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9 9 21일 오전 서울 종로 창경궁에 총을 든 남자들이 사냥개들과 함께 모여들었다. 그들은 창경궁 안에 야생멧돼지가 출몰한다는 신고를 받고 포획을 위해 출동한 한국야생동식물 보호관리협회 회원들 이었다. 몇 주전부터 창경궁 관리 요원들이 창경궁 안 야산에서 야생 멧돼지를 목격함에 따라 휴일을 맞은 월요일 멧돼지 포획 작전이 실시됐다. 오전 10시부터 시작된 작전은 좀처럼 진전이 없었다. “비가오면 사냥개들이 냄새를 맡기가 힘듭니다. 또한 소리를 통해 추적하는 저희에게도 비는 최악의 조건이죠.” 협회 이사 지용선씨가 추격의 어려움을 설명했다. 몇 시간에 걸친 숨바꼭질의 끝을 알린 건 두발의 총성이었다. 해가 지기 시작한 오후 5시 경 회원 김청수 씨가 웅녀천 부근에서 지나가는 검은 물체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