___|104:+::+::+::+::+::+::+::+::+::+::+:2001년 6월초로 기억된다. 군대졸업 후 약 한달정도 지난 시기다. 난 세분일레분 편의점에서 야간 알바를 하고 있었고, 밤샘일에 적응이 되지 않아서 아침에 귀가 버스를 타고 자리에 앉기만 하면 바로 널부러져 잠을 잤다. 난 그당시에 61번 버스를 주로 탔는데, 그날따라 버스 구경하기가 참 힘들었다. 30분을 기다리다가 10-1번 이란 버스가 오는 것을 보고 탔다. 재수가 좋았던 것인지 딱 한개의 좌석이 비어있는 것이 아닌가. 난 재빨리 앉았다. 그자리는 버스 바퀴가 있는 부분에 위치한 것으로 다른 좌석들 보다 위로 돌출되어 있는....(이해가 가실거라고 생각한다) 10-1번은 왠만하면 그냥 걸러버리는 버스다. 한참을 돌아갈 뿐더러 내려서도 7~8분을 걸어야 하고 코스 중 유난히 커브길을 많이 경유하기 때문이다. 난 그날도 자리에 앉자 마자 널부러져 뻗어버렸다. 한잠을 자는데 내몸이 공중에 붕 떠있는 기분이 들고 곧바로 어깨에 상당한 통증이 왔다. 눈을 떴다. 난 멀쩡히 앉아있었고 상황은 별반 달라진게 없었다. 내려야 할 정류소에 다 닿았기 때문에 일어나서 벨을 누르고 서 있었다. 그 때 기사아저씨가 한미다를 건내는 게 아닌가. "학생 괜찮아?" 난 순간 상황이 파악되었고 사람들의 눈빛과 킥킥거리는 소리가 날 향한 것이란 걸 느낄 수 있었다. 문이 열리고 내리는 문의 계단을 그다지 길지않은 다리로 한번에 뛰어내렸다. 내가 내려야 할 정류소 바로 앞에서 10-1번은 아주 심하게 우회전을 한다는 걸...그냥 멀쩡한 정신으로 앉아있어도 중심잡기가 힘들다는 걸....정신없이 자느라 생각지 못했던 것이다. 난 지금도 10-1번은 무조건 거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