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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작시]행복한 시

엉덩이를씰룩 작성일 15.06.09 15:41:30
댓글 18조회 1,055추천 2
행복한 시

지인 중 한 명이 나의 시가 너무 어둡다며 행복한 시를 써보라고 조언을 했다. 나는 그 순간부터 내게 행복이란 무엇인지, 행복한 순간은 언제였는지 생각을 거듭했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내가 행복했던 때를 찾을 수가 없었다. 나는 어린시절 공부에 메여 살았고 커서는 심각한 우울증을 겪으며 잦은 자살충동들을 이겨내야 했다. 어린시절은 공부에 치이고, 청춘은 정신병에 치여살다 이제야 겨우 정신이 드는 참인데, 내가 행복한 순간은 대체 언제였을까 하다 문득, 내 상처도 행복이 아니었을까 상처없는 행복이란게 있을수 있을까 라고 되짚어보게 되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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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글터가 자작시 때문에 논란거리가 되길래 저도 예전에 썼던것 한편을 올려봅니다.

 

개인적으로 경종님의 시도 꽤 재밌게 읽었습니다. 같이 써나가보면 좋을거같아요.

 

음.. 그리고 경종님의 시만 보자면 차근차근 이야기를 만들어가시는편이 좋을거같아요. '떠나는 날'이라는 시도 칼국수에서 죽음을 고찰하는건 꽤 흥미로웠습니다만 죽음까지 끌고가는 힘이 부족해보였습니다.

 

뭐, 같이 재밌게 써나가봐요ㅎ 저도 여기서 활동좀 할랍니다. 시도 다시 써보고요..

 

 

 

ps 근데 댓글들 확인해보니까 왜이리 살벌한가요; 무서웡 ㄷㄷ

 

 

엉덩이를씰룩의 최근 게시물
  • 경종15.06.09 17:20:03 댓글
    0
    집중해서 읽었네요. 저도 굉장히 공감이 가는 시인 것 같아요.
    저도 행복한 시간이 언제였는지 도무지 확고하게 기억나는 게 없네요.
    말씀하시는 그런 느낌, 시간들, 기억들, 상황들이 생생하게 느껴져요.
    어쩌면 저도 님이랑 비슷한 삶을 지내온 게 아닌가 싶기도 하고요.

    그 속에서도 과거 그 순간에는 별로 행복을 못 느꼈던 것 같지만,
    시간이 많이 지난 지금에는 왠지 행복한 시간으로 치부되는 기억들이 있는 것 같아요.
    그 시간들을 계속 떠올리며, 앞으로 살아갈 영감이나 동기로 삼는 것 같아요.
    그래서, 역사란 건 과거의 진실만이 아니라, 현재에서의 해석이라고 하잖아요.
    현재의 우울, 고통, 불안, 권태도 미래에는 다시 돌이켜보면서 일종의 긍정적 의미를 부여할지도 몰라요 ㅎ.

    네. 제가 최근 올린 자작시들은 다 엉성해요.
    말씀하신 대로, 칼국수 시는 좀 많이 투박하고 표현이 다양하지도 않고 세련됨이 없는 것 같아요.
    순간 느낌으로 대충 쓴 탓도 있지만,
    무엇보다 제 글솜씨가 부족한 것인지, 마음에 있는 생각이나 느낌을 그대로 표현하기가 쉽지 않을 때가 있어요.
    그래서,
    어찌보면 읽는 짱공인이 좀더 스스로 의미를 부여해서 읽어보기를 바라는 욕심도 있어요.

    제가 원했던 건,
    어떤 느낌을
    짱공인과 함께 나눠보고, 한번쯤 관심을 환기해 보고 싶다랄까요.
    바쁘고 각박한 삶 속에서,
    우리 삶에 스쳐가지만 우리가 놓치고 무시하는
    중요한 영감이랄까, 느낌이랄까, 통찰이랄까 하는 것들을 공유해보고 싶어요.
  • 경종15.06.09 17:47:50 댓글
    0
    어찌보면
    "시"라는 게 고차원적인 갈래로 남아있기를 바랄지도 모르는
    문학계통의 몇몇 분들은 기분 상하실지도 모르지만,

    저는 시라는 게 그냥 우리가 편하게 아무 말이나 이렇게 적듯이 적는 하나의 평범한 글,
    흔한 형태로 자리매김했으면 좋겠어요.

