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작 청춘돼지 (feat. 양자역학)

steve1 작성일 19.01.07 21:2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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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새 웹툰 스토리 구상 목적으로 영화, 미드, 애니, 웹툰 장르 안가리고

인기작들은 모조리 섭력하던 와중...

 

[청춘 돼지는 바니걸 선배의 꿈을 꾸지 않는다]

인생작을 만나고 말았습니다.

덕스멜 물씬한 제목에서 몇번 거르다, 혹하고 1화를 봤는데 다리가 부들부들 떨렸습니다.

 

평소 관심있어하고 제 작품에 접목시켜보고 싶었던 물리학 소재들, 상대성 이론, 양자역학 등.

작품 초반부에 양자역학이 고스란히 녹아 있습니다. 후반부가면 애니 공상적 소재가 강해지지만...

처음 양자역학을 접목시킨 스토리에 감탄을 자아냈습니다...

 

 

양자역학 관점의 리뷰입니다.

스포일러가 포함되니 작품을 보지 않으신 분들은 Back~!!

 

 

1. 양자역학

양자역학은 우리가 보고 느끼는 거시세계가 아닌 물질의 원자, 그리고

원자 내에 있는 전자가 어떻게 거동하는지를 다루는 미시세계의 학문입니다.

1900년대 초, 아이슈타인, 보어, 하이젠베르크, 슈레딩거 등의 저명한 학자의

논쟁 및 연구에 의해 발전되어온 학문입니다.

 

그리고 아래는 청춘돼지에 비유될 양자역학의 특징들을 나열해 보았습니다.

1) 입자는 확률적으로 존재한다.

2) 원자세계에서의 측정은 행위자체로 대상을 교란시킨다.

3) 양자 얽힘 현상

 

 

2. 청춘돼지와 양자역학


1) 입자는 확률적으로 존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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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 그림은 원자 내 전자 모델입니다.

   원자 내 전자는 전자구름 형태로 존재하며, 이 전자의 정확한 위치나 물리량을

   측정할 수는 없습니다. 밑에서 설명할 측정이라는 행위가 대상을 교란시키기 때문입니다.

   

   측정할 수 없는 전자는 정확히 어느 위치에 어떠한 운동량을 가지고 존재한다고 설명할 수

   없습니다. 단순히 어느 정도의 확률분포의 값으로 존재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다르게 말하면, 위 그림의 전자들은 존재 할수도 있고 존재 하지 않을 수도 있는 양립적인 상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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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은 바니걸 의상을 입은 마이가 주인공 사쿠타에게는 보이지만 다른 사람에게는 보이지 않는,

존재하지만 존재하지않는 양립적인 상태임을 나타냅니다. 

양자 세계의 법칙을 거시적인 인간에 비유한 것입니다.

 

작중에서 소개되는 '사춘기 증후군'이란 단어는 양자역학이란 소재를 독자들이 좀더 쉽게 받아 들이게끔

설정한 소재라고 생각됩니다.

주인공이 위기의 순간에 양자역학 책을 유독 살펴보는 이유, 작중 공학도 후타바가 '슈뢰딩거 고양이'

등 실제 양자역학의 이론들을 설명하는 것에서 작가가 간접적으로 피력한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2) 원자세계에서의 측정은 행위자체로 대상을 교란시킨다.


-측정과 대상 교란, 그리고 존재-

 

수많은 과학자가 원자세계에서의 전자의 거동을 측정하려 하였습니다.

 

하지만 전자의 그 찰나의 순간 거동은 측정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그 이유는 측정이라는 행위 자체가 대상을 교란시키기 때문입니다.

 

김상욱 경희대 교수의 비유를 들면..

우리가 아이스크림이 무슨 맛인지 알기 위해서는 아이스크림에 혀를 갖다대어

맛을 봐야 합니다. 하지만 혀를 갖다대는 즉시 그 아이스크림의 형상은 무너져 버립니다.

대상을 측정하기 위해서는 어떤 방법으로든 대상을 교란시킨다는 의미입니다.

 

이 것에 대한 논의로 하이젠베르크의 불확정성 원리를 들 수 있습니다.

