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골~

종북척결 작성일 13.09.14 00:01:05
댓글 1조회 4,537추천 4
 

'FIFA랭킹 꼴찌' 산 마리노, 5년 만에 터진 골 '감격'

 btn_tp_thum_left_on.gif 130912_5231ca6fecf58_59_20130913070102.jpgbtn_tp_thum_right_on.gif 산 마리노의 수비수 알레산드로 델라 발레가 12일 폴란드전에서 대표팀에 5년 만의 득점을 안기며 환호하고 있다. / 유튜브 영상 캡처
이보다 더 기쁠 순 없었다.  공이 상대 골망을 흔든 그 순간, 선수들은 모두 환호하며 달리고 또 달렸다.  마치 월드컵 결승전에서 종료 직전 결승골을 터뜨린 듯했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최하위 산 마리노가 월드컵 예선에서 5년 만에 득점에 성공하는 감격을 맛봤다.

산 마리노는 12일(한국 시각) 세라발레의 스타디오 올림피코에서 열린 2014 브라질월드컵  유럽 예선 H조 8차전 폴란드와 홈 경기에서 1-5로 완패했다.  하지만 패배에도 산 마리노 선수들의 표정은 어둡지 않았다.  5년째 월드컵 예선에서 무득점 전패를 기록하고 있던 조국에 귀중한 골을 안겼다는 기쁨이 더 컸다.

산 마리노의 골은 0-1로 뒤진 전반 22분에 터졌다. 오른쪽 측면에서 올라온 프리킥을 수비수  알레산드로 델라 발레(31)가 헤딩 슈팅으로 연결해 상대 골문을 갈랐다.  골이 터지자 산 마리노 선수들은 '광란의 질주'를 시작했다.  골을 넣은 델라 발레가 터치라인을 따라 달리자 교체 선수들까지  벤치를 박차고 나와 환희의 순간을 함께 나눴다.

흔한 동점골처럼 보일 수 있지만 산 마리노 대표팀엔 그야말로 '보물 같은 득점'이었다.  지난 2008년 10월12일 열린 2010 남아공월드컵 유럽 예선 슬로바키아전(1-3 패)에서 골맛을 본 뒤  무려 5년 만에 터진 골이기 때문이다. 이 경기 전까지 산 마리노는 예선 7전 전패에  득점 없이 38실점만을 기록하고 있었다. 유로 2012 조별 예선에서도 10전 10패 무득점 53실점이라는  처참한 성적으로 퇴장했던 '유럽 최약체'가 바로 산 마리노다.  2013년 8월 FIFA 랭킹도 부탄, 터크스 테이커스 제도와 함께 공동 꼴찌인 207위에 머물러 있다.

사실 산 마리노는 지난해 8월 몰타와 친선전(2-3 패)에서 2골을 얻은 바 있다.  하지만 몰타는 안도라, 리히텐슈타인 등과 함께 유럽의 대표적인 약체로 꼽히는 팀이었기에  득점에 큰 의미를 두기 어려웠다. 반면 이번 상대인 폴란드는 월드컵 본선행을 노리는 강팀이었다.  게다가 친선 경기도 아닌 월드컵 예선에서 터진 득점이라 감격은 배가 됐다.

인구가 약 3만 명, 면적은 서울의 10분의 1에 불과한 소국인 산 마리노는 축구 대표팀도 대부분 '본업'이  따로 있는 아마추어 선수들로 꾸려져 있다. 프로 축구선수는 대표팀에 단 1명 밖에 없다.  이날 골을 넣은 델라 발레의 진짜 직업은 다름 아닌 '은행원'. 그는 경기 다음날 인터뷰에서  "회사 동료들이 날 국민 영웅처럼 환대해 기분이 참 묘했다"면서 "골을 터뜨리는 건 대표팀 선수 모두의 꿈이다.  하지만 수비수인 나로선 쉽게 상상할 수 없는 일이었다.  그래서 이 현실을 더 믿을 수 없다"며 벅찬 소감을 밝혔다.

산 마리노의 유럽 예선 성적은 여전히 승리 없이 8전 전패다. 하지만 델라 발레의  감격적인 골로 '1득점 43실점'이라는 눈에 띄는 변화가 생겼다.  5년의 긴 터널에서 빠져나온 만큼 희망도 보인다.  산 마리노는 지난 2004년 리히텐슈타인과 친선 경기에서 1-0으로 이긴 것이 유일한 A매치 승리였다.  이제 다음 목표는 국제 무대 첫 승이다.  기적을 향해 달리는 산 마리노의 '무한 도전'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137908445921515.jpg
종북척결의 최근 게시물

자유·수다 인기 게시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