    우리는 학창때 시를 배우면서도, 전혀 현실에서 안 쓰잖아요.
    마치, "어떤 시인의 작품"이라든가 인식이 생기니.
    영혼은 없고, 문제를 풀기 위한 입시 제도의 관점에서만 바라보고요.

    일반 산문이나, 설명문과 같은 형태의 글로는 정말 전달이 딱딱하고 잘 안되는 인간의 생각이 있잖아요.
    문법적 파괴나, 비논리적 비유 등이 현격히 허용되는 시에서는
    정말 좀더 다양하고 한편 고차원적이면서도 정말 기본적이고 유치한 생각도 잘 전달할 수 있고요.

    저는 시가 어떤 글재주의 증명이나, 무슨 형이상학적 작품이 아니라,
    그저 평범한 한 댓글, 글, 표현으로 우리나라 문화에 생겼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사실은 수많은 사람들이 시적인 표현을 쓰고 살죠.

    유머나, 비꼬는 말이나 등등 사실은 굉장히 시적인 것이죠.
    하지만, 정작 시적 표현으로 오면, 많은 고정관념, 정형화된 기대감, 거부감 등을 가지는 게
    일반 심리이기도 하죠.

    그래서, 저는 제 시쓰는 표현력이 많이 엉성하지만,
    특별히 전문적으로 잘 써보고 싶은 생각은 없는 것 같아요.
    그저, 일반적인 글의 대상으로 바라보니까요.
    소승불교, 대승불교의 갈래 중 대승불교처럼,
    우리 일상에 시라는 게 파고들었으면 좋겠어요.
    부처의 마음이 실제론 별 것 없이, 일반 우리 서민의 일상에 존재하듯이.
  • 엉덩이를씰룩15.06.09 17:54:25 댓글
    0
    글쎄요.. 몇몇 시들을 좀 소개해 드리고싶네요.

    시인이여 지옥에 가라/최종천

    구상 선생님 살아계실 때에
    공간시낭송회 때마다 뵈었다 어떤 날은
    선생님을 택시에 모셔 태우고
    여의도 댁 앞에서 내려 만두를 같이 먹기도 했다
    공초 오상순문학상을 만드시겠다고
    교보 로비에서 시화전도 열었다
    그 상금이 500만원이라고 하시기에
    예수는 부자가 천국에 들어가기가 어렵다 했는데
    많은 것 아닙니까? 하고 물으니
    하기사… 너희 노동자들이 그 돈을 만져보기는
    쉽지가 않겠구나, 하셨다
    선생님 돌아가시고 영등포 구청에서 구상문학상을 재정했다
    그런데 맙소사! 상금이 본상 5000만원이고 부상이 2000만원이나 된다
    시인을 부자로 만들어 지옥에 보내겠다는 발상이다.
    구청직원들도 천국에서는 시가 필요하지 않다는 것을 안다
    간판들이 줄줄이 문학상을 받았다
    문학상을 탄 시인들이여 잘 들어라 돈이란,
    노동과 자연을 착취해야만 만들어지는 것이다
    그래서 부자가 천국에 갈 수가 없는 거다
    그건 또 시에 가하는 폭력이고 테러이다
    시인들이 독자보다 그 수가 많고 많은데
    시집은 읽히지도 않는데 이 썩어 죽을 새끼들아
    그래, 시 한 줄로 그렇게 많은 돈을 벌어도 되는 거냐?


