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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경제·사회] [MBC 단독] 애널A 기더기-이철 전 대표 편지 공개
2020년 2월 17일이철 대표님께대표님 처음 인사드립니다. 저는 채널A의 이00 기자라고 합니다.대표님께 여쭐 말씀이 있어 무례를 무릅쓰고 직접 편지로 연락드리게 되었습니다. 다른 방법이 떠오르지 않아 이렇게 편지로 연락드립니다. "난 데 없이 이놈은 뭐야"라고 느끼실 수 있겠지만 그래도 끝까지 읽어주셨으면 감사하겠습니다.비슷한 사건 대비 유례없이 무거운 형을 선고받으시고 거기에 추가 형량까지 더 해진 상황에서 얼마나 황망하실지 짐작조차 되지 않습니다.거두절미하고 말씀드리면 저는 법조팀에서 취재를 하고 있습니다. 현재 검찰은 신라젠 수사를 재개했습니다. "확실하게 수사하라"는 윤석열 검찰총장의 지시도 있었습니다. 남부지검장도 이에 호응했다고 합니다. 윤 총장이 직관하는 만큼 수사는 과도하게 이뤄질 것입니다.그 과정에서 VIK 관계자를 비롯한 많은 분들이 조사를 받을 것이고 누군가는 자신이 살기 위해 과도하게 진술을 할 것입니다. 수사는 강하게 돌아갈 수밖에 없고, 결국 타깃은 대표님과 정관계 인사들이 될 것입니다.이미 대표님은 유례없는 중형이 확정된 상황입니다. 정권도 바뀌고 실력 있는 전관 변호사를 썼는데 왜 그런 결과가 벌어졌을까요. 제가 알아본 바에 따르면 대표님에게 중형을 선고해 재기를 막아버리는...'꼬리 자르기' 시도가 있었습니다.유시민 이사장은 "거절하지 못하고 덕담하고 돌아온 게 전부"라고 꼬리를 잘랐습니다. 곧 "이철이 누구냐? 제대로 알지도 못 한다"고 대응할 것입니다. 유 이사장 뿐이겠습니까. 모두 대표님께 화살을 돌리고 인연을 부정할 것입니다. 그럼 그만큼 대표님의 형량은 올라가겠죠.물론 대표님께서 다 안고 가시겠다면 "이 모든 책임은 다 나에게 있다. 내가 감내하겠다"고 생각하신다면 그렇게 하셔도 됩니다. 하지만 14년 6개월은 몹시 긴 시간입니다. 여기에 추가 수사로 형이 더해진다면 대표님이 75살에 출소하실지, 80살에 나오실지도 모를 일입니다. 그 시간 동안 누군가는 대표님과의 인연을 부정하고, 헐뜯고, 대표님을 몰염치한 사람으로 매도할 것입니다. 이런 결과를 초래한 변호인 역시 믿으시면 안 됩니다.대표님을 한 번 뵙고 싶습니다. 뵙기 어려우시다면 서신이라도 주고 받고 싶습니다. 저는 단순히 기사 하나 때문에 취재원을 망치는 기자는 아닙니다. 나름 정의감을 가지고 살았습니다. 국정농단 사건 때에는 촛불을 들었습니다. 어디에도 치우치지 않고 팩트에 기반해서 취재를 했습니다.솔직히 말씀드리면 저는 대표님과 유시민 이사장 등 정관계 인사와의 관계가 궁금합니다. 강연 등의 대가로 얼마나 돈을 건네셨는지도 궁금하고, 이 분들이 실제 신라젠 주식을 많이 샀었는지도 궁금합니다. 하지만 그에 앞서서 대표님과 마주하고 허심탄회하게 얘기를 나누고 싶습니다.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대표님께서 "밑져야 본 전, 한 번 얼굴이나 보자"라고 생각하신다면 제게 서신으로 연락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가족을 통해서 연락주셔도 되고요. 바로 면회 신청해 찾아뵙겠습니다. 마주하시는 게 불편하시면 하고 싶은 말씀을 편지로 답신해주셔도 됩니다. 그 경우 저도 드릴 말씀을 편지로 여쭙겠습니다.채널A 이00 기자 : 000편지 보내실 곳 : 000제 집 주소까지 공개했습니다. 제 모든 걸 꺼내놓고 대표님께 연락드리는 것이니 한 번 기회를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2020년 2월 20일이철 대표님께또다시 인사드립니다. 일전에 편지 보내드린 채널A의 이00 기자입니다.대표님께 다시 한 번 연락을 드리고자 이렇게 편지를 쓰게 되었습니다.유례없는 중형을 선고 받으시고 괴로운 시간을 보내고 계실 대표님께 다시 한 번 위로의 말씀을 전합니다. 그 외로움과 억울함을 어느 누가 이해할 수 있겠습니까.요 며칠 간 날씨가 너무 추웠습니다.거두절미하고, 저는 채널A 법조팀의 취재를 총괄하고 있습니다.남부지검은 신라젠 수사를 본격적으로 재개했습니다. 법무부가 신라젠 수사팀 인력 충원 등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지만, 남부지검장의 의지도 확고해 수사는 과도하게 이뤄질 것입니다. 이미 6명의 검사가 투입됐습니다.VIK 관계자를 비롯한 많은 분들이 다시 조사를 받게 될 것이라는 얘기가 나옵니다. VIK 내부든 투자에 연루된 의혹을 받는 누군가는 자신이 살기 위해 진술을 할 것입니다. 그 과정에서 대표님은 더 큰 타격을 입을 것입니다.검찰은 대표님의 자산과 대표님이 소유하던 부동산 자금에도 다시 한 번 추적에 착수한 상황입니다. 소유하셨던 양주 부동산에도 수사 인력이 왔다간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가족의 재산까지, 먼지 하나까지 탈탈 털어서 모두 빼앗을 가능성이 높습니다.왜 대표님이 과도한 책임을 모두 떠안아야 될까요. 그리고 왜 아무도 대표님을 보호해주지 않는 걸까요. 대표님께 덕 본사람들이 상당히 많은 것으로 아는데 말입니다.솔직히 말씀드리면 저는 유시민 이사장 등 정관계 핵심인사 관련 의혹이 궁금합니다. 강연 등의 대가로 얼마를 받으셨는지도 궁금하고요. 이 분들이 실제 신라젠 주식을 샀었는지도 궁금합니다. 어차피 압수되어 넘어갈 주주명부도 궁금합니다.물론 대표님이 정관계 인사들과 친분이 있으신 것은 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모든 책임은 누구한테 씌워지겠습니까. 추궁은 누구에게 이어지겠습니까. 누가 파렴치한 사람으로 매도되겠습니까.대표님을 한 번 뵙고 싶습니다. 어려우시면 서신으로 허심탄회하게 말씀을 적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저는 단순히 기사 하나 때문에 취재원을 망치는 기자는 아닙니다.채널A 이00 기자 : 000편지 보내실 곳 : 000 2020년 3월 5일이철 대표님께또다시 인사드립니다. 채널A의 이00 기자입니다.대표님과 한 번만 뵙고 싶어 다시 편지를 쓰게 되었습니다.VIK 관련 이런 저런 분들을 만나보니 특히 000씨의 이름을 많이 들렸습니다.000씨가 대표님 관련 의혹을 누설하고 청와대 000실 행정요원으로 근무하고 있다는 얘기였습니다. 물론 이 내용 중 일부분은 틀린 것일 수도 있습니다.하지만 000씨가 비서로 근무하면서 예산 지출과 정관계인사 등 VIK의 중요한 부분을 많이 알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000씨 역시 곧 검찰 조사를 받을 것이 확정적이라고 합니다.000씨가 대표님과 현재 사이가 좋지 않은 게 사실이라면 본인에게 유리한 진술을 하고 대표님을 음해할 가능성이 높습니다.여기에 000와 000까지도 수사가 확장될 것이라고 합니다. 검찰의 수사 의지는 확고합니다.솔직히 말씀드리면 저는 유시민 이사장 등 정관계 인사들이 강연과 행사참석 대가로 얼마를 받았는지, 이후 주식 매입에도 관여했는지 궁금합니다. 주주명부도 궁금합니다.정관계 핵심인사들로 검찰의 칼날이 향할 가능성이 확실한 상태이기에 대표님의 말씀을 먼저 듣고 싶습니다. 물론 과거 뜻을 같이하셨던 분들이지만 지금은 다들 살기 위해 대표님을 모함할지 모릅니다.취재와 보도로 대표님을 도와드릴 수 있는 부분이 있다면 돕겠습니다.이00 기자 : 000(000) 2020년 3월 10일이철 대표님께채널A 이00 기자입니다. 