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슈퍼카, 540마력의 신화 치제타

맨유no13 작성일 09.09.09 14:3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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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슈퍼카, 540마력의 신화 치제타

 

이른바 슈퍼카메이커 중 이름이 생소한 제조사를 간혹 접하게 된다. 이유는 간단하다. 양산모델이 많지 않고, 상상을 뛰어넘는 가격으로 상류층 가운데서도 일부에게만 판매해서다. 치제타(CIZETA)도 마찬가지다. 불과 10대 남짓 생산한 모델의 희귀성과, 7억원이 넘는 가격으로 미국과 이탈리아 등의 대부호 또는 기름으로 막대한 부를 축적한 중동 왕족에게만 자동차를 건넨 제조사가 바로 치제타다. 이런 이유로 일부 슈퍼카 마니아 외에는 치제타를 아는 사람이 드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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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엔지니어, 재정가의 의기투합 
 사실 치제타를 자동차제조사로 분류할 때 이견이 많다. 익히 알려진 페라리나 부가티, 람보르기니처럼 오랜 역사를 지닌 제조사가 아닌 데다 생산대수도 극소수여서 제조사라기보다는 코치빌더(양산 제조사의 모델을 고유 방식으로 개조, 별도의 브랜드로 판매하는 사람 또는 회사)로 봐야 한다는 의견이 적지 않다. 그러나 자체 디자인과 기술로 고유 모델을 개발, 생산한 점에선 분명 세계 수많은 자동차제조사 가운데 하나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이 처럼 의견이 분분한 데는 치제타의 출발이 람보르기니와 무관치 않고, 거슬러 올라가면 페라리와도 연관이 있어서다. 페라리를 능가하기 위해 람보르기니가 만들어졌고, 람보르기니가 크라이슬러로 인수되면서 대량생산 방식에 따른 미국적 자동차 컨셉트에 반발한 일부 디자이너와 기술자들이 뛰쳐나와 만든 회사가 바로 치제타다. 

 람보르기니 카운타크와 디아블로 프로토타입의 디자이너였던 마르첼로 간디니와 엔지니어 클라우디오 잠폴리 그리고 유명한 성악가 조르지오 모로더. 이들 중 엔지니어 잠폴리와 재정후원가 모로더가 의기투합해 만든 자동차회사가 치제타이고, 치제타의 첫 모델 ‘치제타 모로더 V16T’의 스타일을 담당했던 이가 바로 간디니다. 이런 점에서 치제타를 종종 ‘또 하나의 람보르기니’로 규정하는 이들도 있다. 그러나 치제타는 ‘치제타 모로더 V16T'에 세계 최초 16기통 엔진을 얹어 주목을 끌었고, 이를 통해 말 540마리가 동시에 이끄는 힘(540마력)을 갖춰 이를 슈퍼카 반열에 올린 명실상부한 자동차제조사다. 

 ▲16기통의 시작 
 치제타가 첫 모델을 선보인 건 1988년 12월 LA모터쇼다. 당시 치제타는 양산모델이 아닌, 디자인이 완성된 프로토타입의 치제타 모로더 V16T를 출품했다. 이듬해 3월 제네바모터쇼에선 보다 발전된 프로토타입을 공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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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페라리나 부가티, 람보르기니와 같은 12기통 엔진으로는 주목받기 힘들다고 판단한 잠폴리의 예상대로 V8 엔진 2개를 붙여 설계한 V16 엔진은 당시 대단한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최고출력 540마력, 최고시속 328km,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가속시간 4.5초 그리고 1.7t의 거대한 무게 등은 ‘16기통 슈퍼카시대’를 개척했다는 찬사를 받기에 충분했다. 물론 엔진이 너무 길어 미드십에 가로로 배치할 수밖에 없었고, 공간활용성을 높이기 위해 변속기를 엔진과 직각으로 뒀으나 이를 오히려 강점으로 삼아 ‘V16T’라는 모델명을 내세우는 등 슈퍼카 개발에 자부심을 나타냈다.  

