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군대에서의 이야기..

시발넘아 작성일 05.03.04 10:5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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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__|104:+::+::+::+::+::+::+::+::+::+::+:아래글들 읽다가 잠시 생각이 나서 글씁니다..
글재주가 없어서...그냥 가볍게 읽어주세요..


전 대구사는넘입니다..

98년 군대를 갔지요..

훈련소는 백골부대에 있다가...자대배치는 연천쪽에 받았습니다..

제가 자대가고 몇일 안있어 일어난 일입니다

월래 부대내 100일동안 구타나 사고가 없으면

돼지 잡고 행사를 합니다 ....한마디로 잔치죠...

물론 술도 좀 마시죠..막걸리에 소주...ㅋㅋㅋ
(슬레트판 위에서 구워먹는 돼지고기맛은 정말 평생 못잊죠)

잔치준비로 분주할때

행정관님께서 저랑 제동기를 불으시더니...

왈" 막사뒤에가면 부추있으니 그거 가지고 와라"고 하시더라구요

그래서 우리(저랑 제동기)는 쏟살같이 막사뒤로 뛰어갔습니다...

여기서 저는 앞에서 말했듯이 대구살았고...동기는 부산넘에서 학교다녔는넘이었습니다..

근데 아무리 신발장에 뒤져보아도 부추가 보이지 않는 것이었습니다..

신발장에 있는거라곤 활동화. 다떨어진 축구화. 그리고 쓸레빠..뿐이었습니다.

근데 신발장 옆에 있는 평상위에 뜯어놓은 정구지 한 쏘쿠리가 보이더군요..

그런데 저희가 찾는 물건은 부추였습니다...

그래서 누구한테 물어보아야 하는데 주위에 일병과 상병 고참있었습니다...

서로 대화를 하면서 우리 옆을 지나가는데 경례를 하고 부추가 어디있는지 물어보려고했는데 제동기가 저의 옆구리를 쿡찌르더라구요..

그래서 물어보지 못했습니다...제가 왜 찌르냐고 물어봤더니 동기넘이 말하기를

"저고참한테 물어보면 졸라 욕쳐먹는데..그럴빠에 다른사람한테 물어보는게 낫다"

라고 말하더군요..

그래서 우리는 유유히 막사주변을 배회하는 전역대기자를 발견하고 그고참한테

물어보았습니다....(말년병장이 이등병들 귀여워하는거 아시죠..)

저희는 전역대기자한테 물어보았습니다

"XX병장님 행정관님이 부츠를 가지고 오라고 하는데 신발장을 아무리 찾아보아도
부츠가 없습니다...혹시 부츠어디에 있으신지 아시면 좀 알려주십니오"
라고 물어보았지요..

전역대기자 왈: "너것들 고향이 어디고?

우리:"전 대구고 친구는 부산입니다.." 대답했지요
(이넘 실제 고향은 어딘지 모릅니다..대학을 부산에서 다녔는데 고향도 그근처겠지요)

이말이 끝나자마자 전역대기자 입에는 미소가 약간 띄더군요 .우리는 이유를 알수없었죠

잠깐 뒷 전역대기자가 말할길......

"저 위에 창고 보이재...저기안에는 겨울에쓰는 용품들이있다...
그안에 보면 방상피복하고 장갑하고 마스크하고...방상화가 있는데...
방상화그게 부츠다 그거 가지고 가면 된다" 라고 말하더군요

(군대 다녀오신분들은 그게 무엇인지 아실겁니다)

우리는 경례를 하고 쏟살같이 창고로 뛰어갔습니다

창고에서 제동기가 말하더군요.

"봐라 , 아까 괜히 그고참들(일병과 상병)한테 물어봤으면 욕만 뒤지게 쳐먹었을거 아니가
내가 니 옆구리 잘찌러재"하고 말하더군요..

전 그래서 "그래 잘했다. 하여간 너의 잔대가리는 존나 좋타"고 하면서 칭찬아닌 칭찬을 했습니다...

근데 부츠를 막상 찾았는데 부츠 몇켤레를 가지고 오라는 말은 행정관님이 말하지 않아서

제동기랑 저랑은 설마 한켤레 가지고 오라고 둘을 보냈겠냐 싶어서

거기에 있는 부츠 모두 가지고 가야겠다고 마음먹었습니다..

근데 부츠가 너무 커서 손으로 집어서 그걸 다 가져가기는 힘들었습니다..

그래서 제동기가 아까 신발장 옆에 정구지 담긴 소쿠리를 가지고 왔습니다..

우리는 소쿠리에다 부츠를 담고 몇켤레는 손에 쥐고

사열대쪽으로 향했습니다....

사열대에는 전부대원들이 집합해있더군요...

거기에서 행정관님의 지시를 받고 있었습니다....

저랑 제동기 빠른걸음으로 사열대쪽으로 갔습니다....

그리고 제동기가 큰목소리로 "행정관님 부츠가지고 왔습니다"

라고 말했습니다....

그때 울부대 난리 났었습니다...

행정관님 얼굴빨개지고 고참들 웃음터지고 .......

저희는 왜 그런지 모르고 사열대 앞에 소쿠리 내려놓고 줄을 섰지요...

그때 행정관님 취사병한테 말하시더군요

"짬(취사병)....니 오늘 이걸로 전 부칠수 있겠나..."

하시더군요...

그때도 우리는 무신 말인지 몰랐습니다...

글고 행정관님 일병한명한테 막사뒤에 가서 부츠가지고 오라고 다시 시키더군요

얼마후 일병 부츠들고 왔습니다...

근데 그건....우리가 신발장옆에서 본 정구지 였습니다....

그때 저랑 제동기 코받고 죽고 싶었습니다....

집합이 끝나고 상병한넘이 다가 오더니...

너희 둘 내 따라 온나....했습니다...

저희둘 따라 갔지요....

벙커로 데리고 가더군요...

거기서 절라 굴렀지요....

글고 "내가 왜이렇까...사회에선 안그랬는데 짠밥먹고 미쳤나 보다"

이말을 100번 왜치라고 하더군요..

100번 왜쳤지요....

그날이후로 저랑 제동기 한동안 고문관이라는 오명을 쓰게 되었습니다...ㅠㅠㅠㅠㅠ

참, 찌짐부칠때 쓰는 부츠를 경상도?(하여간 제가 사는 동네에선)

정구지라고 말하지 부추라는 말쓰지 않습니다....(생전첨으로 부츠라는말 들었음)

지금도 정구지 찌짐먹을때면 그때 생각이 나네요..
ㅋㅋㅋㅋ

재미없는글 읽어주셔서 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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