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객님은 오늘자 미납 이자까지 다 합치면... 총 2억 1,310만 원이시네요.]
- ..... 네. 말씀 들으니 더 확실히 용기가 생기네요. 감사합니다.
이자가 산더미처럼 불어나 빚이 2억이나 있는 '김씨'
영화 시작하자마자 자살.
- x신... 죽지도 못합니다.
그렇게 물의 요정이 된...
이 아니라 운 좋게(?) 죽지 않고 한강의 밤섬으로 쓸려온 김씨.
- 여기요!!! 사람 있어요 사람!!!!!
뭐 살아났으면 어쩔 겨...
보이는 대로 도심에서 멀리 떨어지지 않은 섬이지만 맥주병 김씨는 나갈 방법이 없음.
- 여보세요?! 119죠?
여기가 무인도... 한강에 있는 무인도... 인데요!!!
제가 표류가 되어서...
- (... 하... 나오세요.(뚝))
배터리 1% 남은 휴대전화로 여기저기 전화를 걸어보지만 모두 장난전화인 줄로만 알고ㅠㅠ
- 토익이 700밖에 안되네? 회사는 왜 그만뒀어요?
- 엎푸... 회사가...! 구조조정...!!!
? 죄송합니다!!!
맥주병이라도 헤엄을 쳐서 나가보려 하지만,
힘겹게 허우적거리던 김씨에겐 자신을 힘들게 했던 상황들이 스쳐 지나갈 뿐임.
- x신... 나가면 뭐가 달라질까요.
그래... 무직에 빚만 나날이 늘어나고, 여친한테는 차이고, 이리저리 무시당하는 인생.
그냥 섬에서 자살하기로 마음먹은 김씨.
- (꾸?... ?...)
마음먹고 자살하려던 김씨.
그런데 갑자기 급똥 신호가 옴ㅋㅋㅋ 그래 자살도 큰 거 먼저 해결하고...
- 사루비아... 먹어본 지 100년은 된 것 같습니다.
급똥누던 김씨의 눈앞에 보인 것은?
사루비아 꽃송이들임.
- 달콤합니다.
눈물이 날 만큼 달콤합니다.
..... 죽는 건 언제라도 할 수 있습니다.
오조오억 년 만에 먹어보는 듯한 사루비아는 너무 달콤했음.
김씨는 눈물 콧물 다 빼고, 이 섬에서 좀 더 살아보기로 결심함.
그리고 여기, 어둡고 어질러져 있는 방에서 미니홈피에 열 올리고 있는 이 사람은?
'김씨'임.
(이제 여자 김씨 / 남자 김씨로 나눠 부르겠음.)
여자 김씨가 방에서만 생활한지 어언 몇 년째인지...
하지만 그녀는 미니홈피만 있다면 상관없음.
그 안에선 나이, 얼굴, 직업 등등 모든 걸 내 맘대로 설정(?) 할 수 있기 때문!
- 달을 찍는 이유는,
달에는 아무도 없기 때문입니다.
아무도 없으면 외롭지 않으니까요.
인터넷에서 가짜 인생을 사는데 열중하는 여자 김씨에게도 취미가 있음.
바로 달 사진 찍기와
- 1년에 딱 20분,
이 순간만큼은 세상은 아무것도 없는 달과 같습니다.
더불어 1년에 딱 두 번, 민방위 훈련 날만 낮에 커튼을 열고 세상 사진 찍기.
이런 사진 찍기가 SNS를 제외한 여자 김씨의 유일한 취미임.
그런데
- 외계 생명체의 신호입니다...!
한강 밤섬에서 남자 김씨가 써놓았던 'HELP' 표시를 우연히 보게 된 여자 김씨.
헉쓰...! 게다가 남자 김씨가 마침 자살하려던 장면까지 목격함.
너무 놀란 여자 김씨는 1년에 20분뿐인 민방위 시간 사진 찍기를 끝냄.
하지만 그 후로도 남자 김씨의 생각이 떠나지 않는 여자 김씨...
결국 다시 섬을 카메라로 보고, 남자가 살아있다는 사실에 왠지 모르게 안도함ㅎ
그 후, 하루 종일 미니홈피만 하던 여자 김씨의 일과는 점점 남자 김씨의 생존기를 지켜보는 시간으로 채워짐.
- 'HELP'가... 'HELLO'가 되었습니다.
남자의 구조 신호가 인사말로 바뀌기까지 계속 남자 김씨를 지켜본 여자 김씨.
그리고 여자 김씨는 한 가지 원하는 것이 생김.
- 저 외계 생명체와... 일촌을 맺을 수 있을까?
그것은 외계 생명체(?) 남자 김씨에게 리플 달기...!
그 소망을 위해 여자 김씨는 커다란 결심을 하게 됨.
- 암스트롱 이후에 위대한 인류의 발걸음을 내딛는 순간입니다!
절~대 밖으로 나오긴 커녕 낮에는 창문도 잘 안 열던 여자 김씨가 외계 생명체(?)에게 편지를 전하기 위해 몇 년 만의 첫 외출을 한 거임!
뒷 내용은 영화로 확인하세요
영화 제목: 김씨 표류기 (20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