을질과 갑질 사이

이것저것_2 작성일 19.04.30 16:1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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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질 갑질 얘기 많은 세상인데, 요새는 갑질이라는 개념이 좀 왜곡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저도 진짜 갑질 혐오하는 사람인데, 갑질하고 싶어지는 마음이 이해가 가는 하루네요....

 

 

사무실 인터넷이 자주 끊어져서 A/S를 한 번 받았습니다.

기사님이 모뎀을 교체해주셨는데 똑같은 증상이 계속 발생하더군요.

그냥 인터넷이 갑자기 끊기는 현상입니다.

모뎀을 재부팅하면 다시 인터넷이 되구요.

어제도 두 번 끊김 현상이 발생했고, 오늘 아침에도 발생하길래 A/S 신청을 넣었습니다.

남자 상담사분이 전화를 받으시더군요.

 

증상을 말하고 A/S 신청을 했더니, 그쪽에서 자가진단으로는 멀쩡하다고 말하더군요.

어차피 절차상 하는거 알고 있고, 하는게 맞는거니까 별말 없이 자가진단에 응했습니다. 

그 후에 전에도 동일증상이 계속 반복됐고, 심지어 얼마전에도 A/S 받았는데도 또 그런다, 기사님이 방문하셔서 세세하게 

체크해주셔야 할것 같습니다라고 말했더니 뭐가 문제인지는 모르겠는데 말투가 좀 빈정상한 말투로 변하더군요.

그리고는 재부팅 해봤냐고 물어보길래 매번 할때마다 재부팅하고 있다. 재부팅을 해야 인터넷이 다시 시작된다 답했습니다.그러면서 다시 기사님 방문을 요청드렸죠.

 

그랬더니 이번에는 문자로 재부팅 방법을 알려준다고 하길래, 매번 재부팅 하고 있다. 뭐가 문제인지 기사님이 봐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더니 제가 알고있는 재부팅 방법과 실제 재부팅 방법이 다를 수 있다는 말을 상당히 기분나쁘게 말하더라구요.(마치 재부팅만하면 해결될만한 간단한 일을 자꾸 A/S 신청하려고 한다는 식이였습니다)

 

저도 기분이 상해가는 와중에 일단 보내보라고 했더니 아니나 다를까, 전원버튼을 OFF로 했다가 ON 하던지, 전원선을 뺏다가 다시 끼던지 하라는 방법이 안내라고 왔습니다.

 

어이가 없었지만, 이대로 하고 있다. 기사님을 보내달라 요청했습니다. 이때부터는 저도 기분이 상해서 좋은 말투로 말하지는 않았습니다. 존댓말은 유지하고 있었지만 말투에 분노가 좀 실렸지요.

 

어째든 최종적으로는 A/S 접수진행하고 통화를 마무리 짓는데 끝까지 빈정상한 듯한 말투로 응대하더라고요. 보통 다른 상담사분들은 좋은 하루 보내시고, 상담사 누구였습니다. 더 궁금하신 사항은 없으신가요? 이러면서 마무리 짓잖아요? 저도 항상 감사합니다, 좋은 하루 보내세요, 하면서 끊는데 오늘은 뭐 그런 문구도 없이 상담을 종료하더라고요. (A/S 접수해 드렸습니다. 끝.) 

 

통화가 끝나고 곱씹어 보니 더 열이 받더라고요. 나도 진상짓 한 번 해볼걸.... 하는 생각이 스물스물;;; 그동안 올라왔던 서비스업 진상 고객들 이야기의 다른 면들이 생각이 났습니다. 과연 그들이 스스로 '을'이라 말하는 그들은 '갑'질 당하지 않을 만큼 했을까....

 

당연히 갑질 혐오하고, 없어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인터넷 올라오는 글들처럼 정말 억울하게 당하는 사람들이 대다수 일거고요. 하지만 그럴 빌미를 제공하는 을들도 있을거라는 생각이 생겼습니다.

 

제발 이번에 A/S 받으면 다 해결됐으면 좋겠네요...

 

*제 글에도 양쪽의 말을 들어봐야 한다든지, 제가 먼저 말을 기분나쁘게 했을 거라느니 생각하실 수 있겠지만,

어째든 제 입장에서는 통화의 초반, 중반에는 매우 점잖은 고객이었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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