    어느날 고궁을 나오면서



    왜 나는 조그만 일에만 분개하는가

    저 왕궁 대신에 왕궁의 음탕 대신에

    50원짜리 갈비가 기름 덩어리만 나왔다고 분개하고

    옹졸하게 분개하고 설렁탕집 돼지같은 주인년한테 욕을 하고

    옹졸하게 욕을 하고

    한번 정정 당당하게

    붙잡혀간 소설가를 위해서

    언론의 자유를 요구하고 월남 파병에 반대하는

    자유를 이행하지 못하고

    20원을 받으러 세번째 네번째

    찾아오는 야경꾼들만 증오하고 있는가



    옹졸한 나의 전통은 유구하고 이제 내 앞에 정서로

    가로놓여 있다

    이를테면 이런 일이 있었다

    부산의 포로수용소의 제 14 야전병원에 있을 때

    정보원이 너스들과 스폰지를 만들고 거즈를

    개키고 있는 나를 보고 포로 경찰이 되지 않는다고

    남자가 뭐 이런 일을 하고 있느냐고 놀린 일이 있었다

    너스들 옆에서



    지금도 내가 반항하고 있는 것은 이 스폰지 만들기와

    거즈 접고 있는 일과 조금도 다름없다

    개의 울음소리를 듣고 그 비명에 지고 머리에 피도 안 마른 애놈의 투정에 진다

    떨어지는 은행잎도 내가 밟고 가는 가시밭



    아무래도 나는 비켜 서 있다 절정 위에는 서 있지

    않고 암만해도 조금쯤 옆으로 비켜 서 있다

    그리고 조금쯤 비켜 서 있는 것이 조금쯤

    비겁한 것이라고 알고 있다!



    그러니까 이렇게 옹졸하게 반항한다

    이발쟁이에게

    땅주인에게는 못하고 이발쟁이에게

    구청직원에게는 못하고 동회직원에게도 못하고

    야경꾼에게 20원 때문에 10원 때문에 1원 때문에

    우습지 않느냐 1원 때문에



    모래야 나는 얼마큼 적으냐

    바람아 먼지야 풀아 나는 얼마큼 적으냐

    정말 얼마큼 적으냐....











    이 한국문학사



    지극히 시시한 발견이 나를 즐겁게 하는 야밤이 있다

    오늘밤 우리의 현대문학사의 변명을 얻었다

    이것은 위대한 힌트가 아니니만큼 좋다

    또 내가 발견의 편집광이라는 것도 안다

    중요한 것은 야밤이다



    우리는 여지껏 희생하지 않는 오늘의 문학자들에 관해서

    너무나 많이 고민해왔다

    김동인, 박승희 같은 이들처럼 사재를 털어놓고

    문화에 헌신하지 않았다

    김유정처럼 그 밖의 위대한 선배들처럼 거지짓을 하면서

    소설에 골몰할 사람도 없다‥‥‥



    그러나 덤핑 출판사의 20원짜리나 20원 이하의 고료를 받고 일하는

    14원이나 13원이나 12원짜리 번역일을 하는

    불쌍한 나나 내 부근의 친구들을 생각할 때

    이 죽은 순교자들을 어떻게 생각해야 하나

    우리의 주위에 너무나 많은 순교자들의 이 발견을

    지금 나는 하고 있다



    나는 광휘에 찬 신현대문학사의 시를 깨알 같은 글씨를 쓰고 있다

    될 수만 있으면 독자들에게 이 깨알만한 글씨보다 더

    작게 써야 할 이 고초의 시기의

    보다 더 작은 나의 즐거움을 피력하고 싶다



    덤핑 출판사의 일을 하는 이 무의식 대중을 웃지 마라

    지극히 시시한 이 발견을 웃지 마라

    비로소 충만한 이 한국문학사를 웃지 마라

    저들의 고요한 숨결을 웃지 마라

    저들의 무서운 방탕을 웃지 마라

    이 무서운 낭비의 아들들을 웃지 마라













    풀이 눕는다
    비를 몰아오는 동풍에 나부껴
    풀은 눕고
    드디어 울었다
    날이 흐려서 더 울다가
    다시 누웠다


    풀이 눕는다
    바람보다도 더 빨리 눕는다
    바람보다도 더 빨리 울고
    바람보다 먼저 일어난다


    날이 흐리고 풀이 눕는다
    발목까지
    발밑까지 눕는다
    바람보다 늦게 누워도
    바람보다 먼저 일어나고
    바람보다 늦게 울어도
    바람보다 먼저 웃는다
    날이 흐리고 풀뿌리가 눕는다
  • 경종15.06.09 18:05:06
    0
    네, 그런 시들도 많이 있군용.
    ㅎㅎ

    저는 주로, 우리의 인식을 말했어요.
    님께서 올려주신 시들처럼, 우리 현실적 삶을 편하게 노래하는 작품들이 많이 있음에도,
    여전히 저를 포함하여 많은 사람들은 시에 대하여 거부감이랄까,
    어떤 현실과 동떨어진 작품으로서 분류하려는 경향이 있어요.

