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 동안 경차를 타는 남자입니다.

THESTICK 작성일 12.08.09 02:0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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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짱공유의 평범한 (그렇치만 가끔 댓글도 남기고 때론 까칠하기도한;;) 일반회원 더스틱입니다.

 

베스트글에 경차에 대한 게시물을 보았는데 경차에 대한 선입견이나 나쁜점을 얘기하시는 댓글들을 보고 경차에대한 인식이 별루 좋치 않음을 느꼇고 제 글로 약간은 그러한 관념들을 깨지않을까하는맘과 혹시 경차를 구입하시려는 짱공가족들에게 티끌만큼의 도움이라도 되길 바라는 맘에 글을 써보기로 했습니다.

 

 

 먼저 위에 사진은 04년식 모닝으로, 04년도 부터 지금까지 (현재는 세컨카로) 소유하고있는 사람입니다.

 

국내에 11대밖에  판매가 되지 않았다는 루머가 돌던  청포도(키위?) 색상에 당시에 800cc까지 경차로 편입되었던 정부지침덕분에 소형차기준으로 제작되었던 차량이죠. 구형 모닝중에 가장 초기형태의 모닝이고 구형 2세대 모델과 상이한점으로 라디에이터 그릴이 세로인점과 리어부분이 약간 틀린점을 들 수 있습니다.

 

처음 차를 운행한날을 기억합니다. 비록 작은 차였지만 흥겨운 마음으로 콧바람까지 흥얼거리며 여자친구와 지방에서 인도받아 고속도로를 뽈뽈거리며 씐나게 "저속주행" 했던게 기억나네요. 인생에서 첫차였고 어릴때부터 꿈에그리던 자차여서 그런지 그렇게 좋을수가 없었죠. 쪼끄만 차에 다이한답시고 대형차 크락션 손수 달아보기도 하고 좋은 합성유 알아보곤 몇만원짜리 엔진오일 (유진상사가 좋았죠.ㅋㅋㅋ) 맥이기도 하고 가끔 고급유도 좀 맥이고 천장도 직접뜯어서 엠보싱도 해보고 그렇게 몇달을 흐믓한 마음에 다녔던게 기억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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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장 엠보싱다이ㅋㅋ 두번하라면 안하죠>

 


그렇게 대학시절에 발이 되어주었고, 설레는 첫 출근길을 함께한 녀석이었으며, 비오는날이나 눈오는날이나 더우나 추우나 저를 기다려주고 태워주는 고마운 친구이고, 여자친구와 처음 키스를 한 공간이기도 합니다. 작은세간살림 이사하는 날이면 뒷좌석을 접어  생각보다 엄청많이 들어가는 짐차가 되어주기도 하고요. 한참 공부할때 피곤에 쩔은 쪽잠을 자던 고마운수면실이기도 하고, 더운여름 시원한 에어컨으로, 추운겨울에 따뜻한 히터로 언제나 쾌적하고 훈훈한 장소를 제공하는 그런녀석입니다. 뭐 비단 모닝뿐이 아니라 다른 차들도 그렇겠지만 저에게는 모닝이라서 더욱 특별하달까요? 귀엽지만 믿음직한 친구같은 느낌의 차입니다.

특히나 고마운건 지금까지 8년을 주행하면서 이렇다할 고장 한번없이 (딱한번 벨트세트와 점화장치 교환이 전부입니다) 묵묵히 달려준겁니다. 그냥 엔진오일만 주기적으로 갈아주고 기름만 먹이고 타고다녔는데 말이죠. 물론 정기정검은 꾸준히 받고있구요.^^;

이쯤에서 몽이 자랑은...그만^^;

 

현재는 SUV차량과 함께 세컨카로 모닝을 이용하고있어서 아무래도 대형차량과 모닝이 비교가 되는게 많습니다.

모닝이 첫차이고 추억을 함께한 녀석이라 아무래도 애착이 가긴해서 객관적인 입장이 되지 못할지 모르지만 전 모닝을 이름만 세컨카지 퍼스트카인 SUV보다 훨~~~~씬 자주 이용합니다.

