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독자님께서 저에게 알 수 없는 화두를 하나 던져 주시더군요...
독자님 : 당신이 생각 하시는게 맞다고 생각하십니까??"
혀니 : 뭘 말씀 하시는건지 제가 잘...
독자님 : 뭐 든지요...아무거나요...당신이 느끼는 것 전부 다말이죠...
혀니 : 아...전 그렇게 제 스스로 에게 믿음을 주려 노력할 뿐...아직 완전히
자신 할 수 없는것 같습니다...
독자님 : 그게 사람입니다...동전이 앞 뒷면이 있듯이...
혀니 : 굉장히 어려운 말씀이신데요...
독자님 : 동전을 굴리면 앞이 나올지 뒤가 나올지 아무도 예상 못합니다...
혀니 : 무슨 뜻이죠...?
독자님 : 그게 인생이라는겁니다...한치 앞도 못 내다 보는 사람의 한계란 거죠...
혀니 : 하시고 싶은 말씀이...?
독자님 : 제가 드릴 말씀은 여기까지입니다...나머지는 님이 판단하세요....
무슨 말씀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고민을 좀 해봐야 겠는걸요??
그리고 전 여전히 글을 쓰기위해 키보드앞에 앉았습니다...-_-
↑ 잡설입니다...
글 시작합니다...천천히 오세요...시간 아주 많습니다...
########################################
제가 예전에 잠깐 건설회사에 근무할 당시...
서울 대치동에 한 빌라 공사현장에서 나가 있을때였습니다...
회사에선 적자가 뻔한 공사임에도 불구하고
수주물량을 채우려고 억지로 하는 공사였죠...
당연히 회사에선 관심밖의 공사가 될 수 밖에요...
그래서 제가 나간것 같습니다...-_-
규모가 큰 공사가 아니다보니...
어쩔땐 일꾼보다도 본사 직원이 더 많이 나와 있는 경우도 가끔 있었습니다...
본사 직원들이 사무실에서 할일이 없으니까 현장 간답시고
오는 거였죠...
미니 5층 다세대 주택...
3층까지의 골조 공사가 끝나고...
4층 거푸집 작업이 한창이었을 때였습니다...
현장내 합판으로 구석에 막아놓은 현장 사무실로 낯설은 노인이 한분 들어오시더군요...
혀니 : 어떻게 오셨나요??
노인 : 저 일좀 시켜주이소...
겉보기와는 다르게 괄괄한 목소리에 상대를 제압하는 기백있는 목소리더군요...
혀니 : 영감님 여긴 일하고 싶다고 해서 아무나 와서 일하는 곳이 아닙니다...
노인 : 암거나 시켜 주이소...내 낮에는 잡부도 하고 밤에는 야방(경비)도 설께예...
혀니 : 잡부는 그날 그날 용역업체에서 오구요...야방은 네콤이 지켜요...
아저씨 하실 일이 별로 없습니다...죄송합니다...
노인 : 그라예...알았심더...
참 별 사람이 다있네 라고 생각했습니다...
무턱대고 찾아와서는 일 시켜달라니...조금 어이가 없더군요...
점심시간...
때마춰서 본사 직원 두명이 현장으로 나오더군요...
혀니 : 아니 이자식들 또 땡땡이 치러 나왔구나...
이대리 : 하는일도 별로 없이 월급 챙겨 가는 넌... 이해 못한다...
혀니 : 뭘 말야 임마??
이대리 : 할일도 없는데 그 좁은 사무실에서 사장이며 전무며 두눈 시퍼렇게
뜨고 있는데 숨이 막혀 돌아가실 지경이다...그렇다고 마땅히 할일도 없는데...
혀니 : 일이 왜없어?? 자식아...찾으면 다 일이지...사무실 청소를 한다거나...
컴퓨터 나간거 손보거나...사무실 집기라도 수리하거나...얼마나 많아 할일이?