    마치 시라는 게 꼭 시인이 써야 되는 그런 것처럼 되는 게 아니라,
    그냥 우리들이 시에 거부감없이 일상적으로 대하고
    잘 쓰고 못 쓰고를 떠나서 그냥 편하게 표현하고 상호간에 의사소통하는 한 형태가 되었으면 해요.
    무엇보다 저 자신도 그 인식에서 자유롭지 못하기 때문에요.

    외국 영화들 보면
    영화 도중에 노래도 나오고,
    인도 영화도 그렇고.

    사람들 간 표현도 굉장히 유연하잖아요.

    그런데, 우리나라는 힘든 상황에서 자본주의 논리,
    업무 효율, 생산성 향상에만 치중한 나머지,
    너무 가시적인 정보 전달에만 의사소통이 집중되어 있고,
    유연한 표현을 통해 인간의 느낌이나,
    비가시적인 정보를 전달하는 글에는 거부감이 커요.

    그래서, 저도 초등학교 때만 해도,
    몸이 안좋아서 집안에만 있으면서 심심하면 시를 짓고
    부모님이랑 그걸로 소통하고 즐기곤 했는데,
    중,고딩 가니 그런 표현을 일상생활에서 썼다간,
    무슨 생뚱맞은 소리냐, 맞을래? 이런 식으로만 반응을 얻더군요..

    그래서 수십년이 지나고 머 지금이라도 함께 그런 낭만을 되찾았으면 해요.
  • 엉덩이를씰룩15.06.09 17:57:26 댓글
    0
    글을 좀더 많이 읽어보셨으면 좋겠어요. 말씀하시는 것들을 들어보면 실제로 그 취지에 맞는 글들이 많이 존재하는데, 고등학교때 지식만큼의 시만 보신건 아니셨던지요. 세상에는 많은 시들이 있고 일상어를 사용하는 시들또한 많습니다. 저또한 그런 언어들을 좋아하고요.
    용접공 시인인 최종천 시인이나 김수영 시인의 후기시들을 보면 일상어가 이렇게 파격적으로 시어가 될수 있구나 하는것을 느낄수가 있지요.
  • 경종15.06.09 18:38:53
    0
    네. 가르침 감사해용.
    시간날 때 한번 시집을 사거나 빌려서 읽어봐야겠어요.
    최근 얼마 전에, 정말 짧고 심플한 일상어로 어떤 직장인이 쓴 시를 읽었는데
    참 좋더라고요.
    말씀하신대로 정말 그렇게 짧은 표현으로 어떻게 이런 느낌을 담았는지 싶은...
  • 엉덩이를씰룩15.06.09 18:03:49 댓글
    0
    그리고 개인적인 지적입니다만.. 경종님이 안타깝게도 다른이들의 지탄의 대상이 되는것은, 진심이 담긴 첫글을 지우고 점점더 있어보이는양 글을 쓴다는 데 있습니다. 불교에 대한 아주 심도있는 고찰까지 해보신것이 아니라, 그저 아는대로 끌어쓰신다면 그런 글을 읽기 불편하고 현학적인 척 하는 모양만 남게됩니다.

    경종님께 묻겠습니다.
    왜 시를 쓰시죠?
    시는 돈이되는것도 아니고, 명예를 주지도 않습니다. 그렇다면 왜 시를 쓰시나요?
    그리고 더 좋은 글을 쓰고 싶지 않고 그냥 지금 글이 좋으니 이대로가겠다 하신다면, 저로서도 별로 할말은 없습니다. 그렇게 사시면 되는것이니까요

    그러나 울림을 주는 진정한 시, 진정한 글을 쓰고 싶으시다면 그런 자세를 버리셔야 할것입니다.

    저는 그래요. 투박하더라도 진심을 다해 심장을 치는 시. 그런 시를 사랑하고 그런 시의 방향으로 천천히 나아가고있습니다. 좀 더 저의 이야기를 자유롭게 하고싶고, 그걸 잘 전달해내고 싶고, 아울러 독자에게 감동을 줄수 있는 단 한편의 시를 쓸수있다면 참 좋겠다 싶어서요.

