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전혀 닮지 않았지만 사실은 형제라든지 가까운 친척이라든지 하는 경우를 인간 세상에서도 종종 발견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최근 캘리포니아 대학 데이비스 캠퍼스 (University of California, Davis) 의 과학자들이 Proceedings of the National Academy of Sciences 에 발표한 내용에 의하면 물고기 사회에서도 그런 일이 일어난다고 합니다.
가시 지느러미 어류 (spiny-rayed fish 혹은 acanthomorphs) 14000 종에 달하는 어류를 포함하는 척추 동물에서 가장 큰 그룹입니다. 사실상 척추 동물 그룹의 1/3 에 해당하는 숫자의 종이 여기에 속합니다. 대표적인 가시 지느러미 어류에는 참치와 해마류, 망둥이, 아귀, 복어 등이 존재합니다. 하지만 현재까지 이들에 대한 계통도는 확실치 않은 부분이 많았습니다.
이 연구의 지도 교수인 피터 와인라이트 (Peter Wainwright, professor and chair of evolution and ecology at the University of California, Davis) 를 비롯한 여러 다기관의 공동 연구자들은 가시 지느러미 어류 520 종에 서 추출한 10 개의 유전자를 바탕으로 이들의 유전자 지도를 작성했습니다. 그리고 이들의 유연관계와 진화 관계를 추적했습니다.
가시 지느러미 어류의 공통 조상이 등장한 것은 약 1억 5000 만년 전으로 생각되고 있습니다. 이후 이들은 아주 다양하게 적응 방산을 이룩해 오늘날 전세계의 바다와 민물에 서식하고 있습니다. 이들이 만든 새로운 계통수 (phylogenetic tree. 생물의 진화 관계를 나무의 줄기와 가지로 나타낸 것) 는 아주 의외의 친척 관계를 보여줍니다.
예를 들어 참치류에 가까운 어류는 외형상으로는 전혀 짐작할 수 없는 해마로 나타났습니다. 참치류는 외형이나 생활 습성이 비슷한 황새치나 창꼬치 보다 생김새나 생활 양식이 전혀 다른 해마류에 더 가까운 존재였습니다. 한편 황새치는 넙치 및 가자미류와 더 가까운 유연관계가 있었다고 연구팀은 전했습니다.
사실 외형은 매우 중요하기는 하지만 겉보기 만으로는 계통수를 만들기 곤란한 경우도 많습니다. 진화에 대한 정보를 담고 있는 DNA 는 이와 같은 단점을 극복하고 생물간의 유연 관계 및 진화 계통수를 만드는데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물론 과학계에서 흔히 그렇듯이 이들의 연구 역시 비판적인 분석과 논증 및 후속 연구를 거쳐 더 정확한 계통수로 거듭날 것입니다. 향후 다른 유전자들의 분석 결과도 비슷한 결과를 보여줄 것인지가 관전 포인트가 될 것 같습니다.
[출처] 의외의 물고기 족보 ? |작성자 고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