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취녀: 여기 앉아계신 분중에 XX아파트 앞에서 내리는 분 있으신가? 있으시다면 암내 걱정하지말고 퍼뜩 손을 들어보아요!
허억...!!!
나도 XX아파트 앞에서 내리는데!!
그녀가 손들라는 말에 순간 나도 모르게 슬며시 손을 들어버렸다...
나: 저..저요. 저 XX아파트에서 내리는데요...-ㅁ-)/
만취녀: 오우~ 빙고우~!!
그녀는 손가락총과 함께 빙고를 외쳐대며-_- 나에게 비틀비틀 다가왔고
비어있던 내 바로 앞자리에 철푸덕 엉덩이를 내려놓았다.
허업....!!! 이 용서할 수 없는 술냄새!!!!
이뇬이 참이슬로 등목을 하셨나?!!-_-;
만취녀는 내 앞자리에 앉더니만 몸을 옆으로 틀어 나에게 생글거리며 말했다.
만취녀: 아저씨!
나: 아하하...아저씨라니요? 저 아저씨 아니..
만취녀: 아저씨!
나: 아하하.. 저 아저씨 아니에요. 저 대학새..
만취녀: 아저씨!
나: 네......-_-
그녀는 자기도 XX아파트에서 내린다며
자기는 잘테니 나 내릴 때 꼭 깨워달라는 것이었다.
알고보니 만취녀는 XX아파트에 살았고
그러므로 그녀와 난 같은 아파트 주민이었던 것이다.-_-
날 믿고 편하게 눈을 붙여보겠다며
그녀는 나에게 엄지손가락을 치켜들어보이더니..乃
-_-
이내 차창 옆 벽면에다가 쿵쿵쿵 머리를 쳐박으며 깊은 잠에 빠져들었다.
그렇게 왠지 모르는 씨바스러운 기분으로
멍하니 잠든 만취녀의 뒷모습을 바라보다보니
어느새 그녀와 같이 내려야할 XX아파트였다.
삐이익~
침까지 질질 흘리며 깊은 잠에 빠진 만취녀...
난 그런 그녀를 간신히 깨웠고 내리는데만 1분여가 걸린 것 같았다.-_-
버스에서 내린 만취녀는 비틀비틀 몇발짝 전진하는가 싶더니
이내 보도블럭 위에 철푸덕 주저앉았다.
참 고뇬... 바닥 좋아하네 그려!
이런 환경친화적인 뇬...-_-
그리고 그녀는 아까 버스안에서처럼 기어가기 시작했다.
기어가는 그녀를 뒤에서 보고있자니...
그 어깨쭉지의 움직임이 흡사 동물의 세계에서 봤던 사자같았다.
야심한 시간인데 젊은 여자를 저렇게 두면 안되겠다 싶어
결국 그녀를 부축해 같이 가기로 했다.
그런데 이뇬이 고마워하긴 커녕 나한테 땀냄새 난다고 투덜거린다...
만취녀: 어우~ 땀냄새!! 짜증나!! 안그래도 술먹고 넘어올려고 하는데....
나: (이 싸갈탱이가.....) -_-
알고보니 만취녀는 3동에 살고 있었고,
난 4동 그러니까 같은 아파트 주민에다가 바로 옆동이기까지 했다.
원래는 그녀가 사는 3동 입구까지만 데려다주고 집에 가려했는데,
내가 살짝 잡고있던 손만 떼도 길바닥에 발라당 널부러져버렸기에-_-
어쩔 수 없이 그녀의 집문 앞까지 데려다주게 되었다.
버스에서 처음 본 여자를 말이다......
그렇게 엘레베이터를 둘이서 타게 되었다.
나: 몇층 눌러요?
만취녀: 19층... 근데 아저씨!
나: 예...?
만취녀: 나 지금 방구마린데 껴도 되여~? 푸히히~
나: 뭐..뭐욧?! -ㅁ-
이런 황당함으로 새역사를 쓰는 뇬!!