제 편지를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대표님 지인분을 만나 뵙고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허나 구체적인 내용은 오해 없이 제가 직접 설명드리는 게 낫다고 생각해서 편지로 한 번 더 자세히 설명드리겠습니다.글을 읽어보시고 마음에 안 드시면 저희에게 다시 연락을 주지 않으셔도 됩니다. 저는 그간 수많은 대형사건 기사를 써왔기에 기사 한 개 안 쓰면 그만입니다. 또한 저는 안 되는걸 가능하다고 말씀드리는 무책임한 놈은 아닙니다. 다만, 제 글이 대표님께서 향후 수사와 재판을 준비하실 때 조금이라도 도움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먼저, 어떤 부분이든 조금이라도 지키고 싶은 부분을 정하시는 게 좋습니다.저는 대표님이 돈을 얼마나 남겨두셨는지 모릅니다. 하지만 돈은 지키기 어려울 것입니다. 그동안 겪어보셔서 아시겠지만 계좌 추적을 반복하면 돈은 언젠가는 다 드러나게 마련입니다. (물론 일반론으로 드리는 말씀입니다.)가족을 지키고 싶으시다면 이는 향후 전략에 따라 어느 정도 가능할 수도 있는 부분입니다. 벨류인베스트파트너 대표로 등재됐던 사모님을 비롯해 가족.친지.측근 분들이 다수 조사를 받게 될 것입니다. 이번 수사의 목표가 "예전 수사에서 부실했던 부분을 확실하게 짚고 넘어간다"임에 따라 가족 분들이 처벌을 받게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물론 저는 VIK를 자세히 모르지만 검찰 특수 사건 수사의 일반적인 진행 과정에 기반해 설명드리는 것입니다.)아쉽게 느끼실 수도 있겠지만 대표님이 검찰과 공식적인 '딜'을 할 수는 없습니다. 한국에서 플리바게닝은 불법이며, 이것은 할 수도 없고 해서도 안 됩니다. 저희를 비롯한 언론사 역시 이 부분은 관여할 수 없고 관여해서도 안 됩니다. 과거엔 통했을지 몰라도 지금은 할 수 없는 부분입니다.대표님 지인 분께서 "검찰과 함께 진행할 수 있느냐"고 말씀 주셨는데 이 말씀은 공식적으로는 '어렵다'는 답변 드립니다. 이걸 대번에 가능하다고 말하는 기자는 사기꾼입니다. 대표님을 잘 꼬드겨서 자기 뱃속만 채우고 다시 한 번 형량만 높아지게 만들 사람입니다. 그럼 "해줄 수 있는 것도 없는데 왜 기자가 나를 설득하느냐"고 생각하실 수 있을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저는 80년대식으로 뭘 만들어낼 수는 없어요. 솔직히 안 되는걸 되게 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될 만한 것은 되게 할 수 있습니다.대표님도 '카드'가 있을 것입니다. 유시민 전 장관 등 정관계 인사에게 강연료 등의 명목으로 돈을 건넨 내역이 될 수도 있을 것이고요. 신라젠 주식 매입 당시 정관계 인사 등이 관여한 내역이 될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밖에 제가 모르는 장부 등이 있을 수도 있겠죠.그 카드는 언론사와 조율해 세상에 나올 때 가장 효과가 있습니다. 이는 가족의 실형 선고를 막는 데에 적절한 카드가 될 것입니다. 이는 자명한 것이며, 저희 회사가 아닌 다른 언론사를 통하셔도 상관없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다만 대표님을 이해관계에 따라 이용해먹을 언론사는 있겠으니 조심하셔야겠지요.)그럼 어떻게 언론사를 통해 가족을 지킬 수 있을지 말씀드리겠습니다.먼저, 대표님은 그간 수많은 고액 변호인들을 고용했지만 14년 6개월이라는 참담한 결과를 얻었습니다. 변호인에게 사실상 '공사'를 당하신 것이라고 봐도 무방합니다. 잔인한 말로, 고액의 변호인을 또 고용한다고 한들 대표님은 칠순이 돼서 출소하실 수밖에 없습니다. 여태까지의 변호 전략이 모두 쓰레기였다는 것이죠."모든 카드를 수사 검사에 넘기고 선처를 기대한다?" 이 역시 너무 늦었습니다. 검찰에 조용히 협조하려면 몇 년 전에 하셨어야 합니다. 수사부서 역시 '본인의 성과'라고 강조할 것이며 대표님이 직접 협조하는 것에 별 관심이 없어요.언론사 한 곳을 잘 이용하시면 됩니다. 국정농단 사건 당시 검찰 수사는 당시 정권에 미온적이었지만 '태블릿 PC' 사건 이후로 달라졌습니다. 당시 한 방송사가 충분한 보도를 한 뒤 검찰에 수사의뢰를 했고, 그 이후는 대표님이 아시는 바와 같습니다. 한 번 상세히 보도가 된 뒤 수사를 의뢰하면 그 수사는 제보자 측이 계획한대로 흘러갈 수밖에 없습니다. 또한 이것이 일반 개인과 언론사와의 차이점입니다.제가 생각하는 그림은 이렇습니다. "이철 대표가 심경 고백을 했다. // 이미 중형이 확정된 만큼 어느 정도 (도의적인) 사과를 하면서도, // 자신의 억울함을 상세히 설명했다. // 그는 정관계 인사의 관여 의혹 등을 밝히는 한편, // 검찰 수사에 성실히 협조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런 식의 보도를 계획해 진행하려고 합니다.이를 통하면 대표님의 심경도 충분히 전달되면서 대표님의 '카드'도 내세울 수 있습니다. 또 "검찰 수사에 충분히 협조한다"는 걸 대외에 알리는 명분이 생깁니다. 대표님의 '카드'를 모조리 언론을 통해 한 번에 알릴 필요는 없습니다. 파급력 있는 50% 정도만 언론을 통해 알려 명분을 만들고 나머지 50%를 검찰의 입장 변화에 따라 검찰에 조금씩 제출하시면 됩니다. (언론사야 한 번에 모두 공개하면 좋긴 합니다. 하지만 보도가 나온 뒤... 검찰이 대표님의 진정성을 알아준다는 생각이 들 때 나머지를 밝히는 것이 대표님께 더 좋다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그럼 "아무 기자나 만나서, 아무 언론사나 만나서 진행하면 되는 것 아니냐"고 생각하실 수도 있을 것입니다. 저는 여기서 저희와 다른 회사와의 차이점을 말씀드리겠습니다. 저를 비롯한 채널A 법조팀원들은 많은 검찰 취재원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저는 다년간의 검찰 취재로 검찰 고위층 간부와도 직접 컨택할 수 있습니다. 또한 저희 회사는 JTBC나 KBS, MBC처럼 친정권적이지 않으며, TV조선처럼 극우 성향을 띄지도 않습니다. 이는 특정 목적을 가지고 대표님을 이용하지 않는다는 말씀입니다. 아울러 이런 보도는 신문보다 방송을 통해 나가야 파장이 극대화됩니다. 저는 수백 건의 특종보도를 한 바 있으며, 다수의 수상경험도 가지고 있습니다. 섣불리 행동해서 취재원을 다치게 하지 않습니다.저는 로비스트가 아닙니다. 앞에서 말씀드렸듯 검찰과 먼저 손을 잡고 이 사건을 특정 방향으로 진행시킬 수는 없습니다. 그러면 처벌받으니까요. 대신 보도에 발맞춰 검찰 고위층에 대표님의 진정성을 직접 자세히 수차례 설명할 수는 있습니다. 대표님께 자료를 받아서 검찰에 넘기며 "이철이라는 사람이 억울해 하고 있다. 이미 중형을 선고 받은 상황이다. 가족들까지 실형을 사게 될까 우려를 하고 있다. 이에 검찰 수사에 협조하고 싶어 한다." 이런 식으로 말이죠. 보도와 설득+진술이 합쳐진다면 당연히 수사와 구형에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물론 검찰이 제게 확답을 줄 수는 없을 것입니다. 대표님 지인분과 대화를 나눴는데 다시 생각해보니 검찰 측 입장 녹음은 어렵습니다. 저도 정상적인 범주 안에서 취재를 하는 기자입니다. 이런 것 때문에 대표님께서 망설이신다면 저도 진행하지 않겠습니다. 하지만 제가 말씀드리는 경우처럼 진행한 사건들은 대부분 구형에서 참작이 되었습니다. 신뢰를 주신다면 저는 할 수 있는 부분 안에서 잘 해보겠습니다.대표님께서 단순히 검찰 수사를 받는 것과 비교했을 때 '심경 고백'+'억울함 소명'+정관계인사 관여 등 '히든카드' 사용+"검찰 수사에 성실히 협조하겠다"는 보도+'여론 형성'+'저희가 대표님의 우려를 검찰에 설명'+'(여론에 따른) 검찰의 태도 변화'까지 얻으실 수 있다는 점을 설명 드립니다.