    저는 경종님과 같이 시를 써보고싶어요. 서로 비평하면서 같이 실력이 올라갔으면 좋겠습니다. 너무 부끄러워하거나 숨지 않으셨음 좋겠어요. 겉치장을 다 버리더라도 경종님의 진심은 사람을 울릴수있는 힘이 있을테니까요.
  • 경종15.06.09 18:11:27
    0
    오해가 있는 것 같아요.
    그런 의미에서 말한 게 아니었어요.

    위 제 댓글 다시 보시면 아시듯이,
    저를 포함한 일반 생활에서의 인식을 말한 거였어요.
    특히, 시를 쓰는 사람이 아니라, 시를 대하는 관점에서의 인식을요.
    말씀하신대로 저렇게 일상적인 내용과 표현을 내포한 좋은 시들이 많은데도 불구하고,
    역시 시 내용에 나온데로, 우리 일상 생활에서 대중화되지 않은 게 사실이잖아요.

    저는 "시"라는 게 일반 대화체의 한 형태가 되었으면 한다는 거에요.
    시에 대해 매우 편한 인식이 생겼으면 하고,
    좀더 대중화되었으면 좋겠어요.
    제 말은 "시인"의 입장이 아니라, 우리 대중의 활용, 관심, 인식면을 계속 말하는 거에요.

    도서관에 갔을 때도,
    시집이 마음이 들어 보고 있자면,
    다른 사람들도 잘 안 보고,
    또 다른 공부할 게 있는데 그것을 보고 있자니,
    저 자신부터가 내가 왜 이걸 보고 있지 하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저 자신부터의 인식에서 심각성을 깨달은 거에요.
    제 친구들도 좀더 당장 쓸모 있는 다른 책 봐라 머 이런 식의 반응이니깐요.

    그리고, 더 잘 써보고 싶지 않다는 게 아니라,
    거기에 치중하기에는 제가 전혀 인문계통이 아니다보니,
    조금은 부담이 된다는 것 뿐이었어요.

    님같은 분들께 피드백을 얻고, 조언도 얻고,
    또한 상호작용을 할 수 있다면 제게는 큰 영광이죠.

    음, 고의로 현학적인 표현들을 사용한 것은 없었어요.
    하지만, 그런 오해를 부르는 단어들이,
    짧은 단어에 강렬하게 많은 의미를 내지를 수 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쓰게 된 게 아닌가 싶네요.

    정말 솔직히 말씀드리건데, 단 조금도 뭔가 있어보이기 위해서 그런 단어를 선별한 적은 없어요.
    그저 생각나는 그대로를 그 순간 최대한 재빨리 잘 드러내는 데에만 집중했고,
    단어나 어휘에 대해서는 어떤 고찰도 해본적이 없었어요.

    그런데, 말씀하신대로 훌륭한 시가 되려면, 그런 부분을 고민하고 수정하고 다듬는 게 필요한 것 같아요.

    그리고 제 말도 안되는 시들 보면,
    현학적과 정 반대로 말도 안되는 인터넷 용어나,
    사투리나, 표현들 많아요.

    저는 단지 내용에만 100퍼센트 집중했고,
    표현 자체에는, 고찰할 내공도 없거니와,
    관심을 주지 않았던 것 같아요.

    아무래도 제가 과학계통을 전공해서인지,
    그런 한자어 같은 게 제 머릿속에서 익숙한 개념으로 자리잡아서가 아닌가 싶어요.
    전공서적 같은 거 보면 죄다 그런 단어들 중심의 표현이거든요.
    아니면, 아버지가 워낙 한자어를 일상적으로 많이 쓰시는 분인데,
    (동양철학 쪽 전공이심.)
    그 영향인지도 모르겠네요.
    하지만, 개념을 서술할 때는 그런 단어들을 활용했을 때,
    정확하고 효과적으로 서술할 수 있는 것도 사실이에요.
    편하고 부드럽고 섬세한 언어로 표현하면,
    과학 기본서들은 페이지가 많이 길어질 테니까요.

    그런데, 중요한 건 이건 제 입장이지만,
    그렇게 보인다면 제 표현에 문제가 있는 것 같아요.
    고쳐보도록 노력해볼게용.

    저를 바꾸느냐, 읽는 사람의 인식을 바꾸느냐의 싸움인 것 같아요.
    제 동기는 정말 순수하고 허세는 없었다고 보지만,
    그렇게 읽혀진다면... 저를 바꿔야 하려나용 ㅠㅠ.
  • 경종15.06.09 18:44:08
    0
    그리고 님께서는 저보다 시에 대한 내공이 훨씬 높으신 것 같아요.
    그리고 시에 대한 기대치나 목표치 자체가 훨씬 원대하시고요.

