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에 119신고하고 욕먹었네요

원트둥이 작성일 20.06.24 20:5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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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새벽일입니다
24일 02시쯤 갑자기 탄내가 집으로 들어옵니다
자려고 누워서 살짝 잠드려고 하는데 냄새때문에 놀라서
집안 구석구석 어디 불났나싶어 다 뒤져봤네요
대학생때 자취방에 불난적이 있어서 트라우마가 있었거든요
집안 어디에도 불이나 합선이나 그런 흔적은 안보이고
가만히 찾아보니 더워서 열어놓은 베란다 창을 통해 바람을 타고 들어옵니다
긴가민가하게 냄새가 안들어오다가 갑자기 훅 들어오고 이런식...
혹시나 아파트에 불이 난건가 싶어 1층까지 내려가서 아파트 주변을 둘러봤습니다
참고로 저희집은 단일동에 6-10호라인은 정문쪽에 있고
뒷편으로 1-2호 3-5호 라인이 있습니다
밖에서 둘러보니 3-5호 라인에서 간간히 아주 미약하게 탄내가 납니다
그러나 밤이다보니 연기는 안보이고 어딜 둘러봐도 불난거같은 기색은 안보입니다
다시 집으로 올라가보니 이제 엘리베이터 복도에도 냄새가 들어와 있습니다
집에 들어가 경비실에 전화를 해봅니다
시간이 시간이라 그런건지 전화를 안받네요
한번더 할까하다가 그순간 또 바람을타고 탄내가 들어옵니다
이대론 안되겠다싶어 119에 전화를 했습니다
바람을 타고오는걸로 봐서 그냥 동네 어디서 불이난건가 싶어서
물어보려고...그냥 물어보기만 하려고 전화했더니
119쪽에서 바로 출동을 하시네요;;;;
그래서 잠시만 기다려 달라시길래 기다렸는데...
세상에나 소방차포함 4-5대가 사이렌을 울리며 아파트로 들어오네요;;;;
난 그냥 냄새가 어디서 나는지 물어보려고 했던것 뿐인데...
여기서 저도 쫌 민폐인거 아닌가 싶어서 쫄았습니다
내가 괜히 신고해서 새벽2시에 소방차가 요란하게 사이렌 울리면서 주민들 다 깨운거 아닌가 싶어서...
게다가 소방차 오고나서 1층에선 냄새가 안납니다
아...이거 내가 괜히 신고했더니 이젠 냄새도 안나고 허위신고로 생각하면 어쩌지....
그와중에 경비아저씨 와서 나보고 신고했냐고 물어봅니다
진짜 짜증난다는 말투로 왜신고했냐고 경비실에 그냥 연락하지...
전화했는데 왜안받으셨냐고 물어보니 입을 다무십니다
아파트 둘러보며 냄새나는지 보는데 윗층 아저씨 옆동 아줌마들 우르르 내려오싶니다
소방차때문에 놀라서 내려오셨다고...
그래서 제가 신고했는데 혹시 탄내 못맡으셨냐 했더니
냄새가 나긴했다고 하셔서 좀 안도했습니다
윗층 아저씨는 냄새가 아주 쪼금났는데 소방차가와서 내려왔다하시고
옆동 아줌마는 냄새가 많이났다고 하시네요
그래서 저희라인 꼭대기 층부터 둘러보겠다고 소방관님들 올라가시는데
그와중에 저는 바람타고 냄새가 들어왔으니 울아파트는 아닌거 같다 죄송하다 말씀드리는데
그래도 확인차 소방관님들 올라가시네요
이때 울리는 아파트 안내방송
경비아저씨 짜증내는 목소리로
xxxx호가 탄내난다고 신고해서 소방차 온거니 주민여러분들은 걱정마시고 다시 주무시라고
굳이 울집 xxxx호를 몇번이나 강조하면서 안내방송을 하네요...
그방송 듣는데 진짜 죄진 사람처럼 얼마나 쪼그라 들던지...
괜히 식은땀나고 떨리고...
그때 울리는 소방관님 무전기
윗층인데 냄새가 난다
그러고나서 우왕좌왕하느라 못들었는데
다시울리는 안내방송
yyyy호에서 가스렌지 불올리고 잠드셨었다고 합니다...


참...이와중에도 xxxx호에서 신고해서 소방차 왔다고 강조를 하시네요...
다행히 큰불은 안나고 끝났습니다
일이 다 끝나고 집에와서 어머니랑 앉아있는데
밑집에서 전화오네요
자기도 냄새가 들어와서 경비실에 전화 했더니 전화를 안받더라
119신고할 생각을 어케했나 잘했다 하시는데
그제서야 마음이 좀 놓이더라구요
괜히 별것도 아닌데 119불러서 잠다깨운 진상이되면 어쩌나 했는데...

어머니랑 이야기하다 가만 생각해보니
경비아저씨 태도에 화가 좀 났습니다
저도 그렇고 밑에집도 전화 했다는데 전화 안받는 경비실
소방차들 오니 나보고 신고했냐고 대뜸 화부터 내는거하며
방송으로 엿먹으라는 듯이 굳이 울집을 거론하는거까지...

당장 내려가서 따질까 하다가
괜히 또 이런걸로 나이많으신분 한테 갑질하는게 아닌가 싶어서 참았네요

여러분 이런상황에서 어떻게 하는게 최선이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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