대표님께서 생각하실 시간은 3월 중순까지 15일 정도 남았다고 말씀드립니다. 남부지검에 확인한 결과 '코로나 사태'로 인해 신라젠 사건 압수수색이 일부 지연되고 있다고 합니다. 약간의 시간이 있습니다."보도로 달라질 게 뭐가 있나. 나와 알고 있는 정관계 인사들만 다치는 것 아닌가"라는 생각하실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들은 모두 대표님을 버렸으며, 그 결과가 오늘날 차가운 구치소 바닥에 계신 대표님이라는 것만 냉정하게 말씀드립니다. 또한 그 카드를 쓸 수 있는 것 역시 이번수사가 처음이자 마지막입니다.14년 6개월 후면 유시민 전 장관은 거의 팔순이 되겠네요. 대표님 덕분에 돈도 벌고 세상에 하고 싶은 소리도 다 하고 잘 살겠지요. 혐의에 비해 턱없이 높은 형량을 대표님 혼자 짊어지는 건 가혹합니다. 여기에 가족까지 처벌을 받게 된다면 집안을 완전히 망가뜨리는 게 되겠지요. 책임을 혼자 떠안지 마세요.마지막으로 말씀드립니다. '코로나 사태' 이후 처오아대 내부적으로 조사한 정권 지지율은 대폭 하락했으며, 야권이 총선에서 과반수를 차지할 가능성이 매우 높은 상황입니다. 정권이 바뀔 가능성도 높기에 대표님께서도 그런 부분들을 고려하셨으면 합니다. 수사는 생물이며 검찰 역시 이런 정국을 신경 쓸 수밖에 없습니다. 모든 건 때가 있는 법입니다.의향이 있으시다면 앞으로는 찾아뵙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채널A 이00기자 올림. 2020년 3월 20일 [MBC-이철 전 대표 옥중 서면 인터뷰-1]# 제보를 하시게 된 이유거짓도 검찰이 사실이라고 주장하면 현실이 되는 것을 겪었습니다. 기자의 편지 내용은 구체적인 시나리오가 있었고 그 시나리오에 따라서, 언론이 보도하고, 수사가 진행되고 있어서 진실을 밝히려 제보하게 되었습니다.# 최근 검찰 조사 당시 검찰에서 물어본 내용3월 12일 금조2부 000검사실 000에서 해외송금 관련 사건으로 진술인 조사를 받았는데, 사건과 무관한 법인계좌의 송금내역 및 저의 개인통장의 송금 내역 등을 질문하였습니다. 위 질문은 법인 계좌 추적 등으로 이미 소명이 된 것들인데, 마치 특정인을 염두에 두고, 그 사람에게 현금을 전달한 것으로 예단한 질문들이었다. (목적을 가지고 한 질문들)질문 내용 “2013. 11. 00일경 법인계좌에서 21,000,000원이 출금 되었는데 이는 어떤 용도인가요?” 라는 식의 질문이 7~8개 있었다. 법인의 회계 장부를 보면 금방 알 수 있는 내용인데 현금으로 출금되었다는 사실을 핵심으로 해서 질문의 목적을 드러낸 것으로 생각된다.# 종편 기자의 편지를 받아보고 든 생각은?처음은 황당했다. 그러나 2~3차례 편지가 오면서 구체적인 상황을 적시하고 그 편지 내용을 뒷받침하는 언론 보도들을 접하면서 편지의 내용이 그저 소설을 쓴 것이 아니라, 구체적인 계획을 하지고 진행된 것으로 생각되어졌다.두려움과 공포를 느꼈다. 가족을 수사하겠다는 말이 장난처럼 들리지 않았다. 집사람의 건강이 걱정되었고, 사실을 전혀 모르는 기자가 마치 범죄를 저지를 사실이 확실하다는 예단을 가지고 이야기 하는 부분에서는 화가 났다.내가 돈을 어디다가 숨겨 놓았을 것이고, 유시민 작가 등 정관계 인사에게 돈을 주었을 것이라고 단정하고 질문하는 것을 보면서, 거대한 음모가 잇을 것이라는 생각에 납득할 수 없는 12년형의 판결도, 지난 5년간의 비상식적인 검찰의 수사 및 재판도 거대한 음모의 단편들이라고 생각되어져 두려웠다.# 최경환 5억원 투자 관련 내용2014년 신라젠 전환 사채 투자하는 과정에서 사채인수일자를 조율하는 과정에서 “우리의 사채인수시기를 조금 일찍 하고, 다음 전환 사채 발행 시 최경환 5억 그리고 최경환과 관련된 사람들의 자금이 60억 정도 들어올 것이니, 서둘러 사채 인수시기를 정하자”고 이야기를 전해 들음. 당시 인수가는 3,500원 or 4200원 둘 중 하나인데, 자료를 확인할 필요가 있어요. (시기는 자료를 통해 검증할 필요 有 - 자료는 저에게 있어요.) # 종편 기자의 말대로 검찰이 움직이는데 이에 대한 생각은?· 12년 형을 선고받은 사건의 검찰 기획 수사에서부터 재판, 그리고 추가 압수수색, 기소, 영장청구 등의 제 과정을 겪어본 후라서 말도 안 되는 사실관계를 프레임을 씌어서 검찰이 주장하면, 거짓도 현실이 된다는 것을 알았기에 지금 몹시 두렵습니다.· 더욱이, 2019년 3월 암수술을 한 저의 안사람도 수사한다고 하니 분노, 억울함, 애타는 감정을 조절하기 어렵습니다.# 검찰과 종편기자는 여야, 특히 여당 인사들이 투자하거나 돈을 받은 내용을 궁금해 하는데 그런 사실이 있는지· 전혀 없습니다.· 강연료는 1시간에 30만 원 정도였고 강연 오시면 2시간을 강의하셔서 강연료는 50~60 정도 선에서 지급된 것이 전부입니다.· 전혀 없습니다. (강조)# 하시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저희 Value는 결단코 사기집단이 아닙니다. “속은 자도, 속인 자도 없고 재산만 남아 있는 사기”를 보셨나요. 이런 사기가 가능한가요?·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집단 지성의 힘으로 새로운 성장동력을 만들려고 노력한 Value에게 상은 못 주어도, 모욕을 주면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공공의 이익에 조금이라도 기여하려고 노력했습니다. 저희 Value를 다시 평가해주십시오.- 18개 기업을 상장시킨 Value입니다.- '약자들의 연대'로 미래를 이끌 벤처기업을 키운 Value입니다.- 실물 경제에 기여하는 투자만을 한 Value입니다.- 실패도 사회적 자산이 되도록 문화를 만든 Value입니다.- Value는 기득권 전체의 집중 조화로 죽어가고 있습니다. 다시.. 조명해서 Value의 실체를.. 진실을 밝힐 기회가 있길 소망합니다. 2020년 3월 30일 [MBC-이철 전 대표 옥중 서면 인터뷰-2]1. 몇 회차 CB 발행 때인지는 잘 기억이 나지 않지만 “CB 발행을 100억을 하려한다. Value는 얼마 정도 할 수 있느냐?” 라는 식의 질문을 곽병학 사장이 하였고, 난 최대한 많이 하고 싶다고 답하였습니다. 그러자, “이번에 최경환 부총리가 5억 그리고 그 쪽의 peer 그룹에서 50~60억 정도 투자하려고 하니, 밸류는 그걸 감안해서 CB인수금액을 정해주면 좋겠다”고 곽사장의 의견을 주어, Value는 50억 정도 인수하는 걸로 하고 (금액은 정확하지 않습니다) 다음 번 CB 발행 회차 때 더 기회를 달라고 하였습니다.이후, CB 발행 한도가 차서, 밸류는 우선주로 투자를 하게 되었습니다.2. CB발행과 우선주(상환 전환 우선주) 발행 내역은 Value 가 신라젠과 투자 약정한 계약서가 있습니다.- 전환사채 인수 계약서를 보면 CB발행 내역이 있습니다.만약, 기명 CB면 (차명이라면) CB 발행자를 찾아보면 됩니다. (list의 명의자 中 000등의 개인과 00문화재단 등이 우선 의심, 더 나아가면 000 및 금융기관들도 차명으로 이용 가능해요)3. 곽병학 당시 사장4. 저의 추측은 곽병학 / 문은상 그리고 000가 알고 있다고 생각해요. 지금 CR과 관련된 전문가는 문은상의 삼촌이라고 하는 000가 주도하는 것으로 d라고 있기 때문입니다. 2. 채널A의 이00 기자가 편지로 알려주었고,· 아는 변호사가 우연히 검찰 측 입회를 갔다가 들었다고 전언. 아주 조심스럽게.. 다른 사건의 의뢰인 입회.· 출정을 다녀온 수용자 중 한 분이 금조부의 수사가 신라젠을 집중캐고 있다고 전해주면서 흘리는 말로 전언함.3. 000 검사가 000 변호사에게 전화를 하여"출정을 거부하면 체포영장을 발부하겠다. 