김대리 : 그럼 니가 사무실에서 그거해라...이대리랑 나랑 여기 있을께...
혀니 : 싫어...
김대리 : 왜 임마?
혀니 : 미쳤냐 여기가 더 편한데 사무실에서 뻘짓 하게??
일동 : 얄미운놈 -_-ㅗ
그리고 일꾼들이 밥먹고 올 동안 현장을 지키고 있다가...
거푸집일꾼 오야지(작업반장)에게 현장을 맡겨놓고 우리도 식사를 하러갔습니다...
중국집에서 간단히 짬뽕에 빼갈 한잔씩을 하구요...
점점 어려워지는 회사의 안위를 서로 걱정하며 화이팅하고
직원들끼리의 친목을 도모하기 위하여 우리는...
당구장으로 향했습니다...-_-
이대리 : 혀니 너 또 다마수 속이면 죽는다...
혀니 : 난 영원히 120이야 죽을때까지...
김대리 : 나 저놈이랑 안쳐...
이대리 : 나도...김대리 우리둘만 치자...
혀니 : 어이 친구들...내가 양보함세...150놓겠네...
김대리 : 아냐 너??....150도 짠거..?
혀니 : 에이 진짜...
그리고 우격다짐으로 겨우 당구를 쳤습니다...
그날따라 안맞더군요...-_-
이상하게 운도 안따르고...성질이 막 치미는겁니다...
그런 가운데 이대리가 맛세이를(내려찍기?)시도합니다...
혀니 : 아저씨 80이 맛세이 찍어요...
아저씨 : 그거 찢어지면 변상해야 해요...
이대리 : 혀니 일름보쟁이...
혀니 : 왜 임마...?
이대리 : 그렇게 크게 떠들면 어떻게?? 쪽팔리게...
혀니 : 뭐가 쪽팔려 임마??
이대리 : 다마수 80 이라고 자랑 시켜 주는것도 아니고...미워잉~
그렇게 참으로 분위기 화기애매하게 당구를 쳤고 결국엔
전 게임비로 거금 1만2천원을 물고 당구장을 나왔습니다...
다시 돌아온 현장...
현장 한바퀴를 돌아보려고 나섰습니다...
돌아봤자 5분이면 다봅니다 -_-
그정도로 작은 현장이다 이말이죠 -_-
그런데...
아까 오전에 찾아 오셨던 영감님이 거푸집일꾼들을
도와가며 일을 하고 있더군요...
그날 용역 나온 젊은 막일꾼보다도 더 일을 열심히 하시더군요...
참 황당했습니다...
혀니 : 아니 영감님...뭐하세요??...그러신다고 일을 하실 수 있는게 아니에요...
다치세요 얼릉 나오세요...
노인 : 기사양반요 내 일당도 필요 없고요 그저 세끼 밥만 멕여주고 여서 잠만 자게해주소...
불쌍한 사람 적선하는 셈치고 착한일 한번 하이소 고마...
혀니 : 아니요... 영감님 그건 제 권한 밖에 일이에요...정 그러시다면
제가 한번 윗분들에게 여쭈어나 볼께요...그런데 그 분들이 안된다고 하시면
그땐 어쩔 수 없어요 아시겠죠??
노인 : 잘 좀 이바구좀 해주이소
그리고 전 사무실로 돌아와 본사의 현장 책임자인 상무님께
전화로 자초지종을 말씀 드렸습니다...
그런데 뜻밖에도 상무님은 그렇게 하라고 하시고 어느정도 일을
하는것 같으면 용역 한명 줄이고 일당까지 주란 것입니다...
평상시 회사에서 제가 제일 존경해마지 아니 하지 않던 분이 그런 말씀을 하니까
어안이 벙벙하더군요...그리고 이상하게 제가 기분이 좋아지는겁니다...
혀니 : 영감님...
노인 : 와요 기사양반...우찌 됐소??
혀니 : 현장일 많이 해보신거 같은데 맞나요??
