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의 월드스타 놀이

섹시매니아 작성일 10.05.12 16:1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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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계에는 대한민국에만 존재하는 별칭이 하나 있습니다. 이상한 애국심, 혹은 자격지심이 만들어준 바로 월드스타라는 출처가 어디인지 알 수 없는 기기묘묘한 감투이죠. 우리에게도 다른 나라에서 알아보는 스타가 있다는 이 자기 위안의 말은 해외 진출에서 긍정적인 성과를 거둔 아이돌 머리 위에 올라가기도 하고, 히트한 드라마의 수출로 각광받는 연기자에게, 혹은 유명 영화제에서 주요 상을 수상한 배우의 이름 뒤에 자연스럽게 따라다니기도 합니다.하도 돌아가면서 번갈아 쓰다버릇 해서 이젠 좀 해어질 만도 하련만 여전히 이 질긴 감투는 주인만 바꾸어가며 수시로 옮겨 다니죠.

그리고 지금 이 감투를 가장 화려하게 뽐내고 있는 사람은 가수이자 연기자인 비, 정지훈입니다.연기자 변신에 성공하고 풀하우스의 아시아 수출로 명성을 얻은 그는 긴가민가하던 스피드 레이서 출연으로 할리우드 진출에 성공하고 급기야 닌자어쌔신의 주연배우를 차지했습니다.이젠 후배를 양성하는 사장님으로도 당당히 성공 가도를 걷고 있구요. 현재 외국에서도 성공한 한국 출신의 연예인이란 월드스타란 별칭이 가장 어울리는 사람은 누가 뭐라 해도 비입니다.

그 역시도 이런 사실을 잘 알고 있습니다.외부에서의 성공을 다시 국내의 인기 유지 수단으로 활용하는 이 특권을 철저히 누리고 있고 편안하게 과시하고 있죠. 성공을 한만큼 열심히 노력도 했고, 이제 더욱더 발전할 수 있는 미래를 가진 젊은이가 그 노력의 결실인 인기와 환호의 열매를 즐기는 사실 자체를 뭐라고 할 생각은 없습니다.한만큼 누리고, 또 그만큼 열심히 한다면야 그의 성공은 대중들의 기쁨과 동일한 것이 될 테니까요. 멋진 성과물만 계속 선물해준다면야 그는 조금 더 거만해도 상관없고 좀 더 의기양양 한다 해도 문제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지금 그가 국내 복귀 이후 보여주고 있는 행보는 그리 긍정적이진 못합니다.그를 둘러싼 환호에 편승해서 보다 나은 결과물을 보여주기 보다는 그냥 그 자리 자체가 발산하는 것만을 활용하고 있으니까요. 월드스타의 환호 속에 숨겨진 허상, 우리끼리 즐기고 누리는 그 환상에 빠져 왜 그가 최고인지, 해외에서 인정받는지를 모르고 그냥 소란만 커지고 있다고나 할까요? 무엇을 해도, 어떤 결과물을 만들고 와도 어차피 그는 월드스타니까, 한국에서의 활동은 바쁜 해외 스케줄 속에서도 황송하게 시간을 잠시 할애해준 것이니까 하며 넘어가고 있는 것은 아닐까요?

지난주부터 이어진 강심장의 비 띄워주기는 바로 그런 소란스러움의 결정체였습니다.그가 이 프로그램에서 무엇을 보여주었기 때문이 아니라, 어떤 기발한 재미와 감동적인 사연을 전달해 주었기 때문이 아니라 그냥 월드스타께서 여기에 강림해주신 것만으로도 감격해서 호들갑을 떠는 모습은 도통 봐줄 수가 없더라구요. 환호와 탄성의 순서가 뒤바뀌어버린 괴이함, 그냥 뭘 하던지 탄성을 반복하고 민망한 자막이 넘실거리는 오글거림이 반복될수록 정지훈에 대한 긍정적인 호감마저도 거두어가 버리더군요. 뭐랄까. 그냥 지들끼리 잘 놀고 있네. 싶더라구요.

월드스타 좋습니다.이전의 글에서 자주 언급했던 것처럼(2009/06/30 빅뱅과 원더걸스는 국가대표가 아니다.) 개인의 성공을 왜 우리가 자랑스러워해야 하고, 그것이 바로 국력의 상징처럼 되어야하는지 여전히 동의할 수는 없지만 그렇다고 이들의 놀라운 성공을 폄하하거나 무시하는 옹졸함과 편협함을 보여서는 안 되겠죠. 이들은 우리를 웃고 울리고 감동시키는 귀중한 보물들이니까요. 하지만 제가 그런 월드스타님들께서 출연하셔서 보여주셨으면 하는 것은 그, 그녀가 왜 월드스타인지를 보여주는 그만의 진가, 능력이지 그저 그 성공 자체에 환호하고 알맹이 없이 포장만 가득 가져다 붙이는 것이 아니에요. 강심장은 월드스타를 소비하는 가장 가벼운, 제일 소란스럽지만 알맹이 없는 방법으로 2주를 소비했습니다.이런 식의 민망한 월드스타 놀이는 더 이상 보고 싶지 않아요.

 

 


 

 

- 기사 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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