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1일 현대자동차의 신형 쏘나타(개발명 YF) 출시를 전후해 자동차 담당기자들 사이에서는 열띤 취재경쟁이 펼쳐졌습니다.

저는 이와 관련해 지난 8월 6일에 한 건의 기사를 썼습니다. 인터넷 자동차 커뮤니티에서 활동하시는 한 분과의 인터뷰를 통해 신형 쏘나타의 예상도를 보도한 겁니다. ☞ 관련기사보기
 
그리고 미국 캘리포니아주에 사는 ‘돈 커세비어(Don Casebier)’라는 이름의 미국인이 ‘신형 쏘나타가 언제 나오느냐’는 갑작스러운 이메일을 보내온 것은 약 3주 후인 8월 29일이었습니다. ‘한국말을 몰라서 무슨 내용인지 알 수는 없지만 사진과 이메일 주소를 보고 연락했다’면서요.

간략한 내용을 소개하자면, “아내와 나는 현대차의 쏘나타를 사려고 한다. 그런데 한국에서 신형이 나온다고 하니 조금 기다려볼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인터넷을 통해 우연히 사진을 보았다. 미국에는 언제 출시가 되는 지 알려줄 수 있는가?” 라는 내용이었습니다.

저는 놀라움과 호기심에 간략한 내용을 적어 바로 답장을 보내 주었습니다. 그 후로 우리는 몇 번의 이메일을 주고 받았습니다. 아래는 '돈'이 보내온 메일 내용을 간략히 정리한 겁니다.

8월 30일

Lee,

답장을 받을 거라고 기대하지 않았는데 연락을 줘서 고마워요. 대부분의 사람은 그렇게 하지 않죠. 신께 당신과 당신 가족들의 행운을 기도했습니다.

단순한 소문이든 뭐든, 신형 쏘나타의 미국 출시와 관련된 내용들을 알려주면 정말 고맙겠어요. 시간이 없어서 답장을 쓰지 못하신다면 이해하겠습니다. 당신이 쓴 기사 속 사진의 쏘나타는 정말 멋져요. 쏘나타를 통해 변해가는 현대차의 모습이 좋아 보입니다.

우리가 왜 현대차를 사려는 지 말해드리죠. 우리 가족은 수년전 딸애에게 현대차 엘란트라(국내명 아반떼) 2005년형을 사 주었습니다. 그리고 2년 전, 신호를 무시하고 달리던 딸애는 옆에서 달려오는 차에 부딪혀 교통사고를 당했습니다.

하지만 다행이도 딸애는 크게 다치지 않았어요. 차체의 프레임도 손상되지 않았구요. 이게 우리 가족들이 앞으로 현대차를 타겠다고 생각하게 된 이유랍니다. 다시 한 번 답장에 감사드립니다.

9월 10일

드디어 쏘나타의 한국 공식 출시가 내일로 다가왔군요. 무척 기대가 됩니다. (주:이 메일은 쏘나타 국내 출시일정이 미뤄지기 전 받은겁니다.)

혹시 발표회에서 미국 출시와 관련된 얘기가 나오진 않을까요? 현대차 미국법인(HMA)에서는 내년 7~8월에 나올 지도 모른다고 하던데요. 조금 더 빨리 나왔으면 좋겠습니다. 한 3~4월쯤에요.

9월 19일

이곳 현지에서 신형 쏘나타와 관련된 기사들을 읽고 있습니다. 검푸른 색상이 가장 마음에 드는군요. 정식으로 출시된 사진을 보니 마음에 쏙 듭니다. 여러 세부모델들이 있는데 미국 출시 모델은 어떤 옵션을 달 수 있는지가 궁금하네요.

9월 28일

포르쉐 파나메라를 직접 보았다구요! 사진으로밖에 보지 못했지만 정말 멋진 차라고 생각해요. 가격이든 뭐든 우리 가족이 살 수 있는 차는 아니네요.

쏘나타 얘기인데, 진회색 모델을 사기로 했습니다. 2400cc급 직분사 엔진과 6단 자동변속기가 달린 걸로요. 바퀴는 17~18인치는 돼야 하겠죠?

캘리포니아 치코(Chico)에 있는 ‘앤지(Angie)'라는 이름의 여성 현대차 딜러를 만나봤습니다. 당신에게서 들은 얘기를 해 주었더니 ‘그건 딜러들도 모르고 있던 정보’라며 놀라워하더군요. 좋은 사람 같던데... 연락처를 알려드릴게요. 서로 주고받을 수 있는 정보가 많을 것 같더군요.

이 딜러가 얘기해 준건데, 미국 앨라배마주 몽고메리에 있는 현대차 공장에서 신형 쏘나타를 이르면 내년 1월부터 생산할 계획이라더군요. 내 생일은 1월 30일입니다. 좋은 생일선물이 되었으면 하고 기다리고 있어요.

신의 가호가 있기를.

이 친구 얘기를 들어보니, 쏘나타의 2.4리터급 '고성능 버전'은 아무래도 내년 1월 미국 HMA 공장에서 생산될 모양인가 봅니다.

P.S. 이 포스트를 올린 후 미국 현지에서 들어온 정보가 있어 소개해 드립니다. 미국 수출형으로도 6기통(V6) 모델은 나오지 않을 거라는 얘기네요. 기존 쏘나타의 6기통 모델이 전체 판매량에서 15%밖에 차지하지 않는 등 판매가 부진했던 게 이유라는 분석입니다. HMA 측에서는 이 같은 내용에 대한 반응을 내지 않고 있습니다

출처:http://news.hankyung.com/200909/2009092859577.html?ch=auto&nv=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