그러니, 수사에 협조해달라"고 전해달라고 하여, 2020년 3월 25일 접견을 와서 나에게 검찰출정 요구에 응해줄 것을 부탁하였고, 나는 알아서 하겠다고 하였고, 000은 출정요구를 거부해서 체포 영장으로 검찰에 가면 모양새가 안좋다고 하였고,그냥 출정가서 사실대로 진술하면 되지 않느냐고 나에게 설명해주었습니다."계속 다그치고, 협박을 하겠지만, 사실이 아닌 것을 사실로 말할 수 없는 것 아니냐, 그러면 진술을 거부하면 된다"라고 전해주었어요.금조 1부는 000변호사 통해서 출정통지 예고를 한 상황이고 금조2부는 3월에 총 6회 요청을 하여 5회째인 3월 12일 오후에 출정하여 진술인 조사를 하였습니다.금조2부에서는 출정을 나올 때까지 출정을 요청하였습니다.그래서 3월 11일, 12일, 13일, 14일 계속 출정을 요청한 상태에서 3월 12일 출정을 하게 된 것입니다.(날짜는 혼선이 있지만, 3월 17일에도 출정 요청을 신청해놓은 상태로 확인되어 제가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하였습니다.) https://imnews.imbc.com/newszoomin/newsinsight/5697147_29123.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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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짱공일기장] 두가지 인생 - 92
Channel 1. 로키 아이리스는 눈을 뜨지 못했다. 어찌나 지독하게 당했는지, 솔직히 말해서 지금 그녀가 눈을 떳다고 해도, 그것을 알아차릴 자신이 없을 정도였다. 아침에는 터질 듯한 벅찬 느낌을 가슴에 품으며 문지방을 밟았는데, 지금은...... 다른 의미의 느낌이 가슴에 묵직하게 얹어져 있었다.다른 녀석들이 그녀를 수발하겠노라고 나섰지만, 그 모든 제안을 물리치고 그녀의 곁을 지켰다. 그녀가 의식을 잃은 시간이 길어지면 길어질수록, 명치가 뻐근해져갔다. “너도 인제 좀 쉬고 그려.”“......”“아따 의사도 왔다 갔잖여. 좀 만 쉬고 나믄 괜잖아 질거라구.”“지금 이 사태....... 네 녀석의 의도한 바는 아니겠지?”“탓해서 뭐혀? 만약에 남 탓혀서 아이리스씨가 툭툭 털구 일날 수 있음, 내 남은 팔 한 짝도 뜯어가라.”“.......”“암만 장사꾼이 뭐든 다 팔아두, 동료의 안전까지는 안 팔어야.”“늦어서 죄송합니다.” 아, 저기 영웅 나리가 납셨군. 알 샤인이 그 잘난 낯짝을 이제야 들이밀었다. 왕도의 골칫거리 PBRC를 유치장으로 글겅이질 해간 도시의 영웅께서 이런 누추한 곳까지 납시다니, 이거 참 황송해서 몸 둘 바를 모를 노릇이다. 그런 생각은 주설과 리겔도 마찬가지였는지, 그를 바라보는 우리의 눈길은 더없이 싸늘했다. “아이리스씨의 일은 정말로...... 유감스럽게 생각합니다.”“.......”“체포영장이...... 생각보다 너무 늦게나왔어요. 그게 조금만 더 빨리 나왔더라면......”“됐으니, 가서 발 닦고 잠이나 자쇼.”“그..... 그래도 다행이에요. 이 일로 PBRC놈들을 일망타진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찾......”“좀 씨발 눈치 더럽게 없네...... 야 이 호로새끼야 다행이라는 말을 허믄, 우덜이 춤이라도 출거 같었냐?” 리겔의 엄포에 알 샤인은 움찔 했지만, 자신의 할 말을 그만 둘 생각은 없는 것으로 보였다. 녀석은 비지땀을 흘리며 자신의 입장을 설명아닌 변명하고자 했고, 그 작태는 가만이 있는 나조차도 더 이상은 참을 수 없게 만들었다. 참으로...... 사람 복창 터지게 하는데는 일가견이 있는 녀석이었다. 나는 아이리스에게서 잠시 눈을 떼고, 녀석에게 다가가 멱살을 틀어잡았다. “수상 소감 발표는 기자들 앞에서나 하고, 여기선 좀 빠지지? 역겨워서 더는 못 들어주겠는데.”“큽.....큭.”“니가 거리에서는 영웅 소리 듣게 될 지는 모르겠지만, 우리한테는 그저 자기 할일 제대로 못한 무능력한 잉여새끼에 지나지 않으니까. 상황 판단은 확실히 하자고.”“큭...... 그래, 내 잘못이지 근데...... 그거 알아? 애초에 니들이 좆같은 짓거리만 벌이려고 들지 않았으면......켁!” 복창이 끓어 넘치게 만드는 말이었지만, 그 말 한 마디 한 마디 어디 하나 틀린 구석이 없었고, 그 말의 비수는 온전히 나의 가슴을 찔렀다. 손에 힘이 풀려 녀석을 놓아주자. 녀석은 캑캑거리며 숨을 가다듬고는 “수사 결과는...... 검찰에 이관할 거니까, 48시간 내에 구속 영장이 청구될 거야. 그때 너희는 증인 혹은 참고인으로서 검찰에 니들이 보고 듣고 겪은 바를 이야기해야 해...... 그게 아이리스씨의 희생을 헛되게 하지 않는 길 일거다.”“희생......?”“그래, 그래야 그놈들이 법의 심판을 받지.”“법이라..... 잣이나 까 잡수라고 해. 심판은 우리가 직접 할 거니까.” Channel 2. 아이리스 눈을 뜨자 낯익은 천장이 저를 내려다보고 있었습니다. 시야가 매우 좁긴 했지만, 로키군을 비롯한 다른 사람들이 저를 지켜보고 있다는건 어렵지 않게 알 수 있었어요. 저를 바라보는 그들의 눈에는 수심이 가득했지만, 그 수심에 잠겨있는 바람에, 제가 눈을 떴다는걸 미처 알지 못했나봐요. 하하 이거 참 얼마나 두들겨 맞았길래 이런 코미디 아닌 코미디를 만든 걸까요? 목을 가다듬어 제가 깨어났다는 사실을 알리고 싶었지만, 바싹 말라붙은 목젖은 일하기를 포기했는지 힘을 아무리 들여도 가르랑거리는 가래끓는 소리만 만들어내더군요. 짧은 순간이지만, 식물인간이 이런 심정일까 하는 생각이 들었답니다. 손을 움직이고 싶어도 까딱할 수 없고, 소리를 지르고 싶어도 지를 수 없는 비참한 상황...... 온몸이 보이지 않는 끈에 의해 꽁꽁 묶여있는 기분이었어요. 혼자서 자기 자신과의 싸움을 하느라 낑낑대는 동안, 알 샤인씨가 들어왔습니다. 배갯속에 머리를 파묻고 있는 바람에 정확하게 들리진 않았지만, 그는 우리 ‘필그림’들에게 사과 비슷한 말을 했던 것 같아요. 하지만 그건...... 영 좋지 않은 반응을 이끌어낸 것 같았습니다. 그들은 그 말을 시작으로 격렬하게 입씨름을 벌였고, 결국 로키군이 그의 멱살을 잡으며 손찌검을 하기에 이르렀죠. 로키군이 그를 두들겨 패는 동안, 그는 윽윽 거릴 뿐, 별다른 저항을 하지 못했습니다.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안했다고 보는게 더 맞을 것 같아요. 온힘을 다해서 두들겨 패는 쪽과, 손도 들어올리지 않고 두들겨 맞는 쪽의 처연한 대결은, 의외로 로키군의 패배로 귀결이 난 것 같았습니다. ‘다 때렸냐?’라는 알 샤인씨의 말에, 로키군은 그의 얼굴에 침을 뱉는 것으로서 실랑이가 끝이 났거든요. 알 샤인씨는 한참동안 씨근거리고서도 자기 할 말은 끝까지 하더군요. 잘 들리진 않았지만...... 대충 얻어들은 언어의 파편을 조합해보자면 ‘너희한테 두들겨 맞고 깨지는건 오늘이 마지막이다.’라는게 그의 요지였던 것 같습니다. 또 귀를 기울여보니 다른 말도 들리네요. ‘허튼 짓 할 생각 마라.’ ‘우린 너희를 지켜볼 거다.’ 그리고 ‘PBRC는 법에 따라 벌을 받게 될 것이다.’라고요. 혼자만의 싸움을 벌이는 동안 이런 다이나믹한 일이 벌어지더군요. 저는 한참동안 시행착오를 겪은 뒤에, 인정할 것은 인정해야겠다는 결론을 내렸어요. 원체 몸이 상했으니, 몸을 일으키는건 잠시 유보하고, 제가 움직일 수 있는 최소한의 근육이라도 수습해야겠다는 거에요. 별다를게 있나요? 아까 잔뜩 말라버린 목젖 말이에요. 저는 그들이 실랑이를 벌이는 동안, 최대한 혀를 굴려, 바싹 말라버린 입안에 침을 고이게 만들었고, 그걸 소리없이 꿀떡꿀떡 삼켰습니다. 