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주의적 오류(naturalistic fallacy)는 20세기 초 영국 철학자 조지 에드워드 무어가 창안한 개념이지만, 그보다 훨씬 앞서서 살았던 스코트랜드 출신 철학자 데이비드 흄은 이미 그 개념을 이해하고 있었다. 이 오류는 ‘현상’에서 ‘당위’로의 비약에서 비롯되며, 자연스러운 것이 곧 좋은 것이라고 보는 경향이 있다. 즉 현상이 곧 당위인 것이다.
예를 들면 자연주의적 오류에 빠진 사람은 이렇게 말할 수 있다. “사람들은 서로 유전적으로 다르고 각자 능력과 재능이 다르게 타고나기 때문에, 각자 다른 대접을 받아야 한다.”
도덕주의적 오류(moralistic)는 1970년대 하버드 대학교 미생물학과 교수였던 버나드 데이비스가 창안한 것으로, 자연주의적 오류와 정반대되는 개념이다. 이 오류는 ‘당위’에서 ‘현상’으로 비약하는 데서 비롯되며, 사물의 바람직한 모습은 바로 사물이 존재하는 모습이라고 주장한다. 이는 곧 좋은 것이 곧 자연스러운 것이라고 여기는 경향이다. 즉 당위가 현상인 것이다.
예를 들면 도덕주의적 오류에 빠진 사람은 이렇게 말할 수 있다. “모든 사람은 동등하게 대접받아야 하기 때문에, 사람들 간에 타고난 유전적 차이점이란 있을 수 없다.” 과학 전문작가 매트 리들리는 이를 역자연주의적 오류라고 부른다.
이 두 가지는 모두 사고의 오류이며, 과학 전반, 특히 진화심리학의 진보를 저해한다. 그렇지만 리들리가 눈치 빠르게 지적했듯이, 정치적 보수에 속하는 사람들은 자연주의적 오류, 즉 “남자가 경쟁심이 강하고 여자가 아이를 잘 돌보는 것이 자연의 섭리이다. 따라서 여자는 집에 있으면서 아이들이나 보고 정치와 같은 것은 남자에게 맡겨야 한다.”라는 오류를 저지를 가능성이 더 크고, 반면에 정치적 진보에 속하는 사람들은 도덕주의적 오류, 즉 “서구사회의 자유민주주의 원칙에 따르면, 남자와 여자는 동등하게 대우받아야 한다. 따라서 남자와 여자는 생물학적으로 동일하며, 그와 다른 주장을 피는 연구는 틀린 것이다”라는 오류를 저지를 가능성이 크다.
학자들, 특히 사회과학자는 대개 진보적 성향이 강한 경우가 많기 때문에 도덕주의적 오류는 진화심리학의 학문적 논의에서 자연주의적 오류보다 훨씬 더 심각한 문제였다. 학자 대다수는 자연주의적 오류에 빠지지 않을 정도의 수준은 되었지만, 도덕주의적 오류를 피할 경지에 이르지 못했다.>
(맬런 S. 밀러, 가나지와 사토시, <처음 읽는 진화심리학>)
출처 http://m.blog.naver.com/sellars/100189846410
지금 읽고 있는데
근거나 예시가 부족하긴 하지만 쉽고 술술 읽히네요 입문자용으로 적당한 책인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