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34년 만화 연재로 시작해 1936년 흑백영화를 포함 수차례 실사화된 '플래시 고든' 시리즈(Flash Gordon), '양치기소녀와 굴뚝청소부' 동화를 원작으로 삼아 각색을 거쳐 1952년 미완성본과 1980년 완성본이 나온 애니메이션 영화 '왕과 새' (Le Roi et l'Oiseau, 한국에서는 '사팔의 폭군'으로 수입), 1963년 잡지 연재로 시작해 1984년 컬러영화를 포함 수차례 실사화된 '듄' 시리즈(Dune), 1984년 TV 시리즈를 중심으로 연재 만화, 프라모델, OVA 등도 내며 2017년에 워너 브라더스 디스커버리에서 블루레이도 발매한 '기갑계 가리안' 시리즈(機甲界ガリアン, 한국에서는 해적판 프라모델과 미니백과로 수입), 1989년부터 휴대용 콘솔 '닌텐도 게임보이'용 게임으로 시작한 '사가' 시리즈(SaGa) 등 과거와 미래가 융합된 듯한 분위기의 세계관을 배경으로 삼은 작품들은 여러 작품들이 있었습니다.
이 중에는 스페이스 오페라 작품 '스타 워즈' 및 판타지 작품 '코난' 실사판이 성공한 이후 나온 1983년 영화 '크럴'(Krull, 한국 수입명은 '혹성의 위기') 극장 개봉 영화로 나왔으며(의외로 제작비는 70년대 슈퍼맨 실사판 및 80년대 커튼 클럽 실사판에 쓴 비용의 절반 정도), 영화 뿐만 아니라 소설, 만화, 보드게임, 카드게임, 가정용 콘솔 게임, 업소용 아케이드 게임, 컬러링북, 액티비티 북, 후술할 '글레이브'와 연계해 마케팅한 프리스비 등을 포함 타이인 상품들도 여럿 나왔습니다.
내용은 중세풍 판타지 분위기의 행성 '크럴'에서 '콜윈' 왕자와 '리사' 공주의 결혼식이 진행되려는 때에 우주에서 이동식 검은 요새가 내려와 사악한 지배자 '비스트'와 레이저 빔을 날리는 무기를 사용하는 '슬레이어'들이 침략해 공주를 납치하고, 간신히 살아남은 콜윈 왕자가 사이클롭스 거인, 마법사와 제자, 부랑자 무리들(이 중에는 젊은 시절 '리암 니슨'도 포함) 등 여러 동료들 및 부메랑 형식의 무기 '글레이브' 등도 이용해 비스트에 맞서싸우는 내용을 다뤘으며, 아래 내용은 각각 KMDB 및 다음 영화의 작품 소개를 인용했습니다.
혹성 크룰에 악마의 군단이 침입하여 온갖 나쁜짓을 일삼으며 리사 공주까지 납치하여 블랙홀에 감급한다. 이에 분격한 콜윈 왕자는 우주를떠도는 부랑아들과 전과 자들을 규합하여 악마의 성을 향해 돌진한다. 그때부터 콜윈 왕자의 네온 스피어스가 초능력을 발휘하게 되는데.
평화로운 혹성에 어느날 외계에서 악의 군주인 비스트가 오고 비스트의 부하 슬레이어들이 차례로 제국을 침략한다. 전설에 의하면 평화로운 혹성에 위기가 닥쳤을 때 두 제국의 공주와 왕자가 결혼을 하면 막강한 힘을 얻는다는 이야기가 전해 내려온다. 이에 두 제국은 자신들의 딸과 아들을 결혼시켜 제국의 힘을 합쳐 비스트를 물리치려 한다. 하지만 이를 안 비스트는 슬레이어를 시켜 두 제국의 왕을 죽이고 리사 공주를 납치해 간다. 자신의 아내를 빼앗긴 왕자 콜윈은 현인인 니아를 만나게 되고 괴물을 물리칠 수 있는 '글레이브의 힘'이라는 무기를 찾아 비스트를 죽이기 위해 그가 있는 검은 요새를 찾아 모험을 떠나는데...