다행이 제 노력이 통했는지 목젖에 습기가 돌면서 가래끓는 소리는 잦아들고, 그 빈자리에 ‘인간의 언어’를 뱉을 수 있는 공간이 채워졌습니다. 이윽고 알 샤인이 방문을 쾅 닫고 나가는 그 시점에, 드디어 제가 꿈꾸던 의사소통을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애는...... 괜찮아요?”“어? 어어? 깨어났냐?”“진작에요......” 제 말에 로키군은 말을 잇지 못하고 고개를 푹 숙였습니다. 그의 어께가 가늘게 떨렸어요. 자신의 감정을 들키고 싶지 않았는지 고개를 숙였다, 하늘을 바라봤다를 한참동안 반복한 뒤에, 그는 물기어린 눈가를 닦으며 제게 “사람이 답답해도 정도가 있어야지. 왜 이리 바보같이 구냐! 넌 진짜......”“하하...... 미안해요.”“애는 괜찮아. 어디 사는 머저리가 대신 두들겨 맞아준 덕에 뼛조각 하나 안 부러졌다.”“.......다행이네요.”“다행? 또라이도 이런 또라이가 없구먼. 너 지금 견적이 얼마가 나온지 알기나 해?”“어쩔 수 없었어요. 생각하기도 전에 몸이 알아서 움직여버린걸요.”“하......” 애정이 뚝뚝 떨어지는 지청구를 한참동안 늘어놓았습니다. Channel 1. 로키 1624년 9월 12일 알 샤인의 말대로, 48시간이 다 하기 전에 구속영장이 발부되었고, 붙잡힌 PBRC놈들은 그대로 구속이 되었다. 우리는 그날 이후로 검찰청 로비가 닳아지도록 드나들었다. 사건의 당사자이자, 중요 참고인이기 때문에 조사를 받아야 했기 때문이다. 중요 참고인이어도 나름 급이 있어서인지, 당시 현장에 없었던 나와 리겔은 간단한 부재증명을 하는 것으로 끝이 났지만, 답답이와 주설은 현장에 있었기 때문에 사정청취를 위해 더 오래, 그리고 더 자주 불려다녔다. 답답이와 주설의 말에 따르면, 의외로 알 샤인과 마주치지는 않았다고 한다. 아무래도 ‘필그림’들을 호위하는 임무가 그에게 부여되어있기도 했고, 사건의 후반부에 그가 개입한 것이 다였기 때문이기도 했다고 한다. 알 샤인의 흔적은 검사가 그들에게 말했던 ‘알 샤인 경사에 따르면......’에서나 찾을 수 있을 정도였다고. 얄 샤인도 이것저것 증언을 한 모양이었지만, 그것에 대해선 일절 말을 아꼈다. 하지만 사람은 언어를 사용해서만 말을 하는건 아니지. 그의 근무 태도나, 우리를 대하는 태도는 언어를 빌지 않고도 우리에게 많은 메시지를 던졌다.PBRC의 준동은 확연이 줄어들었고, 그것은 그로 하여금 우리를 호위하는 것에 몰두하는 정도를 가볍게 만들었다. 초기에는 빡빡하다 싶을 정도로 우리에게 붙어 다녔지만, 요즘은 조퇴를 쓰거나, 외출을 하는 등, 비교적 유연하게 근무를 하는 쪽으로 바뀌었다. 나름 업무강도가 줄어든 셈이지만, 그것이 무색하도록 얼굴은 점점 어두워졌다. 물론 녀석의 입으로 그런 이유를 말하지는 않았지만, 그 이유를 설명해 주는 다른 소스들은 넘쳐났다. 그 중에 하나가 바로...... “이거 사태가 요상허게 돌아가는거 같은디?”“왜?”“안나, 줘 볼 테니 읽어봐라.” 리겔이 건넨 신문은 탑 제목에는 ‘미궁에 빠진 수사, 진짜 실세는?’이라는 글자가 큼지막하게 적혀있고, 사진부분은 이례적으로 대형 물음표가 자리잡고 있었다. 기사의 내용은 다음과 같았다. 이번 일로 PBRC의 수뇌부가 대거 체포되긴 했지만, 실권을 가진 리더, 즉 실세는 체포망을 교묘하게 빠져나갔다는 것이다. “그거야 체포된 놈들 적당히 주무르면 대충 견적 나오겠지 뭐.”“아따, 징허게 악셀 때려 밟는구마잉. 쫌 더 읽어보씨요.” 그의 지청구에 기사를 더 읽어내려가니, 정말 사진그대로 대형 물음표가 내 머리위에 떠올랐다. 수사팀에서 피의자들에게 실세에 대한 조사를 해보니, 오히려 사안이 미궁 속으로 빠져들었다는 것이다. 실세에 대한 수뇌부들의 증언이 완전히 엇갈렸기 때문이다. 어떤 이는 거대한 덩치를 가졌다고 주장했지만, 한편으론 보통체격이나, 그 이하의 왜소한 체격의 인물이라고도 했다. 심지어는 남자인지 여자인지 여부도 엇갈렸다고 한다. 그나마 이 중구난방으로 퍼져나가는 주장들에게서 공통점을 기적적으로 찾는다면, 그 실세라는 작자가 가면을 뒤집어쓰고 있어서 실제 얼굴을 본 이는 아무도 없다는 것이다. “뭔 만능가면이여? 그것만 뒤집어쓰면 크기고 성별이고 죄다 뒤죽박죽이 되게?”“기사를 보아하니, 구속시키는 것도 일정 기간이 있는 모양인가 본데 큰일이야. 기사 내용이 맞다면 구속 기한은 14일 밖에 안된다는데? 이러다가 간신히 잡은 놈들을 속절없이 풀어줘야 할 판이다.”“지미,..... 허여멀건헌 넘이 법 타령을 존나게 혀 쌀 때 눈치를 까야 썼는디......”“근데 구속기간이 끝나면 어떻게 되는거지?” Channel 2. 아이리스 1624년 9월 12일 “어떻게 되긴 뭘 어떡혀유. 그냥 풀어주고 재판 받게 허는거쥬.” 주설씨는 그것도 모르냐는 얼굴로 저를 바라봤습니다. 저를 바보 같다는 시선으로 보는 그녀의 손에서는 샌드위치의 내용물이 줄줄 흘러내리고 입가엔 소스가 잔뜩 묻어있었어요. “조심해요.”“아이고 이런...... 손이 한 짝 뿐이라.” 저는 그녀의 손에 달라붙은 소스와 채소를 떼어주고, 소스로 허옇게 뜬 그녀의 입가를 닦아주었어요. “풀어주고 재판을 받는다고 하면...... 어떤 바보가 재판에 나오려고 하겠어요?”“뭐...... 정신 똑바로 박힌 놈이믄 나오긴 나올걸유? 피의자가 재판에 안나온다는건 지 방어권을 포기헌다구 허는 거거든유.”“방어권이라...... 그게 뭔데요?”“방어권이 별거겄슈? 나는 죄가 없다는 걸 증명할 권리를 말허는거쥬. 인생사 셀픈디 지 밥그릇 지가 챙기는거 아니겄어유? 안나오믄 지만 손해니께 결국은 나올 수 밖어 없는거쥬.”“근데 그건 정신이 똑바로 박힌 사람에 해당되는 거 아니에요?”“뭐 시한부 선고 받았다그나, 아님 대그빡 굴려두 좆된게 확실허다 허믄...... 안 나올 수도 있겄네유. 다만.”“다만?”“공소를 유지혀야 하는 검사들은...... 쪼깐 쫄리긴 허겄네유. 까딱하다간 개망신 당하게 생겼는디.”“검사들이요?”“잉. 안그러겄슈? 글겅이질 헌다고 혔는디 잡아 노니까 죄다 즈그 주인도 못알아보는 피래미들 아녀유. 그 바람에 실세란 넘은 특정도 못혀서 법정에는 넣지도 못 헐거구. 오매, 양반은 못되네.” 우릴 향해 다가오는 알 샤인씨를 발견한 그녀의 얼굴이 딱딱하게 굳어졌습니다. 그녀는 손에 들린 샌드위치를 집어던지고 후다닥 냅킨으로 자신의 얼굴을 닦았어요. 조금이라도 빈틈을 보이지 않겠다는 굳은 결의와...... 어긋나버리는 알 샤인씨의 파편화된 행보가 안타까운 콜라보를 이루는 것 같았어요. “조사는 잘 마치고 오셨습니까?”“아 네 뭐......” 알 샤인씨는 주섬주섬 서류더미를 서류가방에 쑤셔박으면서 피곤한 웃음을 지어보였습니다. 말은 하지 않았지만, 지독한 격무에 시달리고 있는 모양이었어요. “The Cloud까지 모셔다 드리겠습니다.”“아녀유. 보아허니 나쁜 넘들 잡아가둘라고 정신 없는거 같은디 지들끼리 알아서 갈게유.”“그래도......”“그리고, 기사단 분들의 도움 덕택에 요샌 PBRC넘덜도 함부로 까부질 않으니 호위 없어도 되유. 당분간은 나쁜넘덜 뿌리 뽑는데 집중해 주셔유.” 따뜻해 보이지만, 차가운 선을 그어버리는 그녀의 의중을 알아차린 걸까요? 자신의 행동이 인정받았음에도 불구하고, 그 말을 듣는 알 샤인씨의 얼굴은 시들한 푸성귀 같았습니다. 그는 조그맣게 ‘조심해서 가세요.’라고 주억거리곤 우리에게서 서서히 멀어졌습니다. “너무 차갑게 대하는거 아니에요?”“뭐..... 이정도 밀어놔야, 오기가 생겨서라두 아득바득 땡길라 그러지 않겄어유? 기사단 내근직을 고스톱으로 딴게 아니라믄 그 정도 악바리는 있어야쥬.” Channel 1. 로키 리겔이 준 기사를 찬찬이 읽어내려가다보니, 며칠사이에 여론의 방향이 확실히 바뀌긴 바뀌었다는걸 느꼈다. PBRC의 악행을 적나라하게 묘사한 기사에 조차도 중간중간 ‘아니 이놈들이?’하는 느낌이 들 정도로 그들의 입장을 옹호하는 뉘앙스의 내용이 교묘하게 들어가 있었다면, 요사이 언론에서는 PBRC는 무저갱 속에서 영원히 불타올라도 성이 차지 않을 천하의 잡놈이 되어있었다. 