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때 등록금까진 아니지만 식비, 통신비, 교통비는 스스로 해결했다.
다만 통학이 멀어 평일에 일하진 않고 주로 주말알바만 했었다.
주말알바.. 종일해도 한달 30만원수준 가까스로 위3가지가 해결되었다.
방학이 되어 단기알바를 찾던 중 벼룩시장에서 전단지 알바가 눈에 들어왔다.
고소득.. 단기알바라는 단어가 유독 크게 느껴진다.
연락하고 다음날 찾아가니 또래의 사람들이 6명정도 보인다
다 나처럼 오늘 처음온사람들이다. 험상궂게 생긴 아저씨가 전단지를 나눠준다
이걸 차 운전석 앞유리에 꽂으면 되는 알바다. 다만 경쟁사들이 있다. 상대껄 빼고
우리껄 넣어야 한단다.
봉지에 한뭉탱이 받아 동네를 돌기 시작했다. 참 쉬운알바라고 생각했는데
동네 좀 돌다보니 내 전단지가 잘 안보인다.. 경쟁사에서 내껄 빼는거였다
마침 눈 앞에 아주머니가 내 전단지 빼면서 돌고 있는게 보인다. 나도 슬금 미행하면서
아줌마꺼 빼고 내껄 꼽아 넣었다. 한 10분 그러다 아줌마가 내게 다가온다
‘학생 그러면 서로 힘들어.. 난 이쪽 돌테니 학생은 저쪽으로 가..’ 라고 말씀하신다
뻘쭘하고 미안해서.. ‘죄송합니다’ 한마디 후 돌아가는데 생각해보니 그닥 죄송할것도 없다
뭐 그렇게 아파트 단지 지하주차장을 돌고 있는데 저쪽에서 처음보는 아저씨가 부른다
‘학생 이리와봐’
난 죄지은 기분이 들면서 쫄아서 다가가니 아저씨가 한숨쉬며,
‘전단지 그렇게 꽂으면 유리창에 빨려들어가니 끝을 살짝 접어서 꽂아’ 하고 설명해주시고
위아래로 훑어보신다.
집에서 멀지 않은 단지라 괜히 부끄럽고 해서 또 ‘죄송합니다’하고
빠져나온다. 한 4시간 정도 돌리니 다리도 아프고 목도 탄다 대충 마무리 짓고
모이는 장소로 가니 사람들 모이고 얘기하다보니 나만 다 돌리려고 애쓴거 같다.
다들 적당히 돌리고 버렸다고 하니 내가 바보된듯한 느낌이다.
뭐 며칠 이런패턴으로 돌리다 나도 요령이란게 생겨(전단지 버리기) 적당히 일하다 모였는데
전단지 사무소에서 모이란다. 오늘이 알바비 주는 날이니 그거 얘기하나 싶어 모였는데
그 험상궂은 아저씨가 경쟁사에 전단지가 밀려 우리 전단지가 안보인다고 화를 내며 욕을한다
그러다가 손에 든 볼펜이랑 전단지를 바닥에 팽겨치는데 다들 무서워서 눈치만 본다.
그러고는 아저씨가 사라지자 알바들끼리 쑤근대기 시작한다
‘아 알바비 못받으려나.. 아 똥밟았네.' 하면서 그냥 나오기 시작한다. 나도 엉겹결에 따라나온다
이사람들이 알바비를 포기하는구나라는 걸 깨닫고 사람들에게 얘기한다
‘제가 알바비는 어떻게 되는지 물어볼게요. 혹시 저 안나오면 신고 좀 부탁드려요..’ 라고 얘기하고
용기내서 사무실로 간다.
‘개고생하면서 돌린건데 왜 안받으려하지.. 근데 무섭긴한데.. ’
속으로 궁시렁대면서 사무실문 살짝 여니 매번 담배피면서 고스톱 치던 아저씨들이 안보이고 경리누나 하나보인다
기회다 싶어 가서 ‘저 알바비는 어떻게 되나요?’ 하고 물었다.
‘지금은 안되고 다음주에 오면 줄게’라고 대답을 들었다. 뭐 준다니깐 ‘알겠습니다’하고 인사하고
밖에 나왔더니 기다리는 사람이 3명정도다.
‘알바비는 다음주에 오면 준대요’ 다음주에 같이 들어가요 하고 얘기했는데 반응들이 시원찮다..
걱정이 되었지만 그렇게 헤어졌다. 시간이 흘러 전단지사무소 앞에 시간맞춰 기다리는데 아무도 안온다..
겁이 났지만 고생한게 떠올라 되돌아가진 못하겠다. 사무실앞에서 왔다갔다하다 살짝 문열었더니
경리누나가 보인다 그리고 험상궂은 아저씨들이 담배피며 고스톱 친다.
경리누나한테 조용하게 인사하며 ‘저 알바비.. ’ 하니 웃으면서 봉투하나 준다.
옆에서 아저씨가 슬쩍보며 ‘또할래?' 하며 묻는다.
질겁해선 ‘아니요.. 시간이 안되요..’ 하고 인사하며 도망친다..
제 20살때 전단지 알바썰입니다. 뭔가 소설처럼 풀어쓰고 싶어서 글을 썼는데
누가 읽어나 보려나 라는 생각이 드네요. 아무튼 재미없는글 읽느라 수고하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