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 밖에 누구 없냐... 휴지 좀 나눠줘라..."
그녀는 곧 자신의 행동이 부질없음을 깨달았다.
그때는 수업시간이었기 때문에 그녀의 그 말은 메아리 없는 외침 이었기 때문이다.
그녀는 초조해져갔다.
'지금은 수학시간이야! 너무 늦으면 4.12 골프연습 만행의 전철을 밟게 돼!'
그녀는 돈으로라도 닦아볼 요량으로 지갑을 열어보았지만 학생증 밖에 없었다.
'학생증으로라도 대충 긁어볼까?'
그녀는 곧 자신의 미개성에 몸서리치며 그 생각을 떨쳐버렸다.
'뭐 쓸만한 휴지 없나...?'
휴지통을 뒤져보았지만 1교시 시작하자마자 똥싼 년은 그녀가 처음이었다.
'그..그렇다면 뭐 종이쪼가리라도...'
그녀는 주머니를 샅샅이 뒤졌다. 종이를 찾기 위해서.
그때 그녀의 손에 집힌 것은....
가로 3cm, 새로 2cm 정도의 X만한 포스트잇!
'어쩔 수 없지!'
그녀는 사태를 모면하기 위해,
그 작디작은 포스트잇을 한 장 한 장 떼어가며 뒤처리를 하기 시작했다.
종이의 크기가 너무 작기 때문에 한 장 띄어내서 항문 한번 찍고,
한 장 띄어내서 항문한번 찍는 개노가다를 반복적으로 하였다.
그녀는 자신의 처지를 비관했지만 그나마 다행이었다.
포스트잇이라도 없었으면 학생증으로 긁어야 했을 뻔했으니까.
휴지통 밑바닥이 포스트잇으로 인해 보이지 않게 되었을 무렵,
그녀는 마지막 한 장의 포스트잇을 항문에 붙여놓은 상태에서
팬티를 입는 깔끔함까지 보였다.
그녀는 대담하게도 아무 일 없었다는 듯이 교실로 들어와 수업에 참가하였다.
몇 시간 후,
화장실에서 볼일을 보던 한 선량한 학생의 제보로 그 일은 세상에 알려지게 되었고,
우리는 그런 엽기적인 행각을 한 사람... 아니 짐승을 색출하기 위해 혈안이 되어있었다.
결국엔 쓰레기통 속에 있던 포스트잇 샘플 몇 장을...
교내과학수사연구소로 보내 감정을 의뢰하였고,
교내과학수사연구소는 과학실에 몰래 침입,
그 문제의 포스트잇 샘플을 현미경으로 집중분석한 결과,
범인이 그녀였음을 밝혀내는데 성공했다.
그녀는 다이어트를 목적으로 아침밥대신 참외를 학교에서 까먹는데,
포스트잇에 두 개의 참외 씨가 묻어있었기 때문이다.
그렇게 하여 그녀의 별명은 3M이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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