이 작품은 개봉 당시에는 그리 호응을 얻지 못했으나 이후에 지지하는 팬들이 생기며 컬트 영화가 됐으며, 2차 매체도 지속적으로 나오고, 팬 제작 글레이브를 만들어 시연하는 영상 및 크럴 2의 컨셉 영상이 나오기도 했고, 30주년에는 팬들과의 만남 자리에서 켄 마샬이 다시 글레이브를 손에 들자 환호받기도 했으며, 특수효과 전문가 '애덤 새비지'가 글레이브 소품을 살펴보는 영상도 올라왔고, 다른 작품들 중에는 '심슨' 시리즈, '파인애플 익스프레스'. '로봇 치킨', '레디 플레이어 원' 실사판, '화이트 노이즈' 실사판 등 여러 작품들에도 패러디 및 작 중 등장 요소로 인용되기도 했습니다.
이 작품과 관련된 루머를 들은 분들은 이미 아시겠습니다만, 인기 TRPG 시리즈 '던전 앤 드래곤'(Dungeons & Dragons, 약칭은 D&D 혹은 DnD)의 '비홀더'를 등장시켰다가 단행본에서 디자인 및 명칭을 수정한 주간 연재 만화 '바스타드'(1988), 캡콤에서 D&D를 비디오 게임으로 영상화하려다 당시에는 라이센스 계약이 이뤄지지 않아 D&D와 무관한 내용으로 나온 아케이드 게임 '더 킹 오브 드래곤즈'(1991), D&D와 흡사하지만 표면 상으로는 다른 테이블탑 롤플레잉 게임(Humans & Households)이 나오는 영화 '더 게이머' 시리즈 (2002)의 사례와 마찬가지로 초기 제목은 '더 드래곤즈 오브 크럴'이었던 '크럴' 역시 D&D를 영화화하려다 판권 계약을 맺으려다 무산됐다는 루머가 이전부터 돌았습니다.
이런 루머의 영향인지 아래 링크들처럼 크럴을 던전 앤 드래곤 영화들의 원조로 소개하거나, 혹은 최고의 던전 앤 드래곤 영화들 탑 10 리스트에 포함시키는 경우 역시 나왔습니다.
https://birthmoviesdeath.com/2011/04/05/the-original-dungeons-dragons-movie-wasnt-dungeons-dragons
https://writersdisease.net/2014/12/10/top-ten-dungeons-dragons-movies/
공식적으로 확인 가능한 내용으로는 '던전 앤 드래곤' 시리즈를 공동 제작했던 '개리 가이객스'(Gary Gygax, 1938~2008)가 자신이 알고있는 바로는 영화 '크럴'의 프로듀서들이 TSR에 와서 게임 IP를 활용할 수 있는 계약을 맺으러 온 적은 없는 걸로 안다고 2001년에 밝힌 바 있으며, 다만 각본의 경우 변천과정이 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각본 내용 수정의 경우 IMDB 및 위키피디아에 따르면 크럴 역시 다른 여러 영화들과 마찬가지로 최종 편집본이 나올 때까지 작가 변경, 각본 수정 및 변경, 각본 단계의 구상 내용이 촬영 내용에선 수정되는 과정을 겪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본래는 드래곤으로 나올 예정이었던 '비스트', 최종 편집본에도 나온 대형 거미와의 대결 장면, 특정 인물의 배신 여부 등)
이 과정에 쓰인 각본들 중 '더 드래곤즈 오브 크럴' 3번째 드래프트 (1980년 11월)는 The Script Savant에서 공개 중이며 구체적인 것은 아래 링크를 참고해주시길 부탁 드립니다.
https://thescriptsavant. com/movies/Krull.pd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