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먹이 운다.

mugo 작성일 13.11.18 23:3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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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이게 2005년 개봉 영화니까... 8년 하고 넘는... 근10년만에 오랜만에 봤네요.

스토리가 가물가물 기억도 잘 안나고 드문드문 기억만 났는데..

다시 보니까

참.. 제가 지나간 세월의 때가 뭍어서 그런지 왜 이렇게 영화가 삶을  투영시켜 잘만든 것 같다는게

더 와닿고 느껴지네요.

 

 

 

아무것도 하고 싶은 것도 즐거울 것도 없다.

친구대신 양아치놈 패주고 삥듣고 경찰에 도망가고....

구질구질한 집구석에 처박혀있으면 쌔가빠지게 몇 푼 안되는 돈이라도 노가다 뛰는 아버지

구비구비져 있는 질곡 같은 삶의 세월 만큼 휜 할머니...

희망없고 갑갑한 현실에서 유상환이 할 수 있는 거라곤

그냥 세상 모든걸 부숴버리겠다는 독기를 뿜어대는 것.

소년원 복싱부에 감정에만 휘어잡히고 독기만 뿜는 유상환 그러나

장례식도 못가는 불효자식이 되고 할머니까지 병들어 오늘 내일 하고

교도관들의 배려로 면회가서 만난 할머니는 치매 증상을 보이며 말 한다.. 

' 우리 손주가요, 카나다에서 성공해서 나 더러 배를 타고 들르래요..'

그가 생애 처음으로 자신과 가족을 위해 하고 싶고 할 수 있는 유일한 희망 하나..

권투

박사범 - '이건 니 시합이 아니여, 니 할머니하고 아부지한테 풀려고 하는 시합이여'

 

 

한 때는 잘 나갔던 아시안게임 은메달리스트

그러나 사업도 망하고 빚만 잔득지고 재산은 차압당하고

남은 건 곧 죽어도 세울 자존심 하나.

그래도 어떻게든 살아볼려 돈 받고 인간 샌드백하는 거리의 복서로 나선다.

모멸감도 쪽팔림도 눈총도 견뎌야 한다.

그러나 떠나가는 아내, 사랑하는 아들 앞에 팔려버린 남은 자존심.

맨날 사기치고 튀는 후배 원태 때문에 또 개고생 개고생 개고생,

이제는 눈도 흐려지고 몸도 나뻐지기 시작한다. 마지막 의욕마저 다 꺾여버린 태식.

술 취해 룸빵가자며 정신 못차리는 태식을 보며 상철은 한대 패고 한마디 던지고 간다

'야, 강태식 내말 똑바로 들어라, 이 세상에 사연 있는 사람 너 하나뿐이 아니야..'

그리고 그는 잘나갔던 그 자존심의 마침표를 찍으러 그리고 남은 빚을 청산하기 위해

권투 훈련을 다시 시작한다..

 

그리고 두 사람은 각자의 사연을 가지고

세상이라는 링 위에 각자의 삶의 이유들을 부대끼며

모두가 그러하듯이 사력을 다해 처절한 삶의 사투를 벌인다.

하나 하나 또 다른 나의 삶의 투영을 바라보며 누구의 편도 들수 없다.

이제 승부 그 따위는 중요하지 않다.

어떻게 살아내고 살아볼려고 이것도 버리고 저것도 마저 버리고

내 남은 몸뚱아리 하나, 가족하나 웃게 해보려고

그리고 맘 놓고 울어보려고

그렇게 우린 오늘도 링위에 오른다.

각자의 사연을 가지고.. 세상이란 상대로..

 아~ 주먹이 운다 울어!!

 

아... 거참 오랜만에 영화 보고 폭풍...........감동이네...ㅋ


안보신분 한 번 보셈~ 강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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