    그저 자주 가르쳐주고 지적해주시면 감사할 것 같아요.
    그리고 저는 독자로서 님 시를 마음에 담아서 충실히 감상할테니 계속 올려주셨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사실 지금까지 저는,
    제가 시라고 끄적인 것을,
    그저 그냥 네티즌이 별 생각없이
    "시의 형태"를 빌려서 글을 적은 것 뿐이라고 규정지어 왔지만,
    님 말씀을 들으니 한번 배워보고 싶은 생각도 드네요.

    그런데, 저는 단지 시의 영역에 대해 잘 모르니까,
    뭔가 경직되고 부담이 되는 것은 사실이에요. ㅠㅠ.
  • 엉덩이를씰룩15.06.09 18:57:28
    0
    그렇게 봐주시다니 황송한데요 ㅎㅎ;; 전 그리 대단한 사람도 아니고; 심지어 문예창작과도 아닙니다. 그냥 취미로 시를 쓰는 사람일 뿐인데요.. 허허;;
    어쨋든 '시'라는 말에 경직될 필요는 없습니다. 시는 결국 감정의 표현이니까요. 뭐라도 쓰면 그게 시가 되는거죠 뭐. 그리고 경종님께 뭔가 거창한 걸 바라는 것이 아니라, 좀 더 언어를 소중히 여기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것 뿐입니다. 지금 잘하시고 계시고요.

    에.. 덧붙여 여기 시쓰는데 도움이 되는 몇몇 책을 추천해드리겠습니다.

    - 안도현 시인의 시작법 '가슴으로도 쓰고 손끝으로도 써라'
    - 서정주 시인의 '시를 써야 시가 되느니라'
    - 쇼펜하우어의 문장론
    - 릴케의 젊은 시인에게 보내는 편지

    아울러 문단지는 창작과 비평에서 나온 시들이면 정말 볼만합니다.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문단지죠.
    뭐.. 사실 경종님이 추구하는 방향과는 좀 다르지만요 ㅎ

    그리고 개인적으로 좀 솔직히 고백하자면, 저도 여러 시들을 읽어봤지만 대부분 잘 이해를 못하겠어요;
    그래서 제가 이해할만했던 '읽기 쉬었던 시인들'을 꼽자면
    -김기택 시인, 천상병 시인, 안도현 시인, 김수영 시인, 최종천 시인

    정도 일까요 이분들을 추천해드립니다.
  • 경종15.06.09 21:25:40
    0
    네. 감사합니당.

    추천해주신 책 중 - 안도현 시인의 시작법 '가슴으로도 쓰고 손끝으로도 써라'에서
    손끝으로도 쓰라는 것에 뜨끔하네요;;
    그게 언어적 표현을 다듬는 영역인 것 같아요.

    언어를 소중히 하라. 말씀에서도 뜨끔하고요.
    사실, 저는 언어를 도구로만 생각했지, 뭔가 애착이나 존중할 대상으로는
    잘 여기지 못했지 않나 싶네요.
  • 드래곤의의지15.06.09 20:25:38 댓글
    0
    리플도 내용도 아주 좋은 글입니다. 좋아하는 시도 나와 굉장히 보기 좋네요. 두분의 좋은 활동 기대하겠습니다.
  • 엉덩이를씰룩15.06.09 20:30:15 댓글
    0
    사실 속으로 드래곤의의지님의 비평글을 기대하고 있었는데 예상밖의 칭찬이!! 감사합니다//
  • 드래곤의의지15.06.09 21:10:09
    0
    기쁨 - 천상병

    친구가 멀리서 와,
    재미있는 이야길 하면,
    나는 킬킬 웃어 제낀다.

    그때 나는 기쁜 것이다.
    기쁨이란 뭐냐? 라고요?
    허나 난 웃을 뿐.

    기쁨이 크면 웃을 따름,
    꼬치꼬치 캐묻지 말아라.
    그저 웃음으로 마음이 찬다.

    아주 좋은 일이 있을 때,
    생색이 나고 활기가 나고
    하늘마저 다정한 누님같다.

