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로 인해 배달주문 많이 해보셨을텐데요.
그 중 배달료에 관한 이야기를 드릴까합니다.
(*긴글 주의. 3줄요약 있음)
먼저 배달시장이 생각보다 복잡하다는것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배민,요기요같은 배달어플 덕에 시장이 많이 커졌다는 언론 보도도 보았고, 배달어플 수수료 때문에 공공배달앱이 생기기도 했죠.
하지만 그에 못지않게 배달대행의 역할도 큽니다.
지금은 배달원을 식당직원으로 두지않아도, 업종을 가리지않고 편하게 배달이 가능하니까요.(음식점 영업제한으로 밤9시이후에 포장배달만 해야했던게 가능했던 이유도 배달대행 덕이 크죠)
식당입장에서는 배달어플 수수료,광고비 만큼이나 비용에서 큰 부분을 차지하는게 '배달료'입니다.
먼저 배달대행사에서 식당에게 받는 배달료의 책정입니다.
1. 기본 직선거리 1.5km 또는 이동거리 2km당 기본요금 3,000원(부가세별도)
2. 추가 100m당 100원(부가세별도)
*업체나 지역마다 거리,요금 계산에 차이가 있으며, 배민라이더스와 쿠팡이츠는 계산방식이 달라서 아래쪽에 따로 적겠습니다.
다음은 손님들이 주문할때 내는 배달료의 책정입니다.
2. 요기요의 경우 배민과 같이 행정동별 설정이 기본이며, 거리별로도 설정이 가능하지만 시스템오류발생 가능성 때문에 500m단위로 설정을 권장합니다.
3. 배달통은 배민과 같습니다.
식당주인이 내는 배달료와 손님에게 받을 수 있는 배달료의 책정 방식이 다르기 때문에 몇가지 문제가 생깁니다.
예를들어 위의 사진처럼 뱅뱅사거리쪽에서 선릉역의 한 식당으로 배달을 시킵니다.
1. 식당은 배달대행에게 2.2km에 해당하는 배달료 3,700원(부가세별도)을 줘야합니다.(예시이며, 실제 강남지역의 배달료 책정은 다를수있습니다.)
2. 같은 역삼1동이라 선정릉역, 역삼역, 뱅뱅사거리 모두 손님에게는 같은배달료로 설정해서 받을 수 밖에 없습니다.
기본배달료 3,000원을 받으면 같은동이어도 멀리 있는 곳의 주문은 가게에서 나머지 배달료를 부담해야 합니다.
최대요금으로 예상되는 3,700원을 받자니 상대적으로 가까운곳에 계신 손님들께 부담이 됩니다.
3. 배달료 3,000원을 배달대행에 줘야 한다고해서 손님에게 3,000원을 다 받으면 주문이 적게 들어옵니다.
배달료가 없거나 우리가게보다 싼 가게들이 있기 때문입니다.
3-1)음식가격 10,000원에 배달료를 포함시켜, 어플에는 가격을 12,000원으로 올리고 배달료를 1,000원으로 설정
(배민,요기요에서는 '음식가격은 매장에서 판매되는 가격과 동일해야 한다'는 규정으로 불가)
3-2)주문을 많이 받아 매출이라도 늘리자는 생각으로 배달료 차액 2,000원을 가게가 부담
3-3)매장에서 판매되는 음식과 배달음식의 구성이나 양을 다르게 해서 배달료 차액으로 발생하는 손해를 줄임
1번의 경우. 배달어플에서 ‘손님이 지불해야 하는 배달료’ 설정을 ‘배달대행사에서 책정하는 방식’과 같게 하면 해결됩니다. 하지만 가능성은 없어보입니다. 문의 결과 변경 계획이 없다는 답변을 받았습니다.
(그래서 지난 수년간 (같은 행정동이라면)가게와의 거리가 먼 손님은 상대적으로 가까운 손님들의 배달료 일부를 더 내주고 계셨던 겁니다. 가게에서 부담하는 배달료 차액과 상관없이, ‘행정동별’로 배달료를 설정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3-2)의 경우 때문에 최소주문금액이 생기게 됩니다.
3,000원짜리 샌드위치 1개를 배달하면서 배달료 차액 2,000원까지 가게가 부담하면 오히려 손해가 될테니까, 배달료 차액을 부담하더라도 마진이 남을 수 있는 금액을 최소주문금액으로 설정하게 됩니다.(혹은 3-3처럼 배달료 차액을 부담더라도 마진이 남게 음식을 만들거나 두가지 경우를 모두 적용합니다.)
*쿠팡이츠는 조금 다릅니다.
4km반경까지만 배달이 가능하며 배달료는 거리상관없이 5,000원입니다.(식당 바로 옆집에서 주문해도 쿠팡라이더를 이용해야하며 배달료를 쿠팡에 지불해야 합니다.)
배달 수수료는 주문금액과 상관없이 건당 1,000원입니다. 모두 부가세는 별도입니다.
손님께 받을 수 있는 배달료는 지역에 따라 현재 최대 3,000~4,000원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쿠팡에서는 ‘비슷한 주문량과 평점이라면 배달료가 낮을수록 상위에 노출되니 처음 몇주간은 배달료를 0원으로 설정’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따로 가맹비나 광고비가 없기에 마케팅비용으로 투자하는 개념으로 손님의 배달료 부담을 줄이는 것이죠.)
다른 배달어플을 사용하고 있지 않고 ‘쿠팡이츠로 처음 배달을 시작’하면 가능한 방법으로, 음식가격에 배달료를 녹이라고 추천해줍니다.(위의 3-1)
<3줄요약>
사족으로 제 생각을 말씀드리자면,
가장 간단하지만 실현되기 어려운 방법은 ‘배달료 전액을 주문한 손님이 내는 것’입니다.(미국의 우버이츠나 동남아의 그랩처럼)
최소주문금액 없이 껌한통도 배달시킬 수 있을테고,
손님들이 배달료를 부담하면, 택시비보다 비싼 현재의 배달대행료에 대한 불만도 잘 전달될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그리고 식당의 배달료 부담이 없다면, 배달음식의 퀄리티가 적어도 지금보단 나아질테니까요.
배달료가 적어야 배달주문이 많아질테고, 배달주문이 많아져야 시장이 커지고, 광고비 수수료등으로 수익이 늘어날 것이 예상되기에..
이런 방향으로 시장을 키워온게 아닌가 싶습니다.
최근 배민에 배달팁 낮은순 정렬도 생겼..
배달 빠른순 정렬도 생겨서 몇몇 식당들은 무조건 배달시간 5분으로 안내하더군요..
..평행우주의 다른 대한민국에서는 배달어플 위주의 시장성장이 아닌, 배달대행 위주의 시장성장이 이뤄지고 있길 바랍니다..?
시간이 된다면 배달음식의 일회용품 사용에 대해서도 써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