엘레베이터를 타자마자 갑자기 방구를 끼고싶다는 게 아닌가!
다른 곳이었다면 허락했겠지만
집에 다 왔는데 굳이 좁은 엘레베이터에서 끼게 내버려둘 순 없었다.
나: 아하하... 조금만 참으세요. 집에 다왔는데 집에서 끼시지 그러세요. 방구를 허락하기에는 이 엘레베이터가 너무 협소하네요... 조금만 참으세요...^^;;
만취녀: 에잇~썅!!! 참긴 뭘 참어?!! 난 지금 껴야겠다구~!!!^0^)/
뿌우웅~ 뿌부붕~
그외에 다수 소리 출연-_-
나: 커어헉!!!! 씨박!!! 도대체 뭘 쳐드신 거에........우우우웁!!!!!!
만취녀: 꺄르르륵~ *^0^*
나: 처음 보는 사람 앞에서 이게 도대체 무슨 짓거...........우우우웁!!!!!!!!
만취녀: 꺄아아아악~ *^0^*
헛구역질을 네다섯번 하고나니
엘레베이터가 그녀가 살고있는 19층에 멈춰섰다.
그리고 난 그 헛구역질이 쏟아지는 와중속에서도 만취그녀를 끝까지 부축해서
집문 앞까지 데려다주는 강인한 투지를 보여주였다.-_-
만취녀는 자기네 집 문을 열쇠로 열고 들어가며 나에게 인사했다.
만취녀: 아저씨! 고마워요. 아저씨 아님 저 집에도 못올뻔 했네요... 너무 고마운데 드릴 건 없고... 그래서 조촐하게나마 방구 드렸어요.*-_-*
나: 아~예.... 너무 감사해서 피눈물나네요... 오래오래 간직할게요......근데... 썩 조촐하진 않았어요...-_- 그리고 다음부터는 술 적당히 드시고, 취해도 직립보행 하는 습관을 기르세요. 기어다니는 건 그리 좋은 행위가 아닙니다. 그쪽이 무슨 사자치타가 아니잖아요? 꼭 직립보행하십시오.
만취녀: 예... 노력해봅죠.-_-
처음 본 여자를 집문 앞까지 데려다주게 될 줄이야.......
난 그녀가 집안으로 들어가는 걸 보고
얼이 나가서는 멍하니 다시 엘레베이터를 타러갔다.
늦은 시간이라 그런 지 19층에서 멈췄던 엘레베이터가 그대로 있었다.
몇분이 지나서 탔는데도 불구하고,
아까 그녀의 방구냄새가 소멸되긴 커녕
사골 국물 우러나 듯 한츰 더 진한 맛을 우려내고 있었다.-_-
그렇게 엘레베이터는 나와 방구냄새를 태우고 1층으로 내려가고 있었다...
그런데 그때!!!!!
이게 왠일인가!!!!
늦은 시간이라 아무도 탈 사람이 없겠지 했던 엘레베이터가...
누가 타려는 것인 지 12층에서 멈춰서는 게 아닌가!!!
그리고 20대 초반으로 보이는 두 아가씨가
방구냄새 여전한 이 엘레베이터에 올라타는...
대형참사가 벌어지고 말았던 것이다.........
아가씨1: 언니! 그 비디오집 아직도 문열었을까?
아가씨2: 열었대두 그러네. 거기 새벽 1시까지 해.
나: (제발제발제발제발)...........-_-;;
아가씨1: 읍!!! 누가 방구꼈나봐!! 콜록콜록...!!!
아가씨2: 커헉!!! 저..정말!!! 켁켁켁....!!!!
나: (나아냐!나아냐!나아냐!나아냐!)............-_-;;;
아가씨1,2: 소근소근~속삭속삭~
나: (속삭이지마! 씨부럴!! 나 아니란 말이야!!!!)..............T 0 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