우리는 측정을 통해 대상의 상태를 알수 있지만, 사실상 측정은 대상을 교란시키기에

측정하기 전 대상의 존재 상태를 확립할 수 없다는 뜻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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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어떤 방법으로든 측정을 하게 된다면 그 존재자체는 성립이 되며,

측정을 하지 않는다면 존재 상태는 무의미한 상태입니다.


짱공분들이 이 글을 봄으로써 이글이 존재합니다.

만약 보지않았다면 이 글은 이 게시판에 존재하지 않았을 수도 있습니다.


유명 연예인 마이는 예능활동때문에 동급생보다 학교생활을 늦게 시작하고,

방어적이고 까칠한 성격, 사교성이 좋지 않아 학교에서의 관심이 매우 낮습니다.

아이슈타인이 한말 중

'보는 것 뿐만 아니라 주변하고 상호작용 하는 것이 관측이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마이는 학교에서 주변친구들과 이루어지는 활동이 없습니다.

마이는 점점 관측되어지지 않는 존재가 됩니다.

이렇게 마이는 학교에서 잊혀진 존재가 되었습니다.

 

하지만 주인공 사쿠타는 바니걸 의상을 입은 마이를 보게 되고 계속하여 관심을 가지게 되죠.

즉, 관측을 한 주인공 사쿠타는 마이의 존재를 인지하게 되고 다른 주변인은 존재자체를 인지하지

못합니다.

 

이렇게 본다는 것, 관심을 가진다는 것, 관측/측정을 한다는 것은

대상에게 존재를 부여시킬 수 있는 것입니다.

 

 

- 작품 상 설정 -


수면으로 인한 측정된 대상의 인지소멸

작품상 대상을 인지한 인물이 있다하더라도 수면을 하게되면 무의식의 세계에 빠지고

측정 대상을 잊게 됩니다. 하지만 마이를 제외한 다른 이들은 계속하여 서로를 인지 할수 있습니다.

그들은 지속적이고 광범위한 상호작용을 통하여 무한히 서로를 관측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결국엔 마이를 인지하는 사람은 주인공 사쿠타 밖에 남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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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를 잊을 수 없어 끝까지 잠을 자지 않으려는 주인공...

그리고 이를 알지만 주인공과 이별을 결정한 마이.....ㅠㅠ..) 

 

이론을 초월한 사랑

모든 이들이 수면으로 인해 마이를 잊게 됩니다. 주인공 사쿠타 역시 잠시 마이를 잊게 되지만

어느 순간 그녀와의 기억이 불꽃 튀면서 그녀를 다시 인지하게 됩니다.

물리적 이론을 초월해버린 사랑의 힘입니다.

 

강제적 관측

사랑했던 마이를 기억해낸 사쿠타는 마이를 다시 인지시키려 합니다.

그 방법으로는 다시 그녀를 관측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지속적으로 그녀를 존재시키게 하기 위해서

강압적인 관측을 결정하게 됩니다.

모든이들 앞에서 공개 고백을하여 그녀의 존재를 확립 시켜버리는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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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로써 마이는 모든 이들에게 인지되어지고 계속하여 모습을 유지하게 됩니다.

 

작중에서 어떻게 보면 생소한 단어인 관측이란 표현을 많이 목격할 수 있을 겁니다..

사쿠라지마 마이를 통해 양자역학의 키포인트인 관측의 의미를 설명하고자 했던 것이 아닐까 합니다.


 

 

3) 양자 얽힘 현상


-양자 얽힘-

양자 얽힘은 상호작용된 두 입자가 거리를 두고 떨어졌지만, 한쪽에서 관측에 의해 상태가

결정되다면 다른 한쪽의 상태도 즉각적으로 결정된다는 원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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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그림으로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보이지 않는 상자에 노란색, 빨간색 두 색의 공이 있습니다.

확인하지 않고 손에 꼭 쥔 상태로 하나는 지구, 또 다른 하나는 안드로메다로 보냅니다.

고전역학적인 관점에서는 확인하지 않았을 뿐, 각 위치에 있는 공의 색은 정해져 있습니다.

 

하지만 양자역학의 관점에서는,

각 지구, 안드로메다의 공은 노란색, 빨간색 두 색의 공이 양립해 있습니다.

