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냄새

식식한_소년 작성일 17.05.25 10: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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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엘레베이터
빈 공간을 가득 채운 낯선 여자의 진한 향수냄새
독한 존재감에 얼굴을 찌푸리며 문득 너의 살냄새가 그리워

가까이 다가와 잠시 눈을 감아
만지게 해줘 널 예전처럼 잠깐만
목덜미 위로 얼굴을 파묻고 어린애처럼
널 끌어안고 앉아서 보던 티비광고를 따라
장난치며 말하던 니 살냄새가
난 미칠 것 같아

나만 알고 있는 니 습관 손바닥 밑에 점
품에 안겨 니 냄새를 맡으면 난 꼭 어린애처럼 울고 싶어져
니가 향수를 쓰지 않아 난 그게 참 좋다 했어
씻고 올 필요 없어 지금 그대로 너를 그냥 끌어안고 싶어

나를 잔뜩 머금고 넌 내게 활짝 펴, 꽃이 돼
삶은 춥지만 서로가 서로를 만지니 둘은 따뜻해지네
그렇게 한때 날 살게 하던 것들이 지금은 나를 울리지
상실감에 크게 부딪힌 밤 난 이불을 끌어안고 얼굴을 부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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