 

각설하고, 많은 분들이 말씀하셨던 부분을 제가 느끼는 입장에서 최대한 객관적이게 말씀드리겠습니다.

 

자세한 부분을 설명하기에 앞서 비교대상이 워낙 다른지라 어느정도 각 대상을 특성에 맞게 인지하고 어느 차량이나 장단점이 있다는것을 인정하고 글을 봐야 할 것 같습니다. 어느 차량이나 만들어진 목적이 있으니까요.

 

그리고 최대한 간략하게 작성하니 오해의 소지가있을수 있습니다. 잘못된 내용은 댓글을 통해 고쳐지길 바랍니다.

 

연비는 운전 스타일에 따라 다르지만 일반적으로 시내주행시는 경차가 유리하며 고속주행시엔 중,대형차가 유리합니다.(가성비) 고속도로에서 80~90으로 다니실꺼면 경차로 다니시는게 좋습니다. 어디든 경차도 막 밟고 다니면 연비 리터당 10도 안나옵니다. 막 밟는 스타일이시면 경차사도 연비혜택도 없이 답답하기만 하실겁니다. 또한 체감상 무거운것을 실으면 중,대형차에 비해 연료소모가 더욱 빠르게 상승하는것으로 느껴집니다. 경차량의 특성같고요. 출력이 낮기때문에 스타트시 순발력있게 가기위해선 그 만큼의 연료가 낭비가 됩니다. 성격 급하신분들은 경차 못타죠. 오르막길도 마찬가지구요. 일반적인 경차가 고속주행시 1만원 주유로 70~80k를 가신다고 보시면 됩니다. 5만원이면 서울에서 광주찍고 시내주행 3일은 하고다닙니다.

 

출력은 확실히 딸립니다만 못다녀먹겠다 싶을 정도는 아닙니다. 중,대형과의 차이점은 스타트시 순발력부재, 40~80구간 가속력 부재, 오르막 주행의 어려움, 고속주행시 최고속도의 한계점이 낮고요. 후진시에 작은 바퀴와 출력문제로 높은 턱을 오르는것에 약간에 제약이 있습니다. 경차 타실려면 위에 모든것을 인정하고 타야됩니다. 성격이 급한 저같은 사람은 자주 RPM을 올려먹어 미션에 무리를 줄수도 있습니다. 무거운 짐을 싣고 사람 4명을 태우고 더운 여름날 에어컨을 가동한 상태에서 오르막을 오르면 이건 뛰어 가는게 빠르겠다 싶으실 겁니다. 기름은 기름대로 먹고, 차는 안나가고 에어컨을 끄진 못하겠고, 사람을 버리고갈수도 없고 그냥 빌빌빌 올라가야합니다. 그래도 가긴갑니다. 안그러면 차도아니죠..;

 

주행은 참 재미 있습니다. 이 주행성 때문에 제가 모닝을 퍼스트카보다 자주이용합니다. 작은차로 운전을 배워서 그런지 큰차를 타다보면 불편한게 한두가지가 아닙니다. 일단 끼어들기가 무지 편합니다. 차체가 짧다 보니 요리조리 쏙쏙 잘도 껴듭니다. 일반차량이라면 다른 운전자들이 불편해 할만한 공간적인 부분에서 경차는 그러한 불편함 없이 무난하게 끼어들기 가능합니다. 짧은 차체는 유턴시 빛을 발합니다. 어디에서나 최소한의 공간이 확보되면 한방유턴이 가능합니다.(주로 불법유턴시;;에 유용합니다) 그리고 차체가 작다보니 운전하는 제미가 쏠쏠합니다. 아무래도 큰차량보다는 도로도 가깝고 방음도 덜되다보니 엔진음도 크게들리고 앞차 뒷차와의 공간도 가깝고 그러다보니 훨씬 현실감있는 주행이 가능합니다. 코너링도 얼마나 재미있는지 가끔 바퀴가 들릴듯이 운행하곤합니다. 마치 드리프트 하는 느낌이죠. (결코 위험하게 하는게 아니라 체감상 그렇다는 겁니다) 대학시절 제차를 가끔 이용하던 동기녀석이 제차만 타면 실제로 달리고있는 착각이 들정도라고 할 정도입니다. 또한 어딜가나 주차하기 편해서 좋습니다. 작은공간에 머리만 들이밀면 엉덩이 부분이 안튀어나오니 좋구요. 모닝한테는 미안하지만 누가 테러할까봐 걱정도 안되고 (속이 상하긴 합니다만..뭐..) 뭐 테러걱정 제외하고 앞서말씀드린 이런부분들 때문에 나이가 더 들기전에 써드카로 미니쿠퍼를 꿈꾸고있습니다.....만 애가 하나 더생기면 가능할지....

