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핏 폭스바겐 1리터 카를 연상시키는 ‘X-1’은 그러나, 친환경과는 거리가 먼 슈퍼스포츠 카 MP4-12C를 토대로 하고 있다. 주문제작 차량 개발을 담당하는 멕라렌 스페셜 오퍼레이션(McLaren Special Operations, MSO) 부서의 첫 번째 작품인 ‘X-1’은 이미 멕라렌 F1, SLR 멕라렌, 그리고 12C를 소유하고 있지만 그보다 특별한 차량을 원하는 익명의 고객의 요청으로 2년 반이라는 기간 동안 제작해 완성되었다. 12C가 출시되기도 전부터 프로젝트가 진행되었다는 뜻이다.
‘X-1’의 디자인은 왕립예술대학(Royal College of Art)을 졸업한 한국인 여홍(Hong Yeo)씨의 작품이다. 1961년식 파셀 베가, 1953년식 크라이슬러 델레강스 기아, 1959년식 뷰익 엘렉트라, 1939년식 메르세데스-벤츠 540K, 1971년식 시트로엥 SM과 같은 장엉함이 흐르는 클래식 카에서 디자인 영감을 구한데서 그치지 않고, 아르 데코 시계, 뉴욕의 구겐하임 미술관 건물, 에어스트림 트레일러, 만년필, 그랜드 피아노 등에서도 영감을 얻었다.
단 한 대 밖에 제작되지 않은 ‘X-1’의 가장 인상적인 신체 부위는 타이어를 덮는 리어 휠 아치. 만약 타이어를 교체하는 등의 작업이 필요하면 들어올릴 수 있도록 힌지를 달아두었다. 헤드라이트와 테일라이트 디자인은 멕라렌의 엠블럼에서 따온 것이다.
바디워크의 모든 부분이 ‘X-1’만을 위해 카본 파이버 소재로 특별하게 제작된 것이며, 거기엔 마지막으로 피아노 블랙 처리가 이루어졌다. 유일하게 12C로부터 물려받은 건 유리가 전부. 이렇게 완성된 ‘X-1’은 길이에서 109mm, 폭에서 188mm 더 많은 공간을 차지하는 전장 4,658mm, 미러를 포함한 전폭 2,097mm를 가진다. 하지만 높이는 같다. 중량도 12C와 엇비슷한 1,400kg에서 맴돈다.
미국 코믹 북에서나 등장할 것 같은 특이한 외관과 달리 내부의 상당 부분은 12C와 동일하다. 3.8리터 트윈터보 V8 엔진도 12C에서처럼 625ps 출력을 발휘한다. 그 밖에도 주요 매커니즘도 12C와 공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