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동안 IT 기업을 다니면서 깨달은 점입니다.정말 회의감이 들고, 행복하지 못한 시간을 통해 뼈져리게느끼고 있습니다. 지금 다니는 회사만의 특징인지 아닌지 알려주세요... 1. "일 잘하는 사람이 일이 많은거야"라는 소리는 "너는 호구니까 일좀해도 되"라는 말이다. - 우리 회사 사장이 맨날하는 소리. 일 잘하니까 가동률 좋고, 중요한 일을 그 사람에게 맡긴다고 한다. 근데 이 회사에서 3번 프로젝트를 하면서 느낀점은 DB 모델링을 신입에게 맡기고, UI 디자인도 신입에게 맡기고, 중요 모듈도 신입에게 맡기고... 한마디로 개판이다. 일잘하니까 일을 많이 주는게 아니라 호구라서 많이 준다.
2. 야근은 무조건 해야한다. - 하루에 12시간을 일을한다. 아침 8시~ 저녁 8시. 잠에 드는 시간은 새벽 1시이고, 집에서 왔다가 갔다 1시간을 제외하면 온전히 내시간은 3시간~4시간... 오, 그정도면 할만한데? 그렇지만 그건 판타지지. 저녁 8시에 퇴근하면 이런 말을 들을 것이다. "벌써가?" 점심시간에도 일을하고, 저녁시간에도 일을 하고, 우리회사에 부장들을 보고 있자면 한심하다. 일의 노예. 어디 갈때도 없어 회사에 아부하면서 신입갈구기는 개떡같이 잘한다.
3. 일은 못하지만 정치력은 순욱 뺨치는 대리. - 생각해보자. 신입은 군대로 치자면 이등병이고, 대리는 군대로 치자면 일병이다. 일을 누가더 잘하고, 실력이 있어야 할까? 당연 일병아닌가? 근데 이회사는 거꾸로 타는 보일러다. 그런거 없다. 그럼 실력있는 대리는 어디갔냐고? 다 그만뒀다. 힘든건 둘째치고 들어가는 프로젝트마다 대기업에서 계속 러브콜을 해대니 그쪽으로 빠졌다. 이를 보고 말하는 우리 임원진과 부장, 차장급들 "3년되면 왜 다 나가지? 복지좋고 월급 잘주고, 다른 곳보도 연봉도 좋은데." 미안하지만요. 복지가 하루 12~15시간 노동이고, 주말 출근, 야근-주말 무보수, 업계 최저연봉인가요? ㅋㅋㅋ 엿이나 드셔요. 그럼 다시 돌아가서 일 못하는 대리들은 어떤 사람인가?
4. 정치력이 당신의 능력으로 평가받는다. - 이 회사 1년을 다녀보니 어떤 사람을 좋아하는지 눈에 잘 보인다. 위에서 말한거 처럼 하루 12~15시간 일하고 군말없어야하고, 다음으론 사교성이 좋아야한다. 좋게 말해 사교성이고 사실은 정치능력이다. 파벌을 형성하고, 자기 마음에 안드는 신입을 조낸 배척하는 대리가 있다. 근데 평판은 그 대리 일 잘해! 잘 보고 배워! 겉으로 웃으며 네라고 말하고 속으로 조소하며 혀를 찬다.? 그럼 일은 어떻게 하는가? 그 사람이 프로그램 짜놓은거나 쿼리짜놓은거 보면 내 대학 1학년 시절이 떠오른다. 아 그땐 이렇게 짰었지... 추억에 잠길 때가 아니다! 이건 일병이 삽질도 못하는 거랑 똑같지 않은가?! 내가 이런 회사에 다니고 있다니...
5. 당신은 신입이 아니라 슈퍼맨이어야 한다. - 자 종합해보자. 신입은 어때야하는가? 야근과 주말출근을 하지만, 초롱초롱한 눈으로 일을 받아서, 완벽하게 끝내야한다. 그리고 대리들이 똥싸놓은거도 잘 치워야하며, 정치력도 좋아 사람들의 사랑을 듬뿍받아야한다. 프로젝트가 망해가는걸 보면서도 못본척하며 주변사람들에게 긍정긍정 에너지를 줘야한다.
요즘 회의감과 내가 뭘하고 있는거지?왜 나는 여길 이렇게 다니면서 박봉을 받아야하는거지? 하는 자괴감때문에괴로워서 그냥 글을 남깁니다. 글은 저렇게 썼지만, 지나 놓고 생각하면 제가 호구네요. 입사초기 새벽 3시 4시까지 일하고 아침 8시 30분에 출근하려고 아둥바둥 7시에 고시원에서일어나고, 그렇게 하루 18시간 20시간을 일하니 회사에서 인정해주고... 그게 좋아서 더열심히하려고 했습니다. 하지만, 두번째 프로젝트에서 설계는 전혀 안된 상태로 개발을 들어가면서 개발하면서 설계를한 프로젝트가 있었는데요... 이 프로젝트에서 완전 토사구팽 당했습니다. 설계자였던 차장이개판으로 해놓고 나간 프로젝트를 정말 미친듯이 살려보려고 노력했지만, 신입에겐 한계가 있더군요.요령도 부족하고... 드라마의 신입과는 전혀 딴판인 세상임을 절실히 깨달았습니다.욕은 개발자들이 다먹고, 개판만든 설계자는 본사에서 정치줄을 잘 이용해 빠져나가고... 여기서 정말 정신적 데미지가 너무커서인지 이번 프로젝트는 진행하면서도 항상 트라우마에 빠져있습니다.더 완벽해야되, 설계자를 믿으면 절대 안되, 사람을 믿어선 안되... 그래서인지 사람들과 더 멀어지고 항상 선임들과 임원들이 입에 마르게 칭찬하던 소리도 쏙 사라져서호구취급, 병1신취급을 넘어서 왕따로 넘어가고 있습니다 하하하하하하하하....
이 회사에서 온갖 수모를 겪다 나간 선배들과 요즘 연락하는데 네 맘고생 이해한다고 얼른 나오라고하네요. 근데 아직 1년차라... 어디 경력으로 들어갈 수나 있을런지... 세상참 살기 힘드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