그들의 입장에선 ‘쓸모있는 장난감’이 망가진 셈인 모양인가보지? 이민자들에 대한 은근한 증오를 조장하는 기사들은 점차 잦아들고, 그 빈자리를 ‘경제’와 ‘정치’문제가 대신해나갔다. 광기의 폭풍이 잦아들고, 점차 정상을 찾아가는 셈이지. ‘그들’로서는 아쉬운 상황일 것이다. 혼란중에 장난질을 치는건 ‘그들’의 특기니까. 하지만 어딜가도 또라이는 존재하기 마련이다. “워매, 그놈새끼가 또 다시 일을 쳤어야?”“가면살인마?”“잉..... 이놈시키 한동안은 잠잠 하드만..... PBRC가 조용하니께 역주행을 허고 지랄이네.” 또라이 일정량 보존의 법칙이 있지. 어딜 가도 또라이는 존재하고, 그걸 피해서 다른 곳으로 가도, 거기에도 또 다른 또라이가 또아리를 틀고 있다. 만약, 새로운 곳에 갔을 때 또라이의 그림자도 비치지 않는다면? 자기 자신이 또라이라는 것...... ‘세상에 공짜 점심은 없다.’ 만큼이나 시대를 관통하는 이 법칙을 저 자식은 몸으로 증명하고 있는 모양이다. 이번 활동을 지켜보노라니...... 뭔가 이전과는 다른 뉘앙스가 느껴졌다. 이제까지 읽어본 기사에 따르면, 녀석은 ‘쾌락 살인마’의 범주에 속한다. 쾌락이라는 단어가 붙어서 마약쟁이 정도로 생각할 수도 있겠는데, 쾌락도 나름 수준이 있거든. 이놈은...... 뭐랄까 ‘플라토닉’한 쾌락을 추구하는 것 같았다. 왜 그런 생각을 하냐고? 내가 지켜봤을 때 이놈은 나름의 기준이 있는지, 범행을 하는 일시와 장소, 대상이 일정했다. 시간과 장소 그리고 대상이 맞는 놈들만 죽여왔거든 이런 놈들은 살인을 뭐랄까...... ‘건물을 짓는 것’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자신의 미적 기준에 따라서 주춧돌을 놓고, 기둥을 세우고, 지붕을 올리는 것. 그래서 답답이와 대화를 나누면서 반쯤 장난으로 녀석의 모습을 프로파일링 해 봤을 때, ‘철저히 계획적’인 인물이라고 생각했다. 왕도의 성벽만큼이나, 면도칼 하나 들어갈 틈 없는 철두철미한 타입...... 그래서 답답이가 ‘거리의 아이들’을 동원해서 가면 살인마를 추격할 때 잡을 수 없을 거라고 생각했거든. 근데 이번은 좀 달랐다. “그려? 난 잘 몰겄는디? 그냥 사람 아무나 잡아 죽이는거 아녀?”“어. 그점이 이전과는 다르다는거다. 이전에는 나름의 기준이 있었거든. 살해 시각, 살해 장소, 살해 대상이 정해져있었어. 근데 요사이 벌어지는 일을 보면....... 뭔가 중구난방하단 말이야. 마치......”“되는대로 죽여 버린다?”“또는 화풀이라도 하듯이.”“허...... 완전 미친놈아녀?”“원래 미친놈이었어. 예전엔 100정도 미쳤다면 지금은 한...... 115정도?”“신문 읽고 있었냐?” 주설이 우리의 대화에 끼어들면서 의자에 몸을 뉘였다. 꽤 오랜시간 조사를 받고 왔지만, 녀석의 얼굴은 퍽 밝아보였다. “인자 넘덜도 정리됐겄다. 사업혀야지.” Channel 2. 아이리스 주설씨는 전략을 새로 수정해야 한다는걸 인정했습니다. PBRC와 기사단의 대립구도속에서 우리의 이득을 취하고자 하는게 이전의 전략이었다면, 지금의 상황은 그런 전략을 수행하기 어려워졌잖아요. 대립을 하기도 전에 PBRC는 자신의 목을 졸라버리는 멍청한 짓을 택해버렸고, 둘은 대립을 하기 어려울 정도로 역학관계가 허물어져 버렸기 때문입니다. 그런 생각을 하게 된 데에는, 로키군이 기사단에 잠입해 들어갔을 때, 기사단 창고에서 기사단의 ‘유품’을 찾지 못한 것도 한 몫을 했습니다. 이해하기 어렵지만, 기사단에는 기사단의 ‘유품’이 없는거에요. “인자는 기사단에 볼 일이 없는거지. 이전엔 두 마리 토깽이를 동시에 잡을라고 혔다믄...... 인자는 우덜이 잡을 수 있는 토깽이 한 마리라도 잡아야겄어.”“그래서 무슨 사업을 할거에요? 백화점 사업을 계속 할거죠?”“아녀유. 로스차일드씨 야그도 있고 허니, 굳이 구매력 적은디서 백화점 사업을 하는건 에런거 같어유 대신에.” 그녀가 꺼내든 새로운 카드는 ‘공원’이었어요. 의외의 카드에 우리 모두 어안이 벙벙해졌습니다. “공원.....? 너무 뜬금없는 거 아녀 주사장?”“공원은 공원인디, 그..... 이제까지 알던거랑은 종류가 쪼깐 달러.” 그녀가 생각한 공원은 이랬어요. 걷고, 구경하고, 앉아서 쉬는 공원이 아니라 체험하는 공원을 만들자는 거였어요. 체험하는 공원.....? 그게 뭘까요? “일종의 주제를 정해놓고, 거기에 따라서 체험하는 장소를 마련허는거쥬.”“뭔가 흥미롭긴 한데. 뭘 체험시킬지 대 주제는 정해놨냐?”“잉. 정해놨지. 라스알하게의 문화를 주제로 헐겨.”“.......?”“생각혀봐라. 요 며칠사이에 신문덜이 뭘로 두달 가까이 짖어댔는지.”“PBRC지.”“PBRC만 찌껄인게 아니지. 갸들이 누구를 괴롭혔냐? 우리 라스알하게계 이민자덜을 괴롭힌거 아녀. 요 두 달간으로 여그 왕도에선 라스알하게를 모르는 넘덜이 한명도 없게 되어버렸다 이거여. 시상에 이런 어마어마한 광고효과가 어디있겄냐?” 완전 말도 안 되는 소리지만, 그래도 그 말을 곱씹다보니 일리가 있기는 해요. 그녀는 완전 역발상으로 문제를 바라보고 있는 것이었습니다. 범인의 눈으로는 잡아내지 못하는 부분을 그녀의 눈은 잡아챈 것입니다. “PBRC건으로 왕도 사람덜은 우리 운터브룩 사람들에 대해서는 크든 작든 부채의식을 가지고 있을거라 이거여. 불의가 판치는걸 눈 감아버린거 아녀. 이때 그들헌티 면죄부를 주는거지. 와서, 돈 쓰는거. 그거만큼 간단한 속죄가 어디있겄냐.”“음...... 솔직히 기발한 접근방법이란건 부정할 수 없지만, 한철장사로 끝나는거 아냐?”“거서 중요헌 것이 체험 내용이여. 일단 속죄허는 맴으로 왔다마는, 생각보다 재미있으면 어쩌겄냐? 또 오고싶게 맹그는건 우리 일인거여.”
갑과을작성일 2019-10-12추천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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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짱공일기장] 두가지 인생 - 90
Channel 1. 로키 가을을 건너뛰고 겨울이 된 것 같은 그의 태도에, 나는 혹시나 해서 손바닥을 살펴봤다. 그래도 나름 열심히 닦은 덕분에 손은 깨끗했다. 그런데 저 남자는 대관절 무슨 이유로 얼굴을 싹 씻은 것일까? “세상 달라진데 뒤처지지 않으려고 무던히 애를 쓴 덕분에 하샤신과 마피아들하고 겸상하는 것 까진 참을 수 있었는데 말이야...... 이건 도저히 참아줄 수가 없네?” ....... 뭐? 하샤신과 마피아? 지금 내가 잘못 들은 건가? 어떻게 녀석의 입에서 그런 단어들이 튀어나오는 거지? 뭔가 일이 거지같이 돌아가는 것 같은 슬픈 예감이 들기 시작했다. 그 슬픈 예감이 뭔고 하면...... “......눈치 채고 있었냐?”“당연한 거 아냐? 어찌나 패기 있게 라스알게티로 들어오던지. 이야..... 처음엔 내가 착각을 다 한 줄 알았어? 그 하샤신놈이 당당하게 심사대를 통해서 들어온다고? 그것도 이렇게 허접한 가짜 신분증을 가지고? 대체 뭘 믿고 저렇게 깡을 부린 거지?” 내 질문에 알 샤인은 가방에서 서류를 꺼내보였다. 그 서류가 뭔고 살피려는 차에, 그는 내게 그것을 던지듯 건네주었다. 서류철에는 우리 필그림들이 전입 심사를 받으면서 보여주었던 신분증의 사본이 들어있었다. “얼마나 허접한지 이야기 하려면 밤이 새도 시간이 부족하니까. 더는 말하지 말자고. 충고하자면, 앞으로는 제대로 된 브로커를 이용하는 게 좋을 거야.”“하하 참...... 나름 감쪽같이 속인다고 했는데 속은 건 오히려 우리 쪽 이었네? 그럼 이 사실은 기사단 전부가 알고 있는 건가? 체포영장 발부되기 전 까지 이렇게 시간을 끌어볼 참인 거고.”“생각보다 법률에 밝은 것 같은데, 아직 보고는 안했어. 내사 단계거든.”“,,,,,,,그래? 