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벤트))기억나 그때!

다이쇼 작성일 14.11.07 01:4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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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가 초글링이던 시절 저희집은 매우매우 아주아주 가난했습니다.

어머니 아버지가 맞벌이 하시느라 초딩 입학도 혼자 다녀왔지요.

얼마나 어려웠는지 100원짜리 아슈크림 사달라고 하는 아들한테 싸다귀를 날려야했고 

1년에 한번 오는 생일날 갖고싶은 2500원짜리 레고 하나 사주실 형편이 못됐습니다.

그래서 어려서부터 장난감에 한이 맺혀있었지요.

(덕분에 그림그려서 오려가지고 놀다보니 미술을 배우진 않았지만 그림은 좀 그린다는 소리 듣습니다^^;;)

5학년정도가 돼서는 집안 형편이 좀 풀려서 웬만한 사고싶은 장난감은 

일주일 용돈을 모아서 큰맘먹고 살수있을정도는 됐습니다.

그러던중 반 친구 여자아이 생일 날이었는데 선물을 마땅히 뭘 줘야할지 모르겠어서

F16 전투기 프라모델을 샀습니다.(꽤 비쌌던걸로..)

지금의 제가 그때의 저를 만난다면 못사는놈이 선물로 

뭐 그리 비싼걸 주냐 했을지도 모르겠지만 그때는 그게 딱이라고 생각했어요 ㅎㅎ

제 선물이 그 여자아이 집안에 멋지게 장식돼있는 장면을 상상했죠.

프라모델을 가지고 여자아이 집으로 친구들과 우르르 몰려갔습니다.

여자아이 아버님이 피자와 치킨을 왕창 시켜주셨죠^^ 우오아!

선물들을 이리저리 둘러보시다 제 선물을 발견하신

여자아이 아버님 曰: 넌 그거 다 완성해놓고가라 ㅋㅋㅋㅋㅋ


네..

치킨과 피자..

각종 음료수..

전 냄새만 맡으며 장장 세시간동안 

생애 단 한번도 조립해본적없는 프라모델을 설명서를 꼼꼼하게 봐가면서 조립해야했죠 ㄱ-

그런데 그 맛있는 음식들에 전혀 눈이 안가고 너무 재밌는겁니다.

퍼즐같기도 하고 모습을 갖추면서 뭔가 제가 직접 전투기를 발명하는것같은 착각??

뭐 그런 느낌이 들기도 했고 ㅋㅋ

그렇게 시끌벅쩍하던 생일잔치가 진행되는 동안

그집 작은방에 들어가 혼자만의 3시간이 지나고 나와보니 

저만 여자아이 집에 혼자 남아 프라모델을 조립하고 있었더군요

그렇게 당당하게 여자아이 아버님께 완제품을 인수해드리니

잘했다고 고생했다고 칭찬해주시는데

뭔가 돈도 제가쓰고 고생도 혼자 다했지만

여자아이도 너무 고맙다고 어쩔줄 몰라하고

만드는동안 과일도 깎아다주고 그랬던게 생각나서

집으로 오는길에 너무 뿌듯했던 기억이 나네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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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녀석은 메기과인 제 애어입니다^^

밥먹을때 진공청소기죠..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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