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그림을 그리기 전엔 저도 예전에 그랬습니다.
야한 걸 그리면 아니 왜 저런 좋은 실력을 가지고 저런거 밖에 안그리나.
그런데 막상 본인이 그림을 그리게 되면요.
야하고 자시고의 결과물은 문제가 되지 않게 되어버려요. 내가 그걸 표현할 수 있냐 아니냐의 문제만 남을 뿐.
그래서, 막상 그림을 그릴 때는 성적 표현 같은 것이 저에게 전혀 영향을 끼치지 않는 몰입이 가능하죠.
그런데 그렇게 발기도 안한 채로 그린 그림을 본 사람들은
한결같이 패턴화된 추측들을 하더군요.
너는 이걸 그리면서 성욕을 느꼈겠지, 라는 식의.
헐 -0-;;;
2.
그림은 품평에 가장 영향을 많이 받습니다.
그래서 저는 타인의 그림이 어떠한 기준으로 못그렸던 잘그렸던 '품평'이 될만한 말을 자제합니다.
자신이 그림을 그린다는 사실만으로도 좋아서 어쩔줄 모르는 분들이 많고,
전 그런 사람들이 조금씩이라도 좋으니 그림을 계속 그리시길 바랍니다.
그런데 그런 분들의 펜 쥔 손을 꺾어버리는 말들이 있습니다.
그거에 굴하지 않을만한 멘탈의 분들은 계속 그립니다만, 어느 분들은 그 지점에서 딱, 포기합니다.
나에겐 재능이 없어, 라는 말을 방패삼아서.
그리고 그런 분들의 트라우마는 간혹 다른 사람들을 향한 공격이 되기도 하죠.
3.
그런 경험과 기억들이 자기검열이 됩니다.
그림을 그리기도 전에 내가 이런 걸 그려도 될까, 보여줘도 될까 생각하고 멀리 합니다.
그림엔 그런거 필요없습니다.
그런게 필요했다면 H.R. 기거 같은 사람도 애저녁에 파묻혔겠죠.
자신이 그 표현에 도전하고, 결과를 얻지 못했다면 더 얻도록 노력하고, 그렇게 그림을 그리는 것 자체를 생각하는 것.
그게 인간적이란 겁니다.
배우러 왔다면서 그림 하나조차 올리지 않고는 다른 사람을 모독하는 것이나 일삼는 것보다 훨씬 더.
P.S
위 엎드린 여체가 몇 살로 보입니까?
설정은 서른 둘입니다만.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