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까지 가봤니.

건데기만세 작성일 12.02.03 17:2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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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번째 여행.

친구 네명이서 6개월간 머리를 굴려가며,

최저비용으로 다녀온 유럽 배낭여행.

일본(나리타 1시간 ㅋㅋ) ->영국(런던, 캠브리지 대학교) -> 벨기에(뷔르셀) ->네덜란드(홍등가 외 ㅋㅋ)->독일(프랑크푸르트 외)->체코->슬로바키아->오스트리아(비엔나 외)->이탈리아->파리

총 비용 290만원 정도(2002년 당시 1유료=1000원)

촌놈 처음으로 해외 땅 밟아보고 교과서에 나오던 그림, 문화재 봐가면서 40일 내내 "와" 감탄사만 연발했어요.

하루 두끼만 먹고, 그중 한끼는 버거킹 치즈버거 먹으면서 사치할 때는 치즈버거 두개 먹었지요.

겨울이라 춥고, 배고프고.. 상그지가 따로 없었지만,

지금은 그렇게라도 다시 가고 싶어 환장하겠네요.

기억에 남는 나라는 추운 겨울날씨에도 나름 포근했고 민박집 밥이 푸짐했으며 볼것도 많았던 이탈리아,

난생처음 타는 스노우보드를 알프스 3,000미터에서 와일드 스키로 배울 수 있었던 오스트리아가 기억에 남아요.

독일에서 영어로 길물어 본다고 혼나고, 지갑 훔치려는 집시 멱살잡았다가 경찰한테 여권 검사당하고, 리틀엔젤스 합창 보는 중에 일본인들 비웃는 소리 듣고 피떡 만드려다 실패도 하고.... 이것저것 좋은 추억이 많네요.

 

두번째 여행.

일본(오사카 외 2박3일)

회사에서 뭘 좀 잘했는지 관광여행 보내주더군요.

관광버스에 100명 줄지어 올라타서 유치원생 마냥 모이세요 하면 모이고 노세요 하면 놀고...

여행사의 관광상품이라지만, 덕분에 쓰잘떼기 없는 기념품가계에 안내받아 내 지갑도 관광...

볼껀 많았지만, 기분은 별로였던

구경으로 정서를 채운 것보다 회사사람과 멱살잡이 술판이 더 기억에 남는 여행이네요.

 

세번째 여행.

몰디브 3박 5일.

서울에서 싱가폴로, 싱가폴에서 다시 몰디브로 장장 10시간 비행기를 타고 다다른 몰디브.

말리공항에서 부터 후덥지근하게 밀려오는 인도양의 습한 바람.

말리공항에 도착하여 또 한시간을 간첩 침투정 보다 빠른 배를 타고 작은 섬에 도착.

밤에는 여독에 지쳐 첫날밤이고 뭐고 침흘리며 자서 몰랐는데,

아침에 그림자마저 파란, 마치 8월 달력에나 나올법한 바다를 보고는

아, 이곳이 천국이구나 싶었어요.

사진을 찍으면 그것이 화보이고,

해안가에서 헤엄만 쳐도 스노쿨링이 되는 그 천해 자연은,

정말 천국도 이런 천국이 없다 싶더군요.

그 섬 안에서는 모든 비용이 공짜라서,

룸서비스며 조,중,석식 모두 먹고 싶을 때 퍼먹으면 되고,

친절한 직원들과 세상에서 젤 이쁜 내 색시 옆에 끼고

3박 5일간 신선놀음하고 왔습니다.

 

네번째 여행.

시드니(2박 3일)

마누라 잘만나서 마누라 일하는데 껴서 간 여행.

초등학교 음악교과서에서만 보던 시드니 오페라하우스 앞에 선 순간 감동이...

블루마운틴도 가고 캥거루, 코알라도 만져보고 여러모로 즐거웠던 여행.

촌놈이라 비행기만 타도 즐겁습니다.

 

다섯번째 여행

인도네시아(발리)

결혼 2주년에 통장 잔고 탈탈 털어 3박 5일 다녀왔지요.

신혼여행 패키지에 신혼부부인척 끼어서 갔다 왔는데,

몰디브가 내 눈을 너무 높혀 놓았기 때문에,

이런저런 여행상품 다 건너띄고

마누라랑 풀빌라에서 원시생활 하다가 귀환.

 

여섯번째 여행

샌프란시스코

어느날 문득 조카가 너무 보고 싶었고,

또 마누라의 힘을 빌려 꼽사리 껴서 천조국 땅에 입성.

입국 심사부터 흑형의 잘 들리지도 않는 질문에 버벅대다 30분 소요되어 기분 똥칠 했으나,

공항에 마중나온 누나와 매형, 조카들 보고 눈물이 날뻔했어요.

마누라의 일정에 맞춰야 했기 때문에,

체류 4일 중에 이틀은 조카 학교나 바래다주고 동네에서 자전거 타면서 시차적응하고,

이틀은 쇼핑만 정신없이 하다 왔네요.

뭔 메이커들이 그렇게 싼지...

 

일곱번째 여행.

타이(방콕)

최근 무에타이에 심취한지 1년.

꼭 가보고 싶어서 징징대던 차에,

마누라가 간다기에 이번에도 이쁜 마누라한테 꼽사리 꼈지요.

회사에서 죽어도 휴가는 안된다기에

입에는 상욕을 한가득 담고 금요일 저녁에 가서 월요일 새벽에 오는 힘든 여정.

먹을것만 맘껏 먹고,

무에타이는 눈꼽만큼도 못봤다능..

택시기사한테 물어보니까 입장권만 10만원이 넘는다고 하기에,

일찌감치 포기하고 마누라랑 새우만 한박스 자시고 왔어요.

 

저는 부자는 아닙니다만,

모든 직장인이 그렇듯이,

돈보다 시간이 모자라서 떠나지 못하는 경우가 많을 것입니다.

지금도 언젠가의 여행을 위해서 총알을 장전하고 있는데,

여유로운 여행을 할 수 있는 시간이 충분하지가 않네요.

애가 생기기전에 장돌뱅이 처럼 돌아다녀야 나중에 후회가 없을 듯 싶은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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