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갈깔린 주차장에서 사고가 났는데 제 입장에선 차가 갑자기 튀어나온 것이고..
상대방의 입장에선 제가 갖다가 박은거겠죠..
상황은 상대방 주차 후 나오는 중, 저는 직선 주행중이었습니다.
상대방 차 오른쪽 모서리와 제 오토바이 측면이 부딪힌 상황이었습니다.
상대방은 차 헤드라이터가 깨졌고 범퍼와 헤드라이터 옆 부분이 찌그러졌습니다.
저는 혼자였고, 상대방은 운전자(아저씨)1명, 동승자(아줌마)3명 이었습니다.
일단 먼저 연락처를 주고 받은 뒤... 자기들은 알아서 수리하면 된다, 학생(학생으로 보였나봅니다헐)도 일단 병원 가서 엑스레이 찍고 이상 있으면 연락 달라고 하더군요.
처음에는 달려와서 일으켜주고, 걱정해주고 죄송하다고 싹싹 빌더군요..
근데 웃긴게 시간이 지날수록 책임을 저한테 전가시키네요..
자기들끼리 말하는데... '아마' 급하게 서두르다가 과속을 한거 같다.
주차장은 도로가 아닌데 왜 과속을 해? ㅉㅉ
'아마' 핸드폰을 보면서 운전한 것 같다
핸드폰 보면서 운전하면 안되지 그럼~
'아마' 전화통화 하면서 운전한 것 같다.
내가 본것 같아~
등등 저는 한마디도 안했는데 자기들끼리 그렇게 쑥덕쑥덕 대더니...
'학생이 전방주시를 안해서 차에 갖다 박은거다 맞지?' 라고 하더라구요.
상대방과 똑같이 '내' 입장만 말해봤자 싸움박질이 될 게 뻔하니 먼저 서로의 입장이란게 있다는 전제를 깔고 저는 차가 나오는거 봤다라고 간단하게 말했습니다.
그러자 여자3명이 또 모이더니 자기들끼리 말하더라구요. 마치 저보고 들으라는 듯...
과속을 한거야 그걸 봤는데 왜 못피해~ 라면서..
정확히 이렇게 말하더라구요
"학생 잘못이 크지만 학생이 아들같아서 그냥 넘어갈게~ 병원가서 엑스레이 꼭 찍고~ 우리는 가도 되지? 우리는 보험처리 하면 되니까 괜찮아~ 너무 걱정하지 말어 학생은 정말 좋은 사람들 만난거야~"
일단 사고처리는 해야됐고 그냥 보내면 나중에 어떤 소리가 나올지 모르니 보험회사에 전화를 했습니다.
상대방도 따라서 보험사 직원을 부르더군요.
각각의 보험사 직원 둘이 와서 이리저리 사진 찍었습니다. 5분도 안걸리더라구요.
상대방을 보니.. 보험사 직원을 둘러싸고 그때 자기들끼리 말한,, 학생이 과속을 해서,, 한눈을 팔아서,, 전화를 했던거 같다,, 등등을 말하면서 어필하더군요.
저는 그냥 가만히 있었습니다.
사고 경위를 물어보기에.. "주행중에 갑자기 튀어나왔다. 그게 다다. 입장이 다르니 저쪽은 아니라고 할 지 모르지만.."
그리고 조용히 물었습니다. "몇 대 몇일까요?"
답해주더군요. "최소 8:2, 작정하면 100퍼도 나옵니다"
무슨 얘기를 하는지 모르겠지만 상대방쪽은 상당히 시끄럽더라구요.
그러더니 분에 못이겼는지 저한테 오더니 자기들은 잘못한게 없다라는 말을 저한테 확인 받으러 오네요..
제 보험사 직원이 대신 답해줍니다
"정신차리세요~ 그쪽이 가해자에요~"
그 말 한마디에 아줌마가 폭발하더군요.
학생이 자기들 차 주차한 쪽으로 오토바이를 몰았지 않느냐, 주차장 길이 이렇게 넓은데 왜 차쪽으로 붙어서 오느냐~
(하지만 브레이크 자국은 정 중앙..)
과속하지 않았냐 내가 보기엔 50키로 이상으로 달린것 같다
(자갈깔려 있는 주차장, 오토바이 2단, 20키로 언저리.. 밟고 싶어도 못밟는 자갈길이고, 또한 도로가 아니기에 속도 부분에서 과실이 안나옴)
저 멀리서 브레이크를 잡았는데 못 멈춘거 보니까 한눈 팔았거나 과속 맞다
(브레이크 자국은 차 2대 거리 대략 4m)
주차장에서 왜 오토바이를 모느냐 등등..
(생략)
처음에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하면서 계속 사과하고 그동안 조용히 관망하던 운전자(아저씨)도 흥분을 했는지 제 잘못을 계속해서 어필하구요. 자기도 오토바이 타봐서 안다. 피할 수 있는거다. 왜 못피하냐~
솔직히 짜증났지만 저는 그냥 조용히 있었습니다.
제 입장을 말해봤자 서로간 목소리만 커질게 뻔하니..
다시 한번 상대방 보험사 직원에게 모여서 어떤 설명을 듣더니 체념한듯 저한테 다시 오고... 한마디 더 하더군요.
"학생이 잘못했으니 사과해라. 그러면 우리가 자차처리 해주겠다. 학생은 정말 좋은 사람들 만난거다."
그 말을 듣더니 제 보험사 직원이 먼저 화가 났는지..
"정 그러면 과실비율 따져도 되구요~ 사고처리 하세요~"
그러더니 또 목소리 커지면서 싸우더라구요
그냥 자차처리 하기로 했습니다.
저도 크게 다치지도 않았고(왼쪽 허벅지 멍, 오른쪽 무릎 피남, 바지 무릎부근 찢어짐)
오토바이도 일하는데 사용하는거고 크게 망가지지도 않았으니...
그리고 괜히 늘러붙고 싶지도 않고...
내일은 제 다리가 어떻게 될 지 모르겠지만 아마 괜찮을거 같고..
상대방의 잘못도 있지만 억울할테고
저의 잘못도 있고, 저 또한 억울하고...
지인에게 말하니 그냥 드러눕고 돈받지 왜 그냥 돌려보냈다 하더라구요..
그냥 그러고 싶지가 않았네요..
저야 일하는 오토바이는 원래 낡은거고 크게 망가지지 않았으니 그냥 타면되고..
다리 아픈건 그냥 참으면 되니 그러려니 하지만..
상대방은 보험처리 하면 면책금 최소 20만원 날라갈테니..
그쪽 입장을 생각해보면 날 가해자로 모는건 괘씸하지만 그래도 기분은 울적할것 같으니..
그러고보니 일주일 전에 누가 주차된 제 개인오토바이 쳐서 15만원짜리 바람막이 깨먹었는데 그것도 그냥 10만원 받고 퉁쳤네요
호구일까요?
앞으로 그러면 안되려나..
그 사람들의 처음과 달라진 나중 모습을 보니 그냥 드러누울껄 하는 생각도 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