    천상병 시인의 '나는 할아버지다 요놈들아'를 읽으며 자랐습니다.

    그 분의 시는 동시대의 공격적인 시들과는 다르게 항상 겸손과 인간찬미를 읊으시지요.

    너무나 좋아하고 존경하시는 분의 시 한편 올립니다.

    오랫만에 그 분의 기억이나 참 좋습니다.
  • 경종15.06.09 23:08:27
    0
    엇!!! 천상병 시인이 그 시인이시구나.
    저도 저희 아버지 책꽂이에서 아무 책이나 뒤집어 보다가,
    왠 오래된 시집 시가 좋길래 한번 뚫어져라 훑어봤었는데, 그 시인이군요...
    술 좋아하고, 아내에 대한 사랑 지극하고,
    아내에 대한 고마움도 많고.
    굉장히 순수한 시 좋아하고 그런 시 써서 아내한테 보여주고 칭찬들으면
    아이처럼 기뻐하더라는 그 분 ㅋㅋ...
  • 경종15.06.09 21:28:15 댓글
    0
    저는 시의 가치를 높게 생각하는 것중에 하나가,
    시는 "비유"의 발상과 사고를 상호간에 의사소통해주게 됩니다.
    귀추라는 것에서 창의성도 나오고요.

    예를 들어, 훌륭한 컴퓨터 프로그래밍도 단지 주어진 필요에 따라 수학적으로 잘 다듬는 것만이 아니라,
    오늘오늘 느꼈던 다른 사물의 특성에서 공통적 특성을 빼와서 이식을 하는 거죠.

    즉, 귀추의 사고요. 요즘 중고딩에서도 귀추 사고가 탐구능력, 창의성과 관련된다고 많이 강화를 시키려는 추세라고 들었어요.
  • 드래곤의의지15.06.09 21:58:10 댓글
    0
    저는 시의 가치를 높게 생각하는 것중에 하나가,
    저는 시의 가치를 높게 생각하는 이유 중 하나가
    시는 "비유"의 발상과 사고를 상호간에 의사소통해주게 됩니다.
    뜻 1. 시는 ‘비유’의 라는 개념의 발상과 그 방식을 청자와 화자 간에 생각을 나누게 됩니다.
    뜻 2. 시는 사용된 ‘비유’의 발상과 그 발상을 하게 한 사고를 청자와 화자 간에 생각을 나누게 됩니다.
    귀추라는 것에서 창의성도 나오고요.

    예를 들어, 훌륭한 컴퓨터 프로그래밍도 단지 주어진 필요에 따라 수학적으로 잘 다듬는 것만이 아니라,
    예를 들어, 훌륭한 컴퓨터 프로그래밍도 단지 주어진 필요에 따라 논리적으로 잘 구현하는 것뿐만 아니라

    오늘오늘 느꼈던 다른 사물의 특성에서 공통적 특성을 빼와서 이식을 하는 거죠.
    그날그날 or 하루하루 느꼈던 다른 사물의 특성에서 공통된 특성을 참고하여 코딩을 하는 거죠.

    즉, 귀추의 사고요. 요즘 중고딩에서도 귀추 사고가 탐구능력, 창의성과 관련된다고 많이 강화를 시키려는 추세라고 들었어요.
    즉 귀추의 사고요. 요즘 중고생 교육에서도 귀추법 논리가 탐구능력, 창의성에 관련된다고 많이 강화를 시키려는 추세라고 들었어요.

    태클이 아니라 정말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지 어렵네요.

    글좀 쉽게 써주세요.

    제가 이해한 부분이라고 써놓긴 했는데 맞는지도 확신이 안섭니다.
  • 경종15.06.09 22:54:44
    0
    헉, 확실히 님이 고치신 글이 명료하네요.
    "시는 "비유"의 발상과 사고를 상호간에 의사소통해주게 됩니다." 부분은 뜻 2로 사용되었어요;

    저는 시가 가진 의사소통 수단으로서의 효력도 말하고 싶었고,
    또 시라는 형식 자체가, 그 형식과 인간의 생각이 상호작용하면서,
    한 개인의 내적인 영역에서 발전시킬 수 있는 사고 능력도 말하고 싶었어요.

    단지, 문학적 부분을 넘어서서 실용적 가치가 있다고 말하고 싶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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