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지] 아버지가 이상해

식식한_소년 작성일 17.05.20 23:3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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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안중희입니다.
바로 본론으로 들어가죠. 저희 아버지는 저를 안 사랑하는 거 같아요.

여태까지 살면서 제가 몇살인지 생일이 언제인지 한번도 제대로 기억하는 걸 본 적이 없어요. (반대로 어머니는 혼자 누나랑 저를 키우느라 고생 많이 하셨죠. 워낙에 친구도 별로 없고 저랑 누나만 보며 자기인생 희생해 온 분이라 항상 고맙고 죄송한 마음이죠.)
지금까지 아버지에게 한번도 제대로 된 양육비를 받아 본 적 없고요. 기분파라 가끔 생각나면 전화해서 안부 묻는 사람입니다. 그것도 술 취해서 전화하면 정말 당장 끊어버리고 싶지만 참고 그러지 못합니다. 가끔 자기 시간나면 제 스케쥴 상관없이 갑자기 전화해서 저녁 먹자 술 먹자 하고 1차 하다보면 꼭 자기 친구를 불러댑니다. 제 생각은 눈꼽 만큼도 안하죠.
그러던 사람이 요즘엔 나이를 먹어서 그런지 항상 저에 대해 원하지도 않는 걱정을 하고 (이게 심적 부담으로 작용해서 더 힘듬) 맨날 자주 연락해라 1주일에 한번은 연락해라 하고 자기 생일에는 보자고 연락해서 생일은 챙겨 받고 갔습니다. 아버지가 산다고 했지만 생일인 사람에게 돈 내게 하기 뭐해 누나에게 말하고 누나카드로 지불했죠.
저는 이혼이 뭐 대수야. 이 정도면 잘 큰거지 하고 지금까지 자부해 왔지만 알게 모르게 상처도 많이 받고 커서도 영향을 받고 있다는 것을 최근에야 깨닫게 된지 얼마 안되었습니다. 그래서 혹시나 자녀를 둔 분들이 이혼한 집 아이는 결혼상대자로 별로라고 하셔도 충분히 이해합니다. 그렇지 않은 평범한 가정에서 사랑 많이 받고 자란 아이가 조금이라도 나은게 사실이니까요.
어머니는 재혼도 안하시고 아직까지도 아버지를 용서를 안하십니다. 누나는 아버지 전화오면 안받고 용돈 주셔도 안받고 명절때만 잠깐 보는게 다입니다. 아버지는 지금 사실혼 관계인 아주머니가 계시고 그 분이 얼마 전에는 할머니 상중에도 며느리(?)로서 오셨습니다.
누나는 이번 달 누나 생일 아버지가 또 지금까지 처럼 기억 못하고 그냥 지나간다면 앞으로 아버지 평생 안본다고 합니다. 저도 아버지로서는 절대 용서할 수 없는 사람이지만 한사람으로 보면 그냥 저런 시람도 있구나 하고 생각이 들기도 하죠.

그래서 가장 큰 문제는 앞으로 제가 중간에서 어떻게 해야할 지 입니다. 막막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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