노인 : 내 전국을 돌며 안 해본일 없지 않는교...웬만한 장정보다 낫소...
혀니 : 그럼요...여기서 일을 하시구요...잠자리는 요밑에 찜질방에서 주무시구요
대신에 일당에서 찜질방비는 제하고 드릴겁니다...
노인 : 참말인교...아이고 고맙습니데이..고맙습니데이...
혀니 : 아..뭐...저한텐 고마워 하실 필요 없구요...그저 몸 조심하시면서
일하세요...그럼 가서 일보세요...
비록 제가 결정을해서 내려진 상황은 아니었지만 제 기분은
이상할 정도로 좋았고 그렇게 밉던 상무님도 조금씩 좋아지려고 하는가
얼굴마저 벌게 지더군요...*-_-*
그리고 용역사무실에다가는 인원을 한명 줄여서 보내달라고 연락을 했습니다...
며칠을 두고 보는데 그 영감님은 나이가 무색할 정도로 젊은친구들도 한번하면
나가 떨어질 만한 일들을 거뜬히 해내 더군요...
어디서 주워 입었는지 군복바지를 입고 왼쪽 건빵 주머니에는 소주한병을 넣고
다니면서 물마시듯 조금씩 마셔가시며 일을 하시더군요...
혀니 : 영감님 술드시고 일하시면 안되요 사고납니다...그럼 저 모가지 날아갑니다...
노인 : 걱정마소 내 30년을 이래 일해도 한번도 다친적 없는기라예...
그라고 여는 일도 벨로 안어렵구마...
혀니 : 아무튼 조심하시구요...저 말고 다른 직원들 나타나면 술병 보이지 마세요...
그러면 짤리실지도 몰라요...
노인 : 알았소 걱정해서 고맙습니데이...어여라...가자~~아아어어~!!
짧은 인사와 함께 이상한 고향의 소리를 흥겹게 부르시며 일하시더군요...
그렇게 보름후...
일꾼들에게 봉급을 나누어 주는 날이었습니다...
그날 만큼은 상무님이 직접 나와서 챙기십니다...
맨 마지막으로 영감님께 보름치의 월급을 주면서 상무님은 제게
물어보시더군요...
상무님 : 영감님 일을 그렇게 잘한다면서...
혀니 : 네 상무님...일당용역원들보다 잘합니다...웬만한 목수급은 됩니다...
상무님 : 그럼 일당 7만원 그냥 계산 해드려...숙박비는 경비처리하고...
혀니 : 넵 상무님...^^
이상하게 세상에서 나만 나쁜짓하고 다른 사람들은 다 좋은 일만 하는 것처럼
괜시리 제 마음이 부끄러워지더군요...아무튼 영감님이 아시면 무척이나 좋아 할것 같다는
생각에 저도 기분은 좋았습니다...
그리고 보름치 월급 이라고 백오만원을 건네 받은 영감님은
놀라서셔서 입을 다물지 못하시더군요...
노인 : 뭐 이래 많소??...
혀니 : 상무님이 그렇게 계산하라고 하셔서 그런겁니다...
노인 : 아이구메...부끄러버라...
혀니 : 다 일한만큼 받아 가시는건데요 뭘...
노인 : 가마 있그라...내 이라고 있으믄 안돼지...기사님요 내 저녘한끼
대접 하고 싶습니더...시간 됩니꺼??
혀니 : 아이구... 아니에요...그게 어떻게 번돈인데...제가...
저녘을 사려면 오히려 제가 사야죠...
노인 : 내 아마 아들이 살아 있으믄 마흔이 가까블낀데...
나이 많은 사람이 그라자고 하믄... 따라 하믄 되는교...긴말 없이...
참 ...난감하더군요...관리자가 일꾼에게 밥을 얻어먹는다...
제일 먼저 짤리는 이유중 하나입니다...접대받기없기...
그런데 이건 접대가 아니지 않습니까??
그리고 영감님이 진짜로 고마워서 밥한끼 사주는건데...
