안 사정 뻔히 알면서 저한테 장인어른에게 수입차 하나 사줄려고 하는데 어떤게 좋냐고 물어보던 동기

녀석이 참 죽여버리고싶더군요..물론 그 친구는 저를 약올리려는 의도는 없었겠지만요..

 

결혼은 이미 포기한지 오래고 나름 고등학교때 열심히 노력해서 서울권 대학 들어갔고 대기업 취직까지 했는데

시궁창인 삶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제 자신을 보면 굳이 살아갈 생각이 점점 떨어집니다...제가 죽으면 불쌍하신 아버지

돌볼 사람이 없으니 오늘도 저는 열심히 살아 보려 하지만 앞으로의 저의 미래를 생각하면 참 힘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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