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해 전, 남편이 직원들과 축구 시합을 하고 상품으로 여성용 팬티 세트를 받아 왔다. 술이 거나하게 취한 남편은 검정색 비닐봉투를 건네주며, "자, 당신 주려고 사 왔어!" 하고 거드름을 피웠다. 결혼한 뒤 양말 한켤레 선물한 적 없는 남편이 웬일인가 했다니, 내게는 너무 커서 맞지도 않는 화려한 꽃팬티였다. "여보, 팬티 어디서 샀어요? 너무 큰데." "그럼 내가 입을까?" 짓궂은 남편은 당장 진분홍색 퍁티를 입고 장난을 치터니, 그날부터 정말 세 장의 꽃팬티를 번갈아 입기 시작했다. 그러던 어느 날, 남편 사무실에서 전화가 왔다. 허겁지겁 사무실에 도착하니 여직원들이 의미심장하게 웃고 있는게 아닌가? 회사에서 식목일 행사로 나무를 심었는데,커다란 나무를 번쩍 들어 구덩이에 넣는 순간, 남편은 "억!" 하는 짧은 비명과 함께 그 자리에 주저앉아 꼼짝 못하더란다. 한의원에 가서 침이라도 맞자고 아무리 권해도 한사코 거절하자 직원들은 남편을 억 지로 차에 태우고 한의원에 데려갔다. 침을 놓기 위해 필사적으로 버티는 남편의 바지를 벗긴 순간! 분홍과 진초록이 어우러진 꽃팬티에 한의사까지도 박장대소했다나. 그 뒤 총애받던 꽃팬티 삼총사는 서랍 속에 고이 누워 변심한 주인님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