굳이 마다할 이유가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혀니 : 네...영감님 그럼 이따 끝나고 식사하시죠 누가 내던간에요...
노인 : 그라입시다...그라고 고마워요...
겨울철 공사현장은 오후 다섯시경이면 대충 마무리에 들어갑니다...
금새 어두워지거든요...
퇴근 준비를 하는데 김대리 이대리가 나타나더군요...
정말 이자식들은 뭐 먹을때만 잘 나타납니다...
어디에 내놔도 굶어 죽진 않을겁니다...-_-
혀니 : 뭣하러 왔냐??
김대리 : 추운데 오뎅에 쏘주나 한잔 하자...
혀니 : 가자 삼겹살이나 먹자...
이대리 : 이 자식은 가만보면 뻥만 엄청 늘었어요...진짜로??
혀니 : 이대리 빼고 가자 김대리...
김대리 : 응...그래...
이대리 : 친구들 같이가세...-_-
잠시후 삼겹살집...
영감님은 소주를 소줏잔에 안드시고 큰컵에 따라서 조금씩 드시더군요...
역시 소주도 남자답게 드셨습니다...
그리고 술이 얼큰 해지시자...당신의 과거사를 누가 묻지도 않았는데
말씀하시기 시작하셨습니다...처음엔 좀 짜증이 나려고 했습니다...
노인 : 그래도 말야 내가 젊었을때는 잘 나갔다 아이가...사변에 부모님 다 잃아뿌고
사변 끝나고 남아있던 부산에 집하고 땅하고 재산 정리해가 서울로 올라왔제...
평생을 놀고 묵어도 될만큼 돈을 갖고 있었는기라...
김대리 : 참...아저씨도 옛날에 잘 안나가던 사람이 어디있어요?? 다 잘나갔지...
노인 : 본사양반...주디 좀 닥치소 어른이 이바구 하구만...오데서 껴들어쌓는교...
김대리 : 네 죄송합니다...-_-
혀니 : 그래서요 아저씨?
노인 : 그리곤 그 돈으로 날마다 기생집에 노름질에 젊은 시절을 돈으로 보내고
있었는기라...나도 한심하제...그라다 우짜다가 누구 소개로 아가씨를 만나 결혼을
안했나...내 마음에도 들고 마누라도 이쁘고 한동안은 가정에 충실하면서 나름대로
행복하게 살았다...돈도 안쓰고 벌어가면서...그라고 아들래미 하나 딸래미 둘...을
낳았제...그 아들래미가 말이다...우찌 나하고 똑같이 생겼는지...완전 국화빵인기라...
내는 딸래미들한테 신경도 안쓰고 아들놈만 이쁘다고 그렇게 살았구만...
이대리 : 아니 그럼 아드님이 지금은 장성 하셔서 효도 받고 사셔야지 막일이
웬말입니까??
노인 : 아마 그놈아가 핵교 드가기 전해니까 일곱살 나던 해 였는기라...
마누라가 아들래미하고 두딸래미하고 시장에 갔었는갑지...기찻길을 건네려고
아들놈 보다는 어린 두딸년을 마누라가 더 챙겼는갑제...마누라하고 두딸래미는
철길을 무사히 건너고 아들래미는 건너다 그만 다 못 건너고 그 큰기차에 부딪혀서
형체도 없이 죽었뿐기라...
혀니 : 아이구 저런....이를 어째...
노인 : 너무 화가 나뿐기라...마누라한테도 뭐라하도 몬하겠고...그라고 다시 술을 마셨제...
노름도 하고...그전에 생활로 돌아가뿐기라...맨날 취해가 말짱한 날이 없을정도로...
그렇게 몇달을 보내다보니 어느날 밤엔가 마누라하고 두딸래미가 안보이는기라...
"용서하이소 용이 아부지요...미안합니데이"라고 펜지만 써놓고 집을 나간기라...