그럼 내가 여기서 널 죽여 버리면 아무도 모르는 일이 될 수도 있다는 걸로 해석해도 되는 거냐?”“어..... 틀린 말은 아닌데, 내가 이렇게 하샤신 앞에서 죽일 테면 죽여 봐라 하는 거 보면, 깡을 넘어서는 뭔가 믿는 구석이 있을 거란 생각은 안 해 봤냐?”“......”“......” 인정하고 싶지 않았지만, 녀석의 말은 그저 정론들 뿐 이어서...... 도저히 뭐라 논리적으로 비집고 들어갈 틈이 보이질 않았다. 객관적으론 찰나였었겠지만, 체감 상 긴 침묵이 흘렀다. “나름 잘 해냈다고 생각했는데...... 이거 참 지독한 장난에 놀아난 기분이군. 내가 수비대 청사를 휘젓고 다닐 때 왜 체포를 하지 않은거지?”“사실..... 하려고 했지...... 그럴려고 했었어.” 그 말을 하는 알 샤인의 얼굴은...... 조금 기묘하게 비틀려져 있었다. “그런데, 모종의 이유가 있었다?”“니가 우리의 예상을 빗겨나가는 행동을 해서 그래. 난 처음에 네놈이 청사 유치장에 수감되어있는 동료들을 구하기 위해 잠입해 왔을 거라고 짐작했거든..... 그래서 유치장 입구에 우리 팀을 잠입 시켜놨었단 말이야? 그런데 네 놈은..... 주설이 용무를 마치는 그 순간까지도 유치장에는 발걸음도 하질 않았거든......”“그래서 ......맥이 빠졌다?”“당연하지. 니가 그쪽으로 발을 디디는 순간, 우리는 현행범으로 너를 체포할 작정이었는걸. 나로선 이해할 수 없는 너의 그 행동이 결과적으론 너 스스로를 구한 셈이 된 거야.”“억세게 운이 좋았구먼.”“마침 둘만 남기도 했고 하니, 하나만 물어보자. 네 동료도 구하지 않을 거면서, 경시청 청사는 무슨 이유로 휘젓고 다닌 거냐?” 이 말을 하는 알 샤인의 얼굴에는, 아까의 기묘함으로 뭉뚱그려진 근육의 궤적이 시나브로 녹아내리고, 좀 더 분명한 색채를 띄어가기 시작했다. 녀석에게서 허탈감과 짜증 그리고 그 속에서 짙은 농도의 호기심이 용출되고 있었다. 그 얼굴을 보면서 나는 고민을 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있는 그대로 사실을 말해야 할 것인가, 아니면 주설이 판단을 내릴 때 까지 대답을 유보해야 할 것인가. 사실 후자 쪽이 합리적인 선택지란 건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아마 과거의 나라면 당연히 후자를 선택했겠지...... 하지만, 과거의 나와 지금의 나 사이의 그 어딘가의 시점에, 내 ‘비정한 마음’이 금이 가 버렸다. “음...... 혹시나 해서 물어보는 건데, 기사단에서 말이야. 까리한...... 뭐랄까, 보물 같은 거...... 있지 않냐?”“뭐? 갑자기 무슨 개소리야?”“니가 궁금하다며, 니가 궁금해 하는 거와 관련이 있는 거야.” Channel 2. 아이리스 꿈 치고는 현실처럼 생생하다는 것, 그리고 제가 만난 시점보다 과거의 그녀를 만났다는 것, 제가 말한 것들 중 어느 하나도 쉽게 이해하거나 받아들이기 쉬운게 하나도 없지만, 저는 그냥...... 이해하기 보다는 받아들이기로 했어요. 인간이 신앙을 가지는 것 보다 더 어려운 일이 있을 리가 없으니...... 신앙을 가진 저로서는 뭐, 그러려니 하는거죠. 그편이...... 머리가 덜 아플 테니까요. “차라도 한 잔 마실래? 여긴 토양이 제법 좋아서 꽤나 질 좋은 녀석이 나올 것 같거든.”“.......차요?”“응. 너희는 이것의 잎사귀를 따서 물에 달여 먹는다면서?” 그녀는 자신의 옆에 떡하니 자라있는 차나무를 가리켰습니다. 으응? 제가 부주의했던 걸까요, 아니면 정말 무에서 유를 ‘창조’한 것 이기라도 한 걸까요? 마치 거짓말처럼, 아니 ‘애초부터 거기에 있었던 것처럼’ 차나무의 줄기는 제법 단단하게 여물어 있었고, 새잎사귀는 아기 손처럼 보들 거렸습니다. “아.....예......뭐 그렇죠.”“그럼 한 잔 하자구.” 어디서 꺼내왔는지 그녀는 연기가 모락모락 피어나는 찻주전자에서 물을 따라서, 새 잎사귀를 올려 제게 건네주었습니다. 저는 늘 그러했듯이 차를 마시기 전에 냄새를 맡았습니다. 흠...... 이제껏 맡아보지 못한 깊은 향기가 제 코끝을 타고 기도로 흘러들어갔습니다. “냄새 좋네요.”“그래? ‘차’라는 식문화를 만든 존재에게서 그런 말을 들으니 뭔가 뿌듯한 걸?”“식문화를......뭐라구요?” 그녀는 대답대신, 자신의 차를 한 모금 마신 뒤에 눈을 감고 맛을 음미했습니다. 그녀의 얼굴에는 아까 제게 들었던 것과는 결이 다른 ‘뿌듯함’이라는 감정이 어른거렸어요. “수많은 유기화합물을 만들어냈지만, 너희는 정말 특이해. 어떻게 이 피조물을 따뜻한 물에 불릴 생각을 한 걸까? 그걸 의도하고 만든 게 아닌데 말이야.”“유기.....화.....네?”“아니야. 어차피 네가 이해할 만한 단어는 아니었어. 그냥 쉽게 말하면, 나는 네가 속한 유기체 군락에 상당한 흥미를 가지고 있다는 거야. 다른 피조물들은 어지간하면 내가 규정한 ‘숙명’에 크게 벗어나지 않거든? 근데 네 족속...... 아니, 네가 기분 나쁘지 않게 겨레라고 하자구, 네 겨레는 ‘숙명’이고 뭐고 다 때려 부셔버린다니까? 여태까지 너희 겨레는 내가 의도한 대로 움직인 적이...... 손에 꼽을 거야 아마.”“뭔가 죄책감을 느끼게 만드는 말이네요. 정확히 이해하긴 어렵지만.”“아냐 아냐. 그 점이 내 흥미를 돋우는걸. 지금 생각해도 초창기에 안테바란의 말을 듣길 백번 잘한 것 같아. 그때는 무슨 놈의 자유의지냐고 투덜댔는데, 이런 결과물을 만들어 낼 줄은......”“저기......”“응? 뭔데?”“솔직히 말하면, 지금 무슨 말씀을 하는지 반도 못 알아먹겠거든요. 좀 쉽게 설명해 주면 안 돼요?” 제 말에 그녀는 뭐가 그리 우스운지 이마를 치며 박장대소를 터뜨렸습니다. 아니...... 모르는 걸 모른다고 물어본 게 뭐 그리 우스운 걸까요? 그 모습을 보다보니, 기분이 스멀스멀 나빠지려고 해요. 아니, 사람 무시하는 것도 아니고, 유기물이 어쩌고 숙명이 어쩌고, 도통 알아들을 수 없는 말을 해놓고, 그걸 못 알아듣는다고 비웃는 건 대체 무슨 처사란 말입니까? “하...... 진짜 한 방 크게 먹었네. 유기물한테 이런 소리를 들을 줄이야.”“어...... 음...... 제가 사과할 타이밍인건가요?”“아니야, 너는 할 말 다 해놓고 무슨 사과니? 그냥 컨셉 잡아서 쭉 그대로 밀어 그냥. 어줍잖게 사과하면 캐릭터만 흐려질걸? 따지고 보면, 너의 의식수준을 고려하지 않고 막 지껄인 내 잘못이 더 크지 뭐.” 그녀는 자기 잘못이라고 겸손한 말을 썼지만, 그 말을 입에 담는 그녀의 얼굴은 전혀 다른 이야기를 하고 있었어요. 마치...... 뭐랄까? ‘내가 이만큼 관대하다...... 빨리 알아봐줘.’라고 보채는 애 같다고 할까요? 그런 그녀의 빤한 속셈을 들여다보다보니, 그녀의 말에 공감해주고 싶은 생각은 티끌 수준으로 작아져만 갔습니다. 그래서인걸까요? 제 입에서는 다시 한 번 그녀의 의도에 어깃장을 놓는 말이 튀어나왔습니다. “하늘을 나는 새가 땅을 기는 지렁이를 보면 ‘이 넓은 세상을 조망하지 못해 불쌍하군.’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지렁이 입장에서는 새를 보면서 ‘니가 다이나믹한 땅 속 사정을 알기나 하냐?’라고 말할지도 모르죠.” Channel 1. 로키 어차피 이판사판이었다. 나름 밑장을 잘 빼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이미 상대는 내 손에 들려있는 패에 루페를 들이밀고 있었다. 상황이 이러니 손모가지에 도끼날이 파고들기 전에 뭐라도 해봐야지 않겠어? 하지만 내 질문은 녀석에게는 이렇다 할 반향을 이끌어 내지는 못한 모양이었다. 녀석은 ‘이 새끼 어떻게든 넘겨보려고 용쓰고 있구만.’이라는 태도를 놓지 않고 있었고, 대화가 지속될수록, 시간은 내 편이 아니라는 슬픈 예감이 현실의 겉옷을 쓰고 있는 것 같았다. “하..... 뭐라도 들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 내가 나빠. 