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일러 될 수 있는 내용 포함됐으니 주의 부탁 드립니다.
Brute Force(1914, Primitive Man란 제목으로도 알려진 작품), The Lost World (1925), One Million B.C. (1940), It Came From Beneath the Sea (1955) 등 대형 생명체가 등장한 작품은 무성 영화 시절부터 여러 작품들이 나왔습니다.
이 중에는 같은 소재를(선사시대 생물이 현대에서 되살아나 날뛰는 내용) 두 가지 버젼으로 냈던 작품이 있는데, 바로 덴마크의 초저예산 괴수 영화 렙틸리커스 (Reptilicus)입니다.
이 작품은 덴마크의 사가 스튜디오(Saga Studios)가 낸 92분 버젼 및 미국의 A.I.P.(American International Pictures)가 낸 82분 버젼이 따로 존재하는데, 덴마크판에 비해 일부 내용이 가위질 되는 등 대폭 편집된 미국판은 평론가들에게 그리 좋은 반응을 받진 못해 컬트 지지자들이 영어권에서도 일부 생긴 정도로 만족해야 됐으며, 덴마크판이 DVD로 나오기 전까진 한동안 미국판의 이미지 위주로 알려진 안타까운 사연을 갖고있는 작품입니다. 위에 언급한 미국판은 Tubi에서 공개 중입니다.
https://tubitv.com/movies/507443/reptilicus
https://ourculturemag.com/2021/02/06/in-defence-of-reptilicus/
이 작품이 나온지 60주년이 된 2021년에는 "Our Culture"에서 렙틸리커스는 두 버젼의 차이 및 배경을 고려하면 새로운 평가를 받을 자격이 있는 작품이기에 이를 설명하는 차원에서 작품 배경 및 차이점을 정리하는 기사를 올렸으며, 차이점 위주로만 간단히 요약하면 아래와 같습니다. 엉터리 오역 투성이에 빠진 내용도 있으니, 원문도 참고 부탁 드립니다.
* 프로듀서 시드니 핑크는 미국 AIP와 4편의 영화를 계약했고, 렙틸리커스는 스칸다나비아 쪽 배급권을 가진 사가 스튜디오와 공동 제작.
* 각자 다른 사람이 연출하는 덴마크어 버젼과 영어 버젼을 한꺼번에 촬영. 배우들은 두 가지 언어로 연기.(이 작품에 출연한 연기자들 중 여럿이 고국에서 문화적 아이콘이었으며, Dirch Passer는 코미디계 레전드) 영화 관계자들 연줄 통해 군인 출연 등 일부 협조 받으며 제작.
* AIP는 시드니 핑크가 제출한 영어 버젼을 수용하지 않았고(당시 핑크가 AIP, 그리고 코믹스 및 소설 등의 미디어믹스 전개 과정에서 소설판에 성적인 내용을 집어넣은 출판사와 갈등을 겪었다는 이야기도 있으나, 해당 기사에선 주장하는 사람에 따라 내용 차이가 보이며 관련 소송들은 다 해결된 것으로 보인다고 정리) AIP에서 자체적으로 재편집 및 재더빙을 했으나 평은 좋지 않았고, 이후에도 TV 방송 등에서도 AIP 컷 버젼을 이용해서 조롱거리가 되기도 하여 안 좋은 여론 형성에 기여했다.
* 상대적으로 접하기 어려운 편인 사가 스튜디오의 덴마크판으로 이 작품에 대해 인식이 달라질지 여부는 과거 장르 영화에 대한 이해도를 갖췄는지 여부에 달려있는데, 사가 컷의 덴마크판은 AIP 컷의 미국판과 상당히 다르고, 더 인상적이며, AIP 컷에서 받은 지적을 지울 수 있는 내용. 카메라 세팅도 약간 다르지만 삭제된 장면 및 수정된 장면이 있는 AIP 컷에 비해 더 깔끔하게 완성.
* AIP 컷에서 농부를 잡아먹는 등 특수효과로 합성한 요소들로 지적받은 내용도 사가 버젼에선 나오지 않고 집을 밟는 것으로 나온다.
* 사가 버젼에는 렙틸리커스가 움직이는 장면이 더 많이 포함됐는데, AIP 컷에선 대부분 편집하고 특수효과 장면을 느린 속도로 반복하게 편집했으며 대표적으로 사가 버젼에서 랩틸리커스가 날아다니는 장면도 완전히 삭제됐다.
* 줄거리는 사가 버젼이 배우들 실제 목소리로 하는 전달 덕분에 AIP 컷에 없는 절박함이 담겨있고, 인물들이 서로 알아가는 가벼운 분위기의 장면도 나오는 등 인물들 배경 묘사도 더 많다. 이런 내용이 빠진 AIP 컷은 더 진지해보일 수는 있겠으나 인물들에 정은 잘 안 생긴다.
* 사가 버젼에는 뮤지컬 장면 2개 모두 수록됐다.(AIP 컷에는 하나만 수록) 당시 문화적 배경과 함께 보면 이해하기 더 쉬운 장면으로 위에서 소개한 Dirch Passer는 여러 출연작들에서 노래를 부르는 장면을 넣어, 일종의 형식 중 하나가 됐다.
* 사가 버젼은 완벽한 영화는 아니나 즐길 수 있으며, 매력 있고 조화된 캐스트가 강렬한 모습도 자주 보여준다. 덴마크 최초의 거대괴수 영화로서 렙틸리쿠스는 준수한 작품이다. AIP 컷의 렙틸리쿠스는 10년 전(당시 기준으로 1950년대) 기준에 맞춘 전형적인 구성으로 바뀌었다. 사가 버젼의 매력과 기술적 성취는 사라졌지만 전형적인 구성이 익숙해 편하게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이쪽 역시 나름의 가치가 있다.
이 외에도 여러 내용이 있습니다만 (이 작품에서 중세 시대 삽화의 용 이미지를 잘 표현했다든지) 위에 언급한대로 덴마크판과 미국판의 차이점 위주로만 간단히 옮겨봤으며, 보다 더 자세한 것은 위의 원문을 참고 부탁 드립니다.
이 작품도 컬트한 인기를 얻어서 위에 언급한 DVD 뿐만 아니라 소프트 비닐 키트, 블루레이로도 판매됐으며(미국판 기준) 위에서도 자주 언급한 덴마크판은 스칸다나비아의 Sandrew Metronome에서 DVD로 내서 접근성은 떨어지나 광매체로 나와 이전보다는 더 알려지게 됐습니다. 아직 덴마크판을 감상하신 적 없는 분들은 런닝타임(92분)으로 간단히 구분 가능하니 참고 부탁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