김대리 : 그토록 사랑하시는 아드님도 잃으시고 가족 모두에게 버림을 받으신거네요...
어쩌면 아저씨가 그렇게 만든것일 수 있죠...아드님의 비극은 아니라도 사모님하고
따님들이 집을 나간건 아저씨의 잘못인거 같아요...
노인 : 와 아니요...맞소 내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소...그래서 난 그길로
가족사진 달랑 한장 들고 마누라캉 딸래미들을 찾아나섰소...그게 벌써 30년째요...
혀니 : 헉 ...그럼 여태 가족들도 못만나시고 계속 이렇게 사시는 거에요??
노인 : 전국을 안다녀 본데 없이 다 다니길 10년쯤 되는 해에 소식을 들었소...
이미 마누라는 두딸래미하고 다른 남자하고 가정을 꾸리고 행복하게 살고 있다고
누가 알려 주는기라...그 사람은 그 말만 해주고는 찾지 말라고 했쌓는기요...
다 잊아묵고 잘 살고 있는데 이제 찾아가믄 뭐 우짤라캅니까??라고 ...
혀니 : 그래서 만나시는걸 포기 하셨나요??
노인 : 포기했지...암...포기했고말고...근데 마누라 얼굴은 안 봐도 될거 같으믄서
딸래미들은 꼭 한번 보고 싶은기라...그래 우찌우찌 해갖고 만내게 됬는데
이년들이 글쎄 낼로 아부지라 생각 안하는기라 물어도 대답도 안하고 심지어는 쌍욕까지
했싸면서...내 그날 마이 울었다...이자 시상에는 나혼자구마...라는 생각으로 차라리
죽고말지란 생각을 갖고 이때까정 살아있다...
김대리 : 와... 아저씨 인생 진짜...이런거 티비문학관 이런데서 보던 내용 아니냐??
혀니 : 농담이 튀어나오냐 자식아??...이런 가슴 아픈 휴먼스토리에??
노인 : 그렇게 포기하고 살고 있는데 우찌 알고 낼로 찾아왔는가 막내 딸래미가
내가 일하는 공사장엘 얼아를 하나 업고 오는게 아니겠나??
이게 무신 귀신이 곡할 노릇이가 싶은기...반갑기도 한 한편 별로 보고싶지도 않은
마음이 드는기라...
혀니 : 막내 따님이 왜 찾아 오신건데요??
노인 : 그게 이바구를 들어보니까...즈그엄마 하고 언니가 아빠를 그카게 낼로 아빠라고
생각하지 말라고 그랬단다...지딴에는 아빠가 보고싶은데 어린나이에 어쩔 수 없었다는기라...
그라고 엄마 하고 언니가 죽고 나니까 지도 세상에 혼자라고 생각 한기라...그래서 수소문해서
낼로 찾아온기지...그래도 핏줄이라고...
혀니 : 그래도 어쨋든 잘되었네요 막내 따님이라도 만나셨으니까요...
노인 : 하모...왜 아니것나...그 길로 딸래미집으로 같제...같이 살자꼬 해갖고...
혀니 : 다행이시네요...근데 어떻게...이곳에...??
노인 : 가보니께네...하꼬방 하나에 신랑도 막노동일 하고 내가 있을곳이 아닌기라...
그래서 딸래미 한테는 이야기 잘하고 그래 나와서 여기저기 공사장 돌면서 묵고
산다 그리고 가끔 돈이 생기면 딸아 한테 보내주기도 하고...
이번에는 아부지 노릇제대로 하는갑네...좋은 회사 만나서 제값 받고 일햇으니께네...
혀니 : 그럼 그동안 살아오신것에 대한 후회는 안드세요??
노인 : 후회??...하하핫...보소 ...후회는 앞으로 희망이 있을법한 사람이나 하는게 후횐기라...
다신 그라지 말아야지 하믄서 ...낸 미래가 없다...그래서 후회고 미련이고 없제...