안 되겠다. 그냥 얌전히 은팔찌 차고, 나라에서 지급해주는 무상급식이나......”“유품 말이야.”“뭐? 난 아직 가족상은 안 치러봐서 그런 건 해당 사항이 없는데?”“아오..... 그게 아니라.” 나는 녀석에게 모든 것을 털어놓았다. 이게 옳은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효과는 확실했다. 녀석이 드디어 내 말을 진지하게 받아들이기 시작했거든. 알 샤인은 아까의 ‘아 네 열심히 사세요.’라고 말하는 듯 했던 태도를 내려놓고 내 말에 열중해가며 들어갔다. 내가 이렇게 달변가의 기질을 가지고 있는 줄은 나조차도 처음 알게 된 사실이었다. “그러니까, 그 유품인가 뭔가를 ‘자유길드’에서 보관하고 있고, 그 물건을 가질 자질이 있는 사람들이 연합해서 ‘흑성왕’인가 뭔가를 물리쳐야 한다......?”“이제야 좀 대화가 통하는 것 같군.”“에라이 미친놈아. 이게 무슨 판타지 소설이냐? 이제 보니까, 심신미약으로 감형 좀 받으려고 하는 거 같은데 우리가 호구로 보이지?” 기분 나쁜 시점에 마주친 도돌이표에, 내 머릿속에서 무언가 끊어져선 안 될 것이 끊어져 버리고 말았다. 그래 뭐, 어차피 ‘세상을 현혹하는 거짓된 물건’이라면서? 그럼 내가 이걸 알 샤인에게 보여도 그가 사람들에게 이것에 대해 떠벌려 보았자 아무도 믿어주지 않을 것이다. 명분은 확실하고, 나는 그걸 실행에 옮길 수 있을 만큼 흥분해 있었다. 나는 알기에바를 발동해, 그 촉수를 알 샤인의 눈앞에 대고 흔들어보였다. 녀석은 그걸 보자마자 움찔했다. “다시 한 번 말해보지 그래? 판타지 소설이라고.”“어억...... 이게 그.....”“입조심 하는 게 좋을 거야. 얘는 제법 앙칼지거든.” 내 말에 무게감을 주고 싶었는지, 알기에바는 내가 지시하지도 않은 - 녀석의 볼을 촉수로 햝는 - 퍼포먼스를 보여주었다. 알 샤인은 촉수의 감촉에 전율했지만 그 이상 가는 행동은 보여주지 않았다. 아니 뭐 정확하게 말하자면 ‘못’한 것에 가깝겠지. “그래...... 알겠어. 이게 판타지 소설 같은 공상 속 이야기가 아니란 건 이제 인정하겠다고. 그런데 이런 것과 비슷한게......”“그래, 너희 기사단에도 이와 같은 물건이 잠자고 있다.”“확실해?”“아무렴. 다만...... 나로선 못 찾겠다는 게 문제겠지만.”“그걸 찾아서 뭘 어쩌겠다는 건데? 탈취라도 하겠다는 건가?”“이제야 좀 대화가 되는 것 같구먼. 하지만 접근 방식이 잘못됐어. 그걸 직접 다루겠다는 게 아니라, 그걸 다루는 이를 찾고 싶다는 거다.”“.......” 알 샤인은 내 말에 공감을 하는 만큼, 말 수도 그에 비례해서 줄어들었다. 그래, 자신의 의도와 상관없이 사고의 지평이 크게 확장되어 버린다면, 누가 됐든 간에 그럴 것이다. 헤세라는 작가는 새는 자신의 세계인 알을 깨고 신에게로 날아간다고 말했지만, 실제 새라면....... 우선 자신의 눈앞에 펼쳐진 알 밖의 신세계에 어안이 벙벙해지는 과정을 거쳐야 하지 않겠어? Channel 2. 아이리스 분명 비꼬려고 한 이야기였는데, 그녀는 제가 의도한 것과 전혀 다른 반응을 보여주었습니다. 제 말을 한참동안 곱씹더니...... 이마를 탁 치며 감탄을 했거든요. “맞네 맞아. 하늘을 난다고 다 잘난 게 아니지. 이야...... 진짜 대단한 걸? 이 정도 똘끼면, 충분히 가능하겠어. 전임자 녀석들이 이번에는 제대로 된 후임을 뽑은 것 같구나.”“제대로 된 후임? 그게 무슨 말이에요?”“차차 알게 될거야. 그나저나 저번에는 네가 내 미래와 만났다고 했었지? 흠...... 근데 왜 그 미래는 실패한 걸로 된걸까? 이렇게 똘끼가 충만한 아이가 내 곁으로 오는데 말이지. 무슨 내가 알지 못하는 변수가 있는 걸까?”“아니 사람이 말을 하면......” 스멀스멀 화가 나려고 했지만, 그녀는 내가 무슨 감정을 느끼는지는 이미 안중에도 없는 것이 분명했습니다. 그녀는 혼잣말을 해가면서 자신의 생각을 이어나갔고, 생각이 펼쳐나가는 만큼, 귀는 굳게 아물려지는 게 눈에 보였어요. “어쨌거나, 시간축이 제대로 맞은 건 잘 된 일이야. 덕분에 나도 나름의 대책을 세울 수 있게 됐으니까. 이번만큼은 실패하면 안 돼...... 소멸까지 간당간당 하거든.”“소멸? 그건 또 무슨 말이에요?”“녀석을 거기로 보낸 게 또 의도치 않게 신의 한수가 된 셈이네? 하하, 내가 ‘신’이라는 단어를 운운하다니 기가 차는구먼.”“아니 진짜, 저랑 뭐 싸우자는 거에요?” 그녀는 한참동안 미친 듯이 혼잣말을 늘여놓다가, 제가 버럭 하고 나서야, 비로소 ‘저’라는 사람이 눈에 들어왔다는 듯 화들짝 놀랐습니다. 세상에 혼자서 북 치고 장구치고 하는 것도 정도가 있지, 이정도면 혼자서 오케스트라도 다 찜 쪄 먹겠어요. “어? 어어? 아! 미안. 너랑은 어디까지 이야기 했더라?”“우리가 대화다운 대화를 나눈 적이 있기나 했나요?”“야 그래도 내가 사과하잖아. 물론 지금의 너는 알 도리가 없겠지만, 미래의 너라면...... 나라는 존재가 한낱 유기물에게 사과를 한다는 것에 몸 둘 바도 모르게 될껄?”“......내가 말을 말아야지.” 내 한탄에 그녀는 낄낄대며 제 엉덩이를 토닥토닥 두드렸습니다. 나름 애정을 가지고 한 친교적 행위인 것 같은데, 그걸 받는 제 입장에서는 소름이 돋았습니다. 어디 보자....... 여기에도 경시청 청사가 있으면 참 좋을 텐데 말이에요. “사과의 뜻으로 네 미래를 알려줄게.”“미래요? ‘아드님’께선 공중을 나는 새는 씨도 안 뿌리고, 거두지도 않고, 창고에 쌓아두지도 않지만 ‘아버님’께서 다 먹이고 재우시는데 쓸데없는 미래에 대한 걱정은 하지 말라고 했는데요? 그런 가르침을 받은 제가 미래에 대해서 궁금해 할 것 같아요?”“.......” 으......응? 나름 확신에 차서 한 말인데, 이건 또 엉뚱한 반응이 나오네요? 그녀는 ‘아드님’ 그리고 ‘아버님’이라는 말이 나오자마자 눈썹에 힘이 들어갔고, 제 말이 끝나자마자...... “내 앞에서 그 더러운 이름은 말하지 않았으면 좋겠는데? 네가 앞서 내게 귀여움을 어필하지 않았다면, 너는 존재 자체가 지워질 뻔했어. 충고컨대, 앞으론 스스로를 위험에 처하게 만드는 멍청한 짓은 하지 않는 게 좋을 거야.”“......” 그녀는 나름 조근 조근하게 말한다고 했겠지만, 그 말속에는 서릿발 같은 서늘한 따끔함이 짙게 묻어 나와서, 저는 더 이상 입을 열 수가 없었습니다. 처음으로...... 그녀가 두렵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어쨌거나, 나와 시간축이 들어맞은 건 흔한 일은 아니니, 이 시간대에 너에게 줄 수 있는 도움은 줘야지. 네게 다가올 미래는, 내가 아는 한 가장 확실한 미래니까 알려주려는 거야. 그걸 미리 알고 있는 편이 너희에게도, 그리고 내게도 좋거든. 곧 너희에게 나의 의지를 담은 사자가 갈 거야. 잘 지내긴 힘들겠지만, 그래도 잘 지내려고 노력하는 게 좋을 거다.”“네? 의지를 담은 사자요?”“그래, 너희는 이제까지 내가 본 녀석들 중에서 가장 가능성이 높긴 하지만, 사실 그걸론 많이 부족하거든. 그 부족한 간극을 나의 사자가 메워줄 거야. 그가 너희의 각성을 도와주겠지.”“우리의 각성? 그게 뭔데요?” 제 질문에 그녀는 또다시 이상한 뻘소리로 대답을 대신했습니다. “수족관에 한 종류의 물고기만 놔두면, 그대로 폐사해버려. 그걸 막기 위해선, 그 물고기보다 상위포식자에 위치하는 다른 물고기도 합사해야 해. 그들에게 먹히지 않기 위해 열심히 발버둥 치는 쪽이 그렇지 않은 쪽 보다 수명이 더 길다고 하더라. 내 사자는 앞서 말한 그 물고기들처럼 너희에게 그럴듯한 자극과 도전이 될 거란다.”
갑과을작성일 2019-09-04추천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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