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isode 1 - '아직도 그곳에서 나를 기다리고 있니, 포치?'. 요양 차 시골로 이사온 소년 야마다는 공터에서 버려진 토종 일본 개를 만난다. 굶주린 그 개에게 단팥 빵을 사주면서 친구가 된 두 사람. 소년 아마다는 개 이름을 ‘포치’라고 지었다. 평소와 다름 없이 공을 던지며 놀고 있던 어느 날, 소년 야마다는 천식이 심해져 동경의 병원으로 갑자기 실려간다. 외톨이가 되어버린 ‘포치’……이제 혼자서 야마다를 찾아 먼 길을 떠난다. 도중에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게 되는 포치. 포치는 그들에게 만남, 이별, 사랑을 가르쳐주는 주는 ‘친구’ 이상의 존재가 되어간다.
Episode 2 - '있잖아, 마리모'. 강아지 ‘마리모’를 잃은 소녀 미카는, 어린 시절부터 한 가족처럼 같이 지내온 ‘마리모’와의 추억을 회상하며 슬픔에 잠긴다. “나랑 처음 만났을 땐 얼마나 조그마했는데……” “울보 여동생이라고 생각했었는데……” “왜 나보다 먼저 나이를 먹는 거니?” 하지만 이에 대답이라도 하듯 ‘마리모’는 미카에 대한 고마운 마음을 이야기하기 시작한다. “있잖아, 미카” “너무 슬퍼하지 마. 정말 행복했었으니까……” “미카는 언제까지나 내겐 든든한 언니야”‘마리모’를 잃은 슬픔에 더 이상 강아지는 기르지 않겠다고 다짐했던 미카는 다시 새로운 기쁨을 찾으려 한다.
'개와 함께 사는 것'은 매일이 행복의 연속이다. 하지만, 때로는 조금 화나는 일이나, 슬퍼서 울고 싶게 만드는 일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한 돌고 도는 매일의 에피소드나 추억을 하나의 작품에 모아놓은 <우리 개 이야기>는 이런저런 형태의 개와 사람의 애정이 넘쳐흐르는 11개의 에피소드가 릴레이 형식으로 이어지고 있는 조금은 독특한 작품이다. 그 안에는 뮤지컬, 애니메이션 그리고 코믹 요소에서부터 가슴을 촉촉이 적셔주는 감동적인 이야기까지 담겨져 있으며, 각 스토리는, 일본을 대표하는 CF 감독들에게 모집한 몇 백 개의 기획으로부터 엄선된 것들이다. “우리 집 개가 최고다”라고 자만하는 애견가 이야기, 개 사료 광고가 관계자의 발언으로 말도 안 되게 변해가는 것에 우울해지는 광고 기획자. 전학생이었던 소년 시절, 누구보다도 사이좋았던 개 포치와 공터에서 놀던 추억. 꼬마였을 때부터 늘 함께였던 가족 같은 애완견을 잃은 슬픔. 그리고 근처의 애완견을 짝사랑했던 코로라는 개의 사랑이야기 등. 모든 이야기의 밑바탕에 깔려있는 메시지는 '개와 사람'의 다양한 만남에서 생겨난 애정과 세상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생명의 소중함이다. 개를 기르는 것이 하나의 유행같이 되어버린 지금이야말로, 이 영화 속에 채워진 메시지가 조용히 우리들 가슴 속에 스며들어간다. 그리고 그 감동은, 조급한 일상생활 속에서 잊혀지고 있는 가까운 존재에의 감사와 사랑으로 이어지고 있다. 현재 개를 기르고 있는 사람은 물론, 아직 한번도 길러본 적이 없는 사람도 마음껏 웃고 울 수 있는 작품이다. 호화 출연진에 가세해 무려 50 종류 90 마리의 개가 등장하는 것도 개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놓칠 수 없는 즐거움이다.
(부천판타스틱영화제 - 황혜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