분명 각각의 위치에서 공을 쥐고 있지만 색은 정해지지 않았다는 의미입니다.

그리고 지구에서 공의 색을 확인하여 노란색임을 관측한다면 그 즉시 안드로메다에

있는 공이 빨간색으로 된다는 이론입니다.

반대로 지구에서 공의 색을 확인하여 빨간색임을 관측한다면 그 즉시 안드로메다의

공은 노란색이 됩니다.

 

비현실적인 이론으로 보이며, 이것은 1900년대 과학자들 사이에서 피 튀기는 논쟁이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 많은 과학자들의 연구 및 실험으로 이 양자 얽힘 현상은 실존한다는 것으로

밝혀 졌습니다.

 

 

- 청춘돼지와 양자 얽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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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사쿠타와 토모에는 2화에서 서로의 엉덩이를 발로 차게됩니다.

이것으로 인해 서로 상호작용을 하게된 샘입니다.

(당시 사쿠타는 마이와 연인사이로 발전하기 전 단계입니다.)

 

그리고 서로의 상태는 아래와 같이 분석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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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 엉덩이를 발로 까고 난 이후, 서로는 연인이 될 수 있다 혹은 없다의 상태로 나눠지게 됩니다.

누가 어느 것을 지녔는지 알 수 없습니다.

 

하지만 이 후  사쿠타는 학교에서 공개적으로 마이를 좋아한다고 고백하고 말죠.

이것으로 주변사람들에게 사쿠타와 마이가 썸을 탈 것이고 연인사이로 발전할 수도 있다라는

관측을 하게 됩니다.

위의 두 선택지 중에 2번..

'사쿠타와 토모에는 연인이 될 수 없다' 라는 선택지가 사쿠타에게 가게 됩니다.

 

그렇다면 토모에가 쥐고있던 상태는 자동적으로 1번으로 되고 맙니다.

'사쿠타와 토모에는 연인이 될 수 있다' ....

 

토모에는 이러저러한 사유로 사쿠타와 가짜연인관계를 가지게 됩니다.

그리고 마지막 날에는 서로 쿨하게 친구사이가 되자는 것에 동의 합니다.

 

하지만... 가짜연인관계 마지막날...

토모에는 자신의 '라플라스의 악마' 능력으로 그 마지막날을 계속하여 반복시킵니다...

왜냐하면 계속해서 데이트를 하다보면 언젠간 저 1번의 상태에 도달할 수 있다고

본능적으로 생각했기 때문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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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양자 얽힘이란 단어는 마지막 후타바와의 대화에서 간접적으로 드러나게 됩니다.

 

참고로 양자 얽힘은 우주 끝에서 끝까지, 즉각적인 정보를 전달할 수 있으며

이러한 성질은 실제 우리 공학 및 전자산업에 실용되고 있습니다.

 

 


- 작품 상 설정 -

 

라플라스의 악마

라플라스의 악마는 물질의 정확한 위치나 운동량을 알 수 있으면 미래를 예측할수 있다는

라플라스의 주장을 표현하는 말입니다.

 

토모에는 자신이 예측한 미래(사쿠타와 연인이 되는) 혹은 원하는 미래를 위해서 계속해서

어느 특정한 날을 반복 시킵니다.

 

하지만 결국 자신이 예측한 혹은 원하는 미래를 성취하지는 못합니다.

 

1900년대 초, 양자역학(불확정성 원리)와 고전역학(파동역학, 결정론; 물질은 연속적이며,

정확한 위치와 물리량으로 미래를 예측할수 있다)사이 수많은 과학자들이 논쟁을

했으며, 현 시대에 걸쳐서는 양자역학 쪽으로 손을 들어주는 추세입니다.

 

작품상 토모에가 사쿠타와 연인이 될 수 없었던 것이 이러한 역사적 추세에 편승된 것이

아닐까 합니다.

 

 

이상 [청춘 돼지는 바니걸 선배의 꿈을 꾸지 않는다]의 개인  리뷰였습니다.

이런 작품을 볼때마다 일본만화의 상상력과 사고력은 정말 감탄할 수 밖에 없다고 느낍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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