 

차량의 안정성은 차량마다 다르겠지만 일반적으로 130~140km초과시 차체떨림이 느껴집니다. 고속주행용으로 만들어진 차량이 아니다 보니 기대는 하지마시고요, 경차라서 주행시 위험하다거나 핸들을 꺾었을대 좌우 반동이 심하다거나 그런것은 딱히 없습니다. 어느 차나 비슷한듯합니다. 다만 코너링시에 차체 밀림이나(접지력문제) 요철구간에서의 정숙성이 떨어질 뿐이죠. 풍절음이나 노면소음도 물론 생생하게 전달됩니다. 하지만 반대로 차량 안쪽에서 바깥으로 나가는 소음은 (음악소리나 노래부르는소리? 예 가끔 노래방도 되곤합니다;) 일반차량과 별반 차이가 없어보입니다. 흔히 쿠션이라고 하는 서스펜스쪽도 차이가 있습니다. 쿠션이 딱딱한 느낌으로 이 또한 운전의 재미를 느끼시는 분이라면 별로 불편하지 않을 정도입니다. 차량이 가볍다보니 일반차량에 비해 정지상태에서 고속차량이 옆을 지날시에 휘청하는 느낌이 좀더 큽니다. 사고는 워낙 운이 적용되는 부분이라 언급하지 않겠지만 당연히 대형차들보단 위험하겠죠?

 

내부공간은 당연히 좁습니다. 제키가 179이고 몸무게 75입니다만 뒷좌석을 포기한다면 전혀 불편함이 없습니다. 문제는 뒷좌석 동승을 해야하는 상황인데요. 제가 약간 뒤에 기대 운전하는 스타일이라 뒤에 누구라도타면(특히 어르신) 의자를 앞으로 당겨앉아 최대한 공간을 만들어 드려야합니다. 그럴때 장거리라도 가야되면 허리부터 아파오는거죠. 그나마 제차는 소형차기준으로 만들어진 차라 어느정도 괜찮은데 요새나온 경차들은 아예 이등병 칼각을 잡고 앉아 무릎에 손을모아 겸손하게 뒷좌석에 타야할 지경이더군요. 이건 일단 타기만 하면 자동으로 겸손해집니다. 차체를 자르고 트렁크공간을 만들고 운전석공간을 확보하는 과정에서 딜레마에 봉착한 공간구성으로 보입니다. 이부분은 해결이 안되는 부분이라 그냥 감안하고 타고다니셔야합니다. 뒷자석 동승을 포기한다면 일반 세단차량보다 적재공간은 더 나옵니다. 뒷좌석 의자를 앞으로 내려 트렁크부분과 함께 공간을 사용하실수있습니다. 일반 MTB자전거는 3대도 가능하며 가로50 세로,높이 60cm짜리박스 12개도 들어가고 심지어 침대 매트리스도 트렁크 공간에서 앞좌석 헤드레스트까지 구부러 구겨넣고 옮겨본적도 있습니다. 뒷좌석을 접으면 이 모든게 가능해집니다. 세단보단 대형화물에 강한거죠. 패밀리카로 쓰기엔 적당치 않습니다. 4인가족을 태우고 장보기도 힘듭니다. 물론 신혼부부나 혼전 2인구성세대주라면 걱정마세요. 뒷자석만 접으면 고래도 들어갑니다.