이라고 살다 어디서 숨을 놓을지는 모르겠지만...숨이 붙어 있는한 매 시간만 잘보내면
나는 되는기라...
그렇게 한남자의 살아온 일생을 그날 채 두시간도 안되 다알게 되었습니다...
70년이 가까운 세월을 살아온 한 사람의 인생이 두시간의 이야깃거리 밖에
안된다는것이 허무하더군요 그리고 그다지 평범한 삶도 아닐진데...말이죠...
그렇게 영감님은 삼겹살집엘 나와 찜질방으로 가시면서 뭐가 그리 유쾌하신지
알아듣지도 못할 노래를 흥얼거리시며 걸어가시더군요...
김대리 : 혀니..이대리...난 어째 좀 슬프다...
이대리 : 나도...좀 기분이 그렇다...
혀니 : 그러냐?...할 수 있냐 본인이 그런 삶을 선택한걸...
김대리 : 그러니까 니가 맥주 한잔 더사라...
혀니 : 응 그러지...친구들아 어서 가자꾸나.............이럴 줄 알았니??
김대리 : 미운색히...-_-
그리고 그 영감님은 크리스마스 하루를 남기고 더 이상 현장에 안 나오시더군요...
찜질방에가서 물어도 모른다고 하고 식당에가서 물어봐도 모른다고 하고...
전날 퇴근하면서 세일하는 목도리를 하나 샀었는데...
이제 필요가 없게 되더군요...
근 한달정도의 그 영감님과의 만남...
구부정한 허리에도 불구하고 기운은 남달리 세고
늘 군복바지 건뻥주머니엔 소줏병이 꽂혀 있었으며...
늘 웃는 얼굴에 싫다고 거절하는것을 못봤었던 그 영감님...
그 짧은 만남속에 한남자의 파란만장한 인생 이야기를 알고는
"인생은 아름다워"라는 영화가 떠오르...
지는 않았고 그냥 참 인생 허무하고 덧 없다는걸 느꼈습니다...
아마 지금도 어디에선가 주머니에 소줏병을 넣고 다니시며
웃으며 열심히 일을 하시리라고 굳게 믿고 있습니다...
혀니 : 알았냐 자식들아 그렇게 사는 사람도 있어...
박군 : 그걸 왜 우리한테 이야기 하는데??
최군 : 내말이...
혀니 : 내 인생도 중요하지만 남이 살아온 인생을 알고 받아 드릴것은 받아드리고
버릴것은 버리고 아무튼 잘 살아 보자고 하는 이야기지 자식들아...삐딱하긴...
박군 : 이 자식이 요즘 따라 이상해진단 말야...너 설마 니 아버님 말씀대로
산에라도 들어갈 작정이냐??
혀니 : 왜...난 들어가면 안되니?
박군 : 아니 난 언제 들어가나 궁금해서...빠를수록 좋은데 말야...
최군 : 아무튼...시대적인 상황에따라 살아가는 방식도 다 틀리겠지만...
한가지 확실한건 어떤 시대 이던지간에 내자리에서 내 할일만
열심히 하면되는거 아니냐??
혀니 : 그럼 평범한 사람밖에 못될걸??
박군 : 혀니 넌 그렇게 살아야 되 안그럼 평균이하의 삶을 살게되...
혀니 : 반사 -_-...
여기서 글 마치죠 뭐...-_-
언제나 그래왔던 것처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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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으로 돌아오는길 동네 어귀에 공사판에서
고된노동의 중간에 잠시 쉬어가는 일꾼 아저씨들을 보면서
예전에 보았던 그 영감님이 문득 떠오르더군요...
말이 30년이지...
그렇게 험하게 살아오셨던 원동력은 무엇이었을까가 궁금 했습니다...
그리고 이제 인생을 달관한 듯한 그분의 너털웃음...
아직도 눈과 귀에 선합니다...
건강하시길 이글을 빌려 빌어드립니다...
여러분들 항상 행복하세요...
고맙습니다...(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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