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년 전인가봐요 ..
동네에 엄청 젊은 문방구 주인분이 새로 오셨어요 ..
콜트45라는 총과 베레타라는 총을 직접 도색해서 만드시는데 정말 엄청나게 진짜 같았거든요 ..
늘 그문방구에 놀러 가면 그아저씨가 만드는걸 보면서 우와 하고 시간가는줄몰랐었죠 ..
그리고 어느날 아저씨께서 정말 뭔가 보여주려는듯 저를 부르더니 건프라 디오라마를 보여주시는데
입이 쩍 벌어지더라구요
그뒤로 어머니를 조르기 시작했어요 건프라 한개 손에 넣으려구요 물론 그당시는 짭퉁 건담이 많았던 시절이라
간담 을 사달라고 했죠 .. 간담v
마크로스v가 간담 v더군요 ;;
집안 형편이 좋지못해서 식당일을 하셨는데 .. 안사주시고 매일 때리기만 하시더라구요 ..
그러던 어느날 어머니가 그 문방구 앞에서 안절 부절 못하고 서계시더군요 ..
그래서 조용히 다가서서 뭐하시냐니깐.. 놀라시면서 "너가 갖고 싶은게 저거냐" 고 물으시더라구요 ..
머리에는 식당 그릇을 잔뜩 지시고는 말이에여 .. 순간 너무 미안한거있죠?
엄마 고생하는데 .. 내가 괜시리 사달라고해서 일도 못하시고 ... 그래서 울었어요 그리곤 도망쳤어요 ..
나중에 어머니께서 그러시더라구요 .. 사달라는게 뭔지몰라서 들어가보지도 못하셨다고 .. 워낙 조용하신분이라서
뭘파는지 묻는것도 창피하셨나봐요 .. 알파벳도 모르시거든요 .. *^^*;;(그래도 현명하신분이세요)
그뒤로는 문방구를 안갔어요 ..
그리곤 21년이 흐른뒤 제가 살던 동네들 갈일이있어서 갔는데 ..
헉 아직 그문방구가 그대로있는거있죠? 그래서 갔더니 그당시 진열 되어있던 프라들이 그대로 아저씨도 세월의 흔적만
남아계시고 그대로 모든게 그대로인거에여 ..
그리고 놀라운건 그아저씨 저를 한번에 알아보셨어요 ..
너무 반갑고 눈물이 나서 감사하다고 말씀드리고 차한잔 얻어마신후 .. 저 이제 만들고 싶어졌어요 했더니 ..
이것저것 많이 담아주시더군요 ..
거의 떨이로 많이 많이 주셧어요 ..
가게를 그만 둔다고 하시더라구요 .. 요즘 인터넷이 많이 좋아져서 이제 프라 파는곳이 힘들고 아저씨도 나이가 많이들어서
못하신다고 ..
그래도 이렇게 옜날 단골이 잊지않고 방문해줘서 너무 고맙다고 .. 해해 ..
그날 아저씨랑 처음 에어브러쉬를 들고 함게 만들다가 .. 다음날이 되어서야 돌아왔습니다..
그뒤론 없는 살림이지만 나름 지하방에 저런것도 만들어두고 주인집몰래 숨죽이면서 만들고있답니다.
글재주가 없어서 재미없으시겠지만.. 프라모델을 좋아하는 어른들이 이상하다고 보는 분들도 계셔서 함 글써봤어요 ..
없는 살림에 어릴때 못해본거 커서 해보는 피터팬 같은 어른이지만..
저는 이런 제가 자랑스럽고...
이곳 게시판을 찾아주시고 서로 작품을 선보이는 많은 분들보며 갑자기 옜날생각에 빠져 봅니다..
비가오네요 이런날은 도색을 피하시구요 .. *^^*
모두 즐거운 작품활동 하셔요 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