 

인식에 대한 부분은 아직 대한민국이 많이 고쳐야 될 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엉덩이 푸짐한 제 구형모닝을 타고 돌아다니면 SUV대비해 인식에 차이점이 있는것은 확실합니다. 운전스타일에 따로, 지역에 따라 같은 차량이지만 도로에서의 불쾨지수가 차이가 나는데 저는 우에 말씀드린 주행의 이점을 이용해 일부러 공격적인 운전을 하는 편입니다. 다시말해, 불편하거나 불쾌할 틈을 주지 않는 방법입니다. 확실히 같은 상황에서 끼어들기를 못하거나 불필요한 대기 시간이 길어지면 차량의 크기에 따라 면박을 주는건 차이가 있습니다 이부분을 인정하고 오히려 그러지 못하도록 경차를 탈땐 주행의 잇점을 이용해 사전에 그런 행위를 차단하는거죠. 저는 그렇게 재미있게 운전하고 다닙니다.

 

기타 좋은점은 일단 보험료가 사죠. 차가 싸니까요. 자차넣고 일년에 38만원 정도입니다. 그리고 장거리 운행시 톨비 쏠쏠하죠 50%할인이 얼마 안되는것 같아도 모이면 경차사랑 주유카드 같은 생색내기 카드 따위보단 훨씬 좋습니다. 휴게소에서 핫바먹을꺼 맥반석오징어로 바꿔 먹습니다.^^ 와이프가 좋아해요~ 자동차세 감면에 공영주차장 주차비 감면, 가끔있는 경차전용 주차장, 톨게이트 등 해택받는 느낌이 조금드는 경우 좋습니다. 대한민국 아직 경차혜택에 박하지만 점점 개선되고있으니 기다려봐야죠.

 

기타 "안"좋은점은 아직까지 미성숙한 대한민국인식에서오는 불편함인데요. 일단 그런 인식에서 스스로도 자유로울수 없는 저도 대한민국의 남자이기에 학교다닐때 부잣집녀석들 좋은차 타고다니는것에 비교될때죠. 한번은 친해진지 얼마 안되는 같은과녀석하고 늦게까지 과제를 하다 중도 주차장에 같이 나갔는데 그녀석차량이 폭스바겐이더라구요. 하필 제차 옆에 주차되어있어서 도어락을 누르는데 소리부터 틀리더군요. 뭐 별로 신경 안쓰는 스타일이었는데도 조금 자존심이 상하더라구요. 남자는 역시 차에 뭔가가 있잖습니까? 그리고 이성을 만날때 괜히 신경쓰이더라구요. (그래도 저차를 탄 사랑했던 여인만 3명입니다^^;;) 뭐 이건 사람에 따라 상쇄가능하니 패스하고, 어른들 모실때 불편하게 해드리는것 같아 죄송스럽고, 결혼할 여자 부모님 뵈러갈때 속 좀 상하더라고요. 쓰다보니 개인경험담을..;; 어쨋든 경차에대한 인식때문에 좋치 않은 점도 있죠!

 

이렇게 8년동안 14만을 운행하고 다녔습니다만 운이 좋은지 사고한번 없이 보험료 적게내면서 잘타고 다닙니다. 10년 타기 목표는 얼마있으면 이루어질것 같고, 최종 목표는 차량을 잘 관리해서 제 아들에게 생에 첫차로 선물해 주는겁니다. 좋아할진 모르겠지만 가능하겠지요?

 

쓰다보니 밤이 깊었네요.. 급 마무리하고 자야죠~ 경차라고 선입견갖지않고 나란사람을 천천히 바라봐주고 사랑해준 마눌님한테 갑니다. ㅋㅋ

 

제 모닝, 뱃속 아이에게 꼭 선물할겁니다! 이게 아빠의 첫차였다 라고 하면서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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