 이를 입증하듯 잠폴리는 미국의 한 잡지와의 인터뷰에서 “왜 16기통 엔진인가”라는 질문에 “12기통 엔진은 뉴스거리가 되지 못한다. 작지만 전문적인 제조사라면 무엇보다 차별화돼야 한다”고 답한 바 있다.

 16기통 엔진은 차의 여러 부분에 영향을 미쳤다. 이는 제원표에도 그대로 나타나 있다. 1991년부터 1995년까지 생산된 치제타 모로더 V16T는 우선 엔진을 가운데 탑재한 정통 스포츠카 형태의 미드십 타입이다. 무게를 줄이기 위해 엔진과 차체는 알루미늄으로 만들었고, 탱크나 중장비에서 시작해 자동차 변속기 회사로 성장한 ZF의 5단 수동변속기를 장착했다. 휠은 레이싱 전용으로 유명한 OZ 17인치를 끼웠고, 피렐리 타이어와 브렘보 발열 디스크를 사용했다. 

 변속기의 경우 1단으로 시속 97km, 2단으로 시속 145km까지 달릴 수 있다. 3단으로 시속 201km, 4단으로 시속 274km, 5단으로는 시속 328km까지 달릴 수 있다. GT 스페셜카에 걸맞도록 서스펜션 시스템은 코일 스프링과 코니 댐퍼, 안티롤 바 등이 어우러졌다. 이 같은 시스템은 레이싱카의 전형으로, 레이싱카보다 빠른 차를 만들고자 노력했던 잠폴리의 노력이 엿보이는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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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또 하나의 람보르기니 
 치제타 모로더 V16T를 처음 본 사람들은 이 차를 람보르기니 디아블로와 유사하다고 평가했다. 물론 여기에는 무엇보다 디자이너였던 간디니의 야망이 숨어 있었다. 1985년부터 람보르기니 카운타크의 후속모델 디아블로의 디자인을 맡았던 간디니는 1986년 디아블로의 디자인을 완성시켰다. 그러나 이듬해 회사가 재정난에 처하며 크라이슬러로 인수되자 디아블로는 대량생산 방식의 미국적 디자인으로 변형되고 말았다. 이 때 잠폴리는 간디니에게 새로운 슈퍼카 디자인을 요구했고, 간디니는 마침내 치제타 스타일링에 들어가게 된다. 간디니는 디아블로의 원래 모습에 기초해 치제타를 디자인했다. 바로 치제타와 디아블로의 앞모양이 유사한 이유다. 

 람보르기니 기술진이 치제타 V16T를 개발하는 데 있어 금전적 지원은 슈퍼카의 메카로 알려진 이탈리아 모데나의 '치제타 모로더 모터스'가 맡았다. 이 회사는 유명한 작곡가이자 음악가인 조르지오 모로더의 후원으로 만들어진 자동차회사로, 이들이 개발한 차의 이름 뒤엔 언제나 후원자인 모로더의 이름이 뒤따랐다. 통상 치제타 V16T는 치제타 모로더 V16T를 줄여 부르는 말이다. 훗날 모로더가 더 이상의 지원을 하지 않고 손을 뗐을 때부터 치제타 V16T가 됐다. 모로더는 1988년 서울올림픽 주제가 ‘손에 손잡고'를 작곡한 사람으로 한국 내에도 잘 알려져 있다. 이탈리아에선 못말리는 슈퍼카 마니아로도 유명하다.  

 ▲7억원의 가치 
 치제타 V16T는 미국과 일본, 중동에 산재해 있다. 그 중 빌게이츠에 이어 세계 두 번째 갑부인 브루나이의 하지 국왕은 대당 가격만 7억원인 치제타 V16T를 무려 3대나 갖고 있다. 그러나 90년대들어 슈퍼카의 최대 소비국인 미국경제가 침체하면서 치제타도 어려움에 봉착했고, 현재 후속모델을 개발중이나 언제 나올 지는 아무도 알 수 없다. 

 그럼에도 치제타의 야망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당시 생산대수를 50대로 설정했다가 실제 11대만 내놓은 것도 잠폴리의 완벽에 대한 고집 때문이었다는 평가다. 이윤 추구보다 완벽한 성능을 최우선 과제로 삼은 그의 정열을 많은 사람들이 높이 사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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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처 - 한국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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