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오랜 시간 눈팅만 해온 34살 청년입니다.
오래전에 가입한 아이디로 글을 썼었는데 어째서인지 실명이 아이디로 공개되는 바람에 부득이하게 부아이디를
만들어 글을 다시 쓰게 됩니다.
원래 어떤 사이트건 글은 거의 쓰지 않고 눈팅만 하는 스타일인데 요근래 고민이 심각하여 결국 이렇게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다소 글이 길어 불편하시다면 마지막에 써놓은 질문만 봐주셔도 감사하겠습니다.
20대때부터 진행되어온 탈모가 있었습니다. 물론 그때는 심각한 수준은 아니었고 그냥 이 상태로 살아도 별 문제 없겠구나
라는 정도였는데 32세때 유일한 취미인 자전거를 타다 교통사고를 당했습니다. 갈비뼈 2개 골절, 왼쪽 무릎 뼈는 부서진
상태였고 정수리에서 10센티 정도 앞쪽에 500원짜리 동전 2개 크기로 두피가 벗겨진 상태였습니다.
이 일로 이전에 부장직급으로 있던 중소기업의 유통회사로부터 퇴사하게 되고 1년 4개월 가량을 재활치료와 컨디션 회복
을 위해 노력했고 지금은 예전과 다를 바 없는 상태로 호전되었습니다. 물론 간혹 이유없이 왼쪽 무릎뼈가 시리고 두통에
시달리긴 하지만 충분히 버텨낼 수 있는 수준입니다.
얼마 전에 이력서를 보낸 두 군대의 회사에서 면접을 오라고 연락이 왔었습니다.
내심 그래도 이런 불경기에 가방끈도 길지 못한 나에게 기회가 생겼다는 생각에 기쁨은 이루 말할 수 없는 상태였고
일에 대한 대한 자신감은 누구못지 않았던터라 기대감에 부풀어 있었습니다.
문제는 20대때부터 이어져온 탈모입니다. 앞서 말했듯 그 당시엔 그러려니하는 수준이었으나 교통사고와 탈모 진행의
겹침 때문인지 샤워하고 문득 거울을 보다 충격에 휩싸였습니다.
완전히 벗겨진 건 아닙니다. 옆머리와 뒷머리는 아직 봐줄만은 한데 윗머리와 앞머리가 빛에 노출되면 속이 보일 지경
입니다. 전체적으로 머리가 짧은 편인데 앞머리를 빗질로 내려도 이마의 절반도 덮지 못할 정도고 그마저도 듬성듬성
앞이마가 보이네요.
머리카락 자체도 굉장히 얇은 편이라 정면에서 보면 윗머리가 푹 꺼진 것처럼 보입니다. 스프레이로 어찌저찌 가릴
수 있다는 생각에 시도해보았으나 잘 되지도 않고 아니 애초에 견적조차도 보이지가 않았습니다.
당장 월요일에 면접을 보러 가야 하는데 게다가 여성직원이 어느정도 있는 화장품 관련 회사이고 남은 한 곳도 여성의류
관련 일이라 피차 일반인 것 같고 보낸 이력서의 사진은 20대때 사진이라 지금의 저와 비교하면 완전히 다른 사람처럼
보여 불이익이 있을 것만 같은데다 설령 뽑혔다 할지라도 그 시선들이 어떨지 두렵습니다.
처음 써 본 글이라 두서없고 길어졌는데 질문을 드리자면 짱공 형님 동생분들은 탈모로 인한 스트레스가 있는 상황에서
면접을 봐야하는 상황이라던가 아니면 사회생활을 함에 있어 어떠한 마인드와 대처를 하며 견뎌내고 있는지 알고 싶어
글을 써봅니다.
가발을 쓴다던가 흑채를 뿌리는 것 외에 답이 없을까요? 당장 주말에 둘 중에 하나를 구할 수 있을런지..
지금 이 상태로는 일의 대한 자신감조차도 무너질 것 같습니다. 어쩌면 1년 4개월을 쉬면서 진행되어온 탈모를 제 스스로
모른 척 했던 건 아닐까 하는 생각마저 듭니다. 이렇게 불안감과 자괴감에 휩쓸릴 제 자신을 알게 될까바...
너무 괴롭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