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 키우고 먹고 사는게 바빠 종영을 앞둔 시점에 간신히 혼자 인터스텔라를 보러 갔습니다.
아이맥스관에서 보고 싶었지만, 시간이 여의치 않아 가장 한가한 합정동 롯데시네마에서 봤는데, 영상이 굳이 아이맥스로 봐야 할 정도로 화려하진 않았던 것 같습니다.
바로 옆자리 여자와 커플로 왔던 남자녀석이 어찌나 팝콘을 쩝쩝거리며 처먹던지... ㅎㅎㅎ
한번 째려봐 줬는데도 눈치 못채고 조용한 대사 때마다 들리는 쩝쩝쩝쩝쩝쩝..... 으이구...
영화를 보는 사람마다 관점이 다르겠지만, 과거 물리학도에 천체물리쪽을 관심있게 공부했던 터라 영화에서 과학적인 부분을 어떻게 보여줄지를 상당히 기대하였습니다.
블랙홀을 설명할 때 빠질 수 없는 가장 최근의 이론물리학인 초끈이론, M이론, 초공간이론이 상상하는 10 또는 11차원을 과연 어떤 형태로 감독이 영상 표현을 해줄까가 가장 큰 기대였지요.
감독 동생이 시나리오를 쓰기 위해 유명 대학에서 4년 간 천체물리학 공부를 했다는 둥, 그 과정에서 블랙홀 관련 논문을 2개를 냈다는 둥 해서 정말 기대가 클 수밖에 없었습니다만,
결론은 좀 실망스럽더군요.
감독은 과학을 보여주려 했던 것이 아니라, 가족애와 인류애를 SF장르에 충실한 재미있는 영화 속에서 보여 주려 했던 것 같습니다.
좀 단순하게 보면 과학적인 사실은 대강 배제 해버린 아마겟돈과 크게 다르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과학적 사실을 영화 중에서는 그래도 제대로 표현한 것은 2001 스페이스오디세이 만한게 역시 없는 것 같습니다.
사실 4차원 이상을 영상으로 표현 하기는 넌센스일지도 모르죠. 칼라비-야우 도형을 영화에 깔아 놓을 수도 없는 노릇이고...
그냥... 워낙 블랙홀을 과학적 검증에 의해 제대로 표현 했느니, 시나리오가 두 개의 논문을 낼 정도로 사실에 의거 했느니 해서 너무 큰 기대를 한 것 같습니다.
어쨌거나 3시간을 거의 풀로 채우는 런닝타임에도 너무 빨리 끝났다는 아쉬움을 줄 정도로 잘 만든 영화란 것은 사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