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새 만화관련 커뮤니티나 싸이트에서 표절문제가 많이 거론되고 있더군요. 표절문제가 거론된 작가분과 그 작품에 대해서는 거론하지 않겠습니다. 뒤에 말씀드리겠지만 표절이냐 아니냐를 떠나서 그렇게 될수밖에 없는 현실은 결국 우리모두가 잘못한 결과물일수 있기 때문이죠.
언젠가 책방에 갔었습니다. 1달전?? 정도로 기억되네요.-아. 전 일단 책방에서 빌려보고 소장가치가 있겠다 싶은건 삽니다.- 한 만화책을 보게되었죠. 별 생각없이 좌르륵 훑어 보다가 몇몇 컷이라던가 구도, 캐릭터들이 몇몇 유명만화를 많이 모방(이 표현이 맞을지 모르겠군요..)했다는것을 알게되었습니다. 당시에는 아무생각없었고 그냥 '나중에 표절시비 나겠구나' 라고 생각했습니다.
거두절미하고 제 생각은 이렇습니다. 그건 완벽한 표절입니다. 배경사진을 참고하여 배경을 그렸다면 그건 표절이 아니라고 봅니다. 인물 사진을 참고하여 인물을 그렸다면 그것도 표절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사진의 저작권이 있다면 저작자를 밝히고 참고했음을 밝혀야겠죠. 제가 알기론 대부분의 작가님들이 참고자료를 밝히는 것으로 알고있습니다.
그러나 다른 작가 작품의 컷 구성이나 구도,연출,캐릭터의 의상 및 배경을 그대로 '따라'그린것을 참고자료라고 할수 있을까요? 다른 작가의 작품을 보고 그리는 것은 어디까지나 '습작'입니다. '프로'작가라면 '습작' 수준의 작품으로 돈을 번다는건 안될말이지요. 그건 작가정신, 프로정신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모르겠습니다. 그 작가분이 오마쥬 혹은 페러디정도로 생각하셨다면 할말없지요. (크로스오버 라고 하시는 분도 계시던데 그건 아닌듯.ㅡㅡ;;)
결국, 이 문제는 표절이냐 아니냐를 떠나서, 지금 한국 만화계의 현실이 얼마나 취약한지 보여주는 일례라고 생각합니다. 계속되는 작가님들의 고난과 출판사들의 횡포. 수입만화의 증가율... 베테랑 작가분들의 절필.(고병규님, 권가야님은 정말ㅠㅠ;;)작가주의 부재. 언더그라운드-혹은 아마추어-만화계의 상업화.(지금 코믹월드같은 판매전은 초기의 순수성을 100%상실했죠...이 얘기도 나중에 한번 해야겠네요.)
아마추어세계와 프로세계를 확실히 구분하지 못하는 젊은 작가군과 단지 대중에게 인기 있다는 이유로 그들을 등용시키는 출판사들. 결국 이 문제는 천천히, 하지만 치명적으로 조여오는 올가미를 우리 스스로가 목에 씌웠다고 밖에 볼수 없겠네요...
음...썰이 길어졌네요.ㅋ. 죄송합니다. 잘나지도 못한게 이런글을 써서. 지금이라도 -아직도 많은 작가님들이 힘든 상황에서도 꿋꿋이 길을 가고있죠- 늦지 않았으니 조그만 것이라도 천천히 바꿔보는게 좋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