곡성 소감(강스포)

lt 작성일 16.05.14 16:4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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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곡성 극호입니다.
스포가 강하게 있습니다.
원치 않는 분은 뒤로 가세요!!






첫번째 볼 땐 그냥 재밌게 뭐가 맞는지
어떤 일이 벌어질지 빠져들며 보는데 정신없었는데
두번째 보니 생각을 좀 하게되네요.

뭐 해설같은 거라기보다
영화를 보고 생각한 것을 그냥 적은 겁니다.



곡성을 보며 스릴은 넘치지만 사실 찝찝한 게 있는 것도 당연합니다.
제거 보기엔 중구가 이 상황을 벗어날 방법이 없기 때문입니다.


사실은 중구는 미끼를 삼켜버림으로써 사건을 해결했습니다.
하지만 그 놈은 죽는 놈이 아니었지요.
애초에 이길 수가 없었습니다.

무명의 말을 따라서 닭이 세번 울기를 기다렸다 해도
아마도 엄마와 아내를 구하긴 힘들었을 겁니다.
악마에게 놓은 덫은 성공했을 지 모르지만요.


벗어날 방법이 없었다는 것..


내가 뭘 잘못했냐는 중구의 물음에
무명은 의심했다고 하지요.
중구는 그게 뭐가 잘못이냐며 울부짖습니다.

저는 이 말에 동의합니다.


중구는 경찰이었고
버섯으로 이런 일들이 생긴다는 건 납득이 안가고
자기가 가졌던 의심이 실제로도 맞았습니다.

진실이 그것이 맞는데 그것을 의심했다는 것이 잘못이 될 수 있는가.

이 영화가 세월호를 빗댄 것은 아니지만
세월호를 생각해봅시다.
억울하고 큰 상실의 고통을 겪었는데
뭔가 이상한 정황에서
그를 의심하고 진상을 밝혀내려고 하는 것이
잘못이 될 수 있습니까.


그러나 의심은 죄가 되었습니다.

성경이나 신, 선과 악은 잘 모르겠습니다.

그저 제가 내릴 수 있는 결론이자
중구에게 해줄 수 있는 말은

그 의심은 정당했다.
당신은 죄가 없고
효진이에게 그런 일이 생겨야할 이유는 없었다.

당신이 피해를 당한 것은 억울하다.
결국 막지는 못했지만
가족을 지키기 위해 잘 했다.
우리는 그냥 이길 수 없었던 것 뿐이다.



하고..

그리고 반대로 현실에서는
이런 일이 생기지 않았으면 합니다.

죽여도 계속 되살아나는(재생산되는) 악.
그리고 선과 악은 구분하는 것이 너무나 어렵고
일개 개인은 아무리 발버둥쳐도 그걸 이길 수가 없는 상황.

영화는 초현실적인 영화이지만
그런 것은 현실과 닮았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이 포스터가 마음에 듭니다.
현혹되지 마라.

이 문구보다는

미끼를 물었다.
가 이 영화를 잘 상징한다고 생각합니다.
포스터의 문구가 묘한 찝찝함을 안겨주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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