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세기 최고의 실패작 드로리안 DMC12입니다. 급하게 개발되는 바람에 공조장치와 걸윙도어의 구동계통에 문제가 있어 가장 타기 힘든 스포츠카로 손꼽힙니다. 주행성능은 나름대로 좋았는데 로터스의 에스프리를 변조한 백본프레임의 섀시에 볼보 르노 푸조 3개 회사가 합작한 2800cc 엔진에 힘입어 150마력정도의 출력을 가졌습니다. 당시는 오일쇼크 이후 대배기량 엔진이 주춤해지던 시기였던지라 드넓은 북미권에서도 스포츠카랍시고 나온 차량이 고작 150마력정도밖엔 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가벼운 차체와 5단 수동변속기로 나름대로 빠른주행을 즐길수 있었습니다. 대부분 드로리안을 보면 왜 도색을 은색밖에 하지않느냐?라고 묻는분들이 있는데 질문자체가 잘못되었습니다. 도색을 왜 하지않느냐?라고 해야할것입니다. 드로리언은 스테인레스 보디를 얹었기에 다른차들과 달리 보호해줘야할 도막과 코팅막따위는 필요하지 않았습니다. 녹도 슬지 않고 스크레치에도 강한 스테인레스였기에 굳이 도색할 필요는 없었습니다.
드로리언은 개발과정에서 숙련되지 못한 제조기술과 떨어지는 원재료,설계상의 오류와 적절한 테스트가 전혀없던상태로 81년 공개되면서 초기구입자들은 온갖 잔고장에 시달렸으며 공조장치,전기장치,도어실링에 문제가 있어 굉장한 악평을 받은 차량입니다. 아이러니하게도 거의 똑같은 디자인으로 나온 포니는 대성공을,드로리언은 대실패를 겪으면서 지구반대편 형제차량과는 그 운명을 달리합니다. (쥬지아로가 포니 컨셉의 디자인을 응용하여 드로리언을 디자인했기때문에 필연적으로 포니와 닮은 구석이 너무 많았습니다.)
드로리안이 나오기전 현대를 위해 쥬지아로가 디자인해준 포니 쿠페 컨셉트...1974년 출시직전 상황까지 현대가 박차를 가하였으나 당시 우리나라는 새마을 운동과 더불어 급격한 경제성장을 준비해오던 시기라 국민들의 과소비정서를 조장할 우려가 있다는 이유로 세단/픽업모델만을 출시한채 포니 쿠페모델은 출시되지 않았습니다. 이디자인은 5년후 약간의 개량을 가한채 드로리안에게 주어집니다. 현대가 포니쿠페컨셉을 1974년에 출시하였다면 우리나라도 엄연히 자국력으로 스포츠카를 70년대에 개발한 국가가 되었을지도 모릅니다.
보통 레이스를 위해 드레스업과 튜닝을 가하지만 드로리언은 시간여행을 위해 튜닝되었습니다. 66마일로 달리면 과거로 갑니다. 이마저도 필히 번개치는날 달려야하는 문제가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