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거장 감독 소노 시온의 성폭력 가해를 고발했던 여배우가 극단적 선택으로 타계한 것으로 알려져
애도의 물결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 26일(현지 시간) 일본 주간문춘에 따르면, 여배우 치바 미라는 극단적 선택으로 숨진 채 발견됐다.
앞서 주간문춘은 영화계·연예계 여배우의 성폭력 피해 실태를 철저히 고발했던 바 있다. 치바 미라 또한 성폭력 피해자로 밝혀진 인물 중 한 명이었다.
일본의 거장 감독 소노 시온의 성폭력 가해를 고발했던 여배우가 극단적 선택으로 타계한 것으로 알려져
애도의 물결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 26일(현지 시간) 일본 주간문춘에 따르면, 여배우 치바 미라는 극단적 선택으로 숨진 채 발견됐다.
앞서 주간문춘은 영화계·연예계 여배우의 성폭력 피해 실태를 철저히 고발했던 바 있다. 치바 미라 또한 성폭력 피해자로 밝혀진 인물 중 한 명이었다.
'악마'의 가면을 쓴 거장, 소노 시온
치바 미라는 특히 일본의 거장 감독 소노 시온에 대한 성폭력 피해 사실을 고발했다. 소노 시온 감독은 여배우들에게 작품 출연을 빌미로 성관계를 강요하는가 하면, 성상납 요구를 거절당하자 거절한 여배우 앞에서 다른 이와 성관계를 가지는 등 악질스러운 행위를 저지른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이즈츠 카즈유키 감독은 "모든 감독이 그런 건 아니지만 현실에서 이상한 실태가 벌어지고 있는 게 현실"이라며 "지금도 아무렇지 않게 '나와 성관계를 가지면 일을 주겠다'라고 말하는 영화 감독이 있다"라고 지적했다.
소노 시온 감독의 작품에 출연했던 바 있는 여배우 A 씨도 증언을 이었다. A 씨는 "소노 시온 감독은 평소 '여자는 다들 일을 갖고 싶으니까 나를 거쳐 간다'라고 말하곤 했다"라며 "'주연 여배우에게 대체로 손을 댔다', '나 덕분에 떴는데 다른 남자로 갈아타면서 내가 버려졌다'라고 언급하기도 했다"라고 밝혔다.
소노 시온, 성폭력 사실 인정했지만... "사실과 다른 점 많아"
논란이 일자 소노 시온 감독은 지난해 4월 소속사 홈페이지를 통해 자필 사과문을 공개했다. 그는 "관계자 분들께 폐를 끼친 점, 관객들을 포함한 여러분들께 소란을 피운 점 깊이 사죄드린다"라며 "감독으로서의 자각과 배려가 부족했다"라고 고개를 숙였다.
그러나 이후 "보도에 대해선 사실과 다른 점이 많다. 대리인을 통해 합당한 조치를 취할 예정"이라며 법적 조치를 예고해 열도의 공분을 사기도 했다.
고통은 피해자의 몫... 치바 미라는 왜 삶을 포기할 수밖에 없었나
영화 감독의 성폭력 가해 사실이 알려지자 고레에다 히로카즈, 니시카와 미와 등 일본의 대표 감독들은 '영화 감독 유지회'를 결성하며 "영화 감독이란 이름으로 행사하는 모든 폭력을 반대합니다"라는 성명문을 발표했다. 영화계 전반에 걸쳐 변화의 바람이 불기 시작한 것이다.
그러나 피해자였던 치바 미라 개인의 삶은 망가질 대로 망가졌다. 성폭력 피해 사실을 고발한 직후 일본 누리꾼들의 악플에 시달려야만 했기 때문이다. 일본 특유의 '자기 책임론'이 치바 미라의 목을 옥죈 것으로 풀이된다고 매체는 전했다.
특히 치바 미라는 평소 지병을 앓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또한 그의 극단적 선택에 한 축이 되었을 것으로 보인다.
치바 미라의 불안정한 심리 상태는 그의 SNS 계정에서 잘 드러났다. 치바 미라는 지난해 11월 9일 트위터를 통해 "내가 자살하면 그들의 죄를 증명할 수 있을까, 고통이 전해질까"라며 극단적 선택을 암시하는 트윗을 남겼던 바 있다.
한편 1961년생으로 올해 만 61세인 소노 시온 감독은 17살의 어린 나이에 '한방중의 살의'로 시인으로 등단하며 문학계에 첫 발을 내딛었다.
이후 1985년 단편 영화를 만들며 영화계에 데뷔한 그는 1990년 '자전거 한숨'으로 장편 데뷔, '차가운 열대어', '희망의 나라', '지옥이 뭐가 나빠' 등 작품을 연달아 내보내며 사랑받는 영화 감독으로 부상했다.
2019년엔 미국 영화시장 진출을 선언해 화제에 오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