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꿈에서 나오니까 더 생각나네요;;

벚꽃엔딩 작성일 14.08.03 11:2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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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2년 전 일이네요

정신이 반쯤 나가서 인간같지도 않았던 시절에 절 좋아라 해주던 여자였죠

6년전 완전 미치광이가 되서 죽으려고 발악하다 몸만 만신창이가 된 채 살아있었죠

마지막으로 몸무게 잰 게 49키로.. 움직일 수 있을 때 잰것이라 그 이하까지 떨어졌었던거 같아요

어찌저찌 아무생각없이 일하고 자고를 4년간 반복하니 몸은 60키로로 돌아왔는데..

후유증인지 뭔지 만신창이가 된 몸뚱이..

그때 별명이 좀비였습니다.

맨날 힘도 없고, 겔겔거리면서 걸어다닌다고..


솔직히 처음 봤을 땐 겉모습에 혹했지만 나이차이도 7살..

어려서 그런거다..

혹은 따로 목적이 있는 것이다..

둘이서 만날 때 제가 늦게 올 때마다 술집 ㅄ들에게 헌팅 당하기도 수차례..

이런애가 저에게 관심을 갖다니..

말도 안된다고 생각했습니다.

솔직히 저는 그때까지도 그다지 생에 의욕이 없는 상태였었죠.


머리는 6개월마다 대충 자르고..

옷은 하나도 없고 365일 가게 유니폼만 입고 돌아다니고..(잘때도 입었죠;;)

뭐, 매번 오토바이사서 막타다 박살내고 수리하고 다시 타고의 반복만 해왔으니 돈도 없었구요


제가 거부하고 한발 물러서지만 않았어도 더 행복하게 지낼 수 있었겠지만..

그애와 함께 있는 시간동안 정말 행복했었습니다.

그때서야 과거 사귀었던 사람들과는 내가 제대로 사랑한게 아니구나 느꼈구요.

사랑받는게 이런거구나 뼈저리게 느꼈습니다.


제 머릿속 생각이 조금 바뀔 때 즈음부터 만나지 못했습니다.


그 사랑을 받아주지 않았던 핑계를 제 자신에게 대기 시작했습니다.

아무것도 없는 ㅄ쓰레기

인간이라 부를 가치도 없는 등신이었죠.

뭐, 그 시절 짱공에서는 생각이 조금 다르면 다짜고짜 시비틀며 욕지거리 내뱉은 벌레 수준이었죠.


일단 사람이 되자.

라는 생각으로 막무가내로 운동을 시작했습니다.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로 그저 몸뚱아리가 안움직일때까지 운동했죠.

주6일 의무적으로 조지고 또 조졌습니다.

팔다리 끊어질 것 같을 때마다 이거 못하면 그 애 두번다시 못만난다고 암시를 걸고 악으로 운동했습니다..

10개월 후에 목표로 했던 80키로를 넘었네요


운동 막바지에 이르렀을 때 몸도 어느정도 정상으로 돌아오고

새로이 저에게 관심을 가져주는 연상 여자도 생겼었네요...

처음 한두달은 성적 욕망에 아무생각없었지만..

시간이 갈 수록 그 때 그 애가 자꾸 더 생각나더라구요..

자꾸 겹쳐보게되고..

그 처자에게도 굉장히 미안하더라구요..

오래 만나지는 못했네요.


사람이 되자...

어디서든 당당하게 돌아다닐 수 있는 정상적인 사람이 되자..

라는 생각으로 소방공무원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사실 여러가지 생각이 겹쳐있었네요...

빨리 죽고 싶다는 생각과.. 의미있게 살다 죽고 싶다는 생각..

반면엔.. 제대로 된 인간이 되자 라는 생각.. 정상적인 인간이 되서 계기를 만들어 준 그 애 앞에 서고 싶다.. 라는 생각

사귄다느니 그런 거창한거 말고 그저 덕분에 내가 살아있다. 고맙다라는 말 한마디 웃으며 건네주고 싶은 정도죠...


오토바이도 없애니 딱히 돈 쓸 곳도 없더라구요.

1년간 모인 돈으로 원룸 하나 구해서 가게에서 나왔습니다(가게 내에서 먹고 자고 일하고  했었네요...)


멘붕의 연속이지만 나름 공부도 운동도 계속 하고 있네요..

앞이 까마득해서 그렇지..


간혹가다 그 애가 생각났지만 딱히 연락하려는 시도는 안했습니다.

아직 이뤄놓은 것은 하나도 없고..

지금 한창 아름다울 시기에 저같은게 쫓아다녀서 좋을 게 뭐가 있을까요

아예 없는 사람처럼 사라지는게 그 애에게 좋을 거다..

혹은 그래도 내 욕심으로 한번 쯤 보고 싶다.. 라는 생각이 교차하고..

지금 제 머릿속에 정해놓은 의지에 따르면..

결혼, 친목, 연애 포기..

그냥 소방공무원되서 사람 구하는 일 하다 조용히 사라지고 싶은 정도네요

가족도 없고, 친구는 다 죽었고, 정신도 뭐 반 쯤 죽은거 같고..

아... 뭔가 외나무 다리를 걷고 있는 기분이네요

언제든지 어느 한쪽으로 순식간에 치우칠 수 있는..


그러다 오늘 꿈을 꿨는데...

꿈에서는 어찌 그리 당당하게 그애 친구를 만나서 일하는 곳을 물어보고 찾아갔을까요..

보고싶다는 생각에 가슴도 두근거리고

감정이 흥분된 상태에서 길을 걷다가 꿈에서 깼는데..

묘한 감정에 다시 잠도 안오고..(3시간밖에 못잠..제길;;)

지금 괜히 감성적으로 변해서 글 쓰고있네요


넋두리 한번 했습니다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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