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남녀 충격실화- 우리 강촌에서의 밤은 뜨거웠다!

맹츄 작성일 05.12.13 19:3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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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강촌에서의 밤은 뜨거웠다]











2001년 9월...

우리 과 안에서 마음에 맞는 남여학우들 13명과

조촐하게 강촌으로 엠티를 갔었을 때 일어난 일이다...




난 그날 무슨 사정이 있어서 다른 학우들을 먼저 강촌으로 보내고나서

따로 기차를 타고 뒤늦게 혼자 도착을 했다.

그런데 학우들은 이미 큰 방을 하나 잡아놓고는

무슨 관광 온 중년아저씨들, 아줌마들 마냥

초저녁부터 일찌감치 고기를 굽고 술판을 벌인 상태였다.


자기네들 말로는 방금 술판을 시작했으니

먼저 시작한 거 서운해하지 말라고는 했지만,

그 말을 믿기에는,

방 안에 참이슬 빈병이 거의 장판수준이었고...

참이슬에게 영혼을 팔아버린 학우들의 눈을 들여다보니,

점점 흰자가 자신의 영토를 확장해나가 듯이

검은자를 밀어내며 눈 안을 장악해나가고 있었다...



아니 그나저나 무슨 놈의 삼겹살을 그렇게나 많이 사왔는 지

그 방 안을 가득 채운 형용못할 비린내에

순간 난 내가 무슨 정육점에 잘못 들어온 줄 알았다.-_-



"아니, 이 사람들..
평소에 엄마가 삼겹살들 한번도 안 구워주셨나?
뭔 놈의 삼겹살을 포대로 사왔어?!
이게 방이여, 정육점이여?! 어후~ 냄새!>ㅁ< "


방 안에 진동하는 삼겹살의 비린내를 두고 투덜대는 날

술 마시던 학우들이 잠시 바라보더니,

여름에 맡은 썩은 고등어자반같은 니 암내보단 낫다며

늦게왔음 입 그만 닥치고 겸허한 태도로 술판에 끼라고 했다.-_-;



아무튼 MT에 뒤 늦게 합류한 나도

금새 참이슬에게 영혼을 팔아버리고

학우들과 함께 격렬하게 고주망태가 되어갔다...






밤 11시쯤 되자,

13명으로 시작되었던 술판에는

나 활화산, 정양, 윤양, 박양, 유군, 이군

이렇게 달랑 6 명만이 무슨 생존 서바이벌 마냥 살아남아

참이슬양과 치열한 사투를 벌이고 있었다.



나머지 7 명의 학우들은 술에 완전 꼴아서는

무슨 시골집 마당에 널어놓은 말린 고추 마냥

방바닥 곳곳에 널부러져 있었다.




아무튼 살아남은 나를 비롯해 6명은

방바닥에 뻗어있는 7명의 학우들을 향해 쯧쯧쯧 혀를 차주었고,

술잔을 들어 건배하며 6명만의 2차를 시작하였다...



그런데 처음에는 신나게 MT도 왔겠다,

눈 앞에 맛난 삼겹살도 지글지글 구워지고 있겠다,

참이슬 한잔 한잔이 아주걍 달짝지근 동서벌꿀이었는데..

주량 한계에 도달하자 어느 순간부터인가 점차

참이슬 한잔 삼키는 게 노가다였다.



누가 내 빈 잔에 소주를 채우면,

꼭 마치 염산을 따르는 것만 같았다...-_-;




그래서 난 학우들에게 게임을 하자고 했다.

게임해서 걸린 사람 벌주먹자는 식으로 말이다.

학우들도 그저 술을 들이키는 분위기가 심심했던 터였는 지

나의 게임하자는 말에 다들 흔쾌히 응해주었다.



그런데 문제는 다들 술에 미친듯이 꼴았던지라,

그 어떤 게임을 해도 당췌 진행이 되지 않는 것이었다.

달랑 6명인데도 한바퀴를 채 돌지 못하고 툭툭 끊겨

괜히 분위기만 무미건조하게 흘러갈 뿐이었다.



그렇다...

술에 꼴은 것들이 게임해서 한바퀴 이상 돈다는 것은..

70세 고희 맞은 할머니가,

헤드스핀과 토마스를 하는 것만큼이나 힘겨운 일이었다...




술에 꼴은 우리들도 논스톱으로 몇바퀴씩 돌며

분위기를 매끄럽게 할 수 있는 게임이 도대체 무엇이 있을까?

게임을 할 때마다 얼마 못가 툭툭 끊기자,

게임 집어치고 그냥 먹자 는 분위기로 흐르고 있었다.



활화산: 369나 007빵은 지금 술에 꼴은 우리들이
하기엔 너무 순발력을 요하는 것 같아.
음... 우리 그럼 편안하게 할 수 있는
진실게임 할까?


정양: 진실게임? 진실게임으로 어떻게 벌주를 먹여?


활화산: 딱 물었는데 도저히 솔직하게
대답 못하겠다, 그럼 먹는거지.


박양: 야야야! 뭔놈의 우라질 진실게임이야?!
유치하게 시리... 그냥 노가리까면서 술이나 먹어!-_-


활화산: 에잉~ 왜 그랭. 서로 궁금한 거 묻기도 하고
재밌잖어. 진실게임 하자. 이게 은근히 재밌다니까!
나한테 궁금한 거 없어? 물어봐, 물어봐!^-^


박양: 궁금한 거 없어!-_-


활화산: 에잉~ 그러지 말구!
너 우리과에서 누구 좋아해?
너 야한 거 많이 보지? 뭐 이런 거 막 물어봐봐.
내가 난처해 할만한 질문들 막 하란 말이야.
그래야 내가 대답 못해서 벌주를 먹지.


박양: 안 궁금하다고, 새꺄!


활화산: 그..그래...?-_-;;




그때 정양이 박양으로 인해 무안해하던 내가 안쓰러웠는 지

진실게임 하자며 나한테 궁금한 게 있다는 것이다.

박양에게 개무안을 당한 나에게는

이런 정양의 질문은 비상구를 넘어 생명수와도 같았다...




정양: 나 화산이한테 궁금한 거 있어.^-^


활화산: 어어어~ 그래,그래! 물어봐,물어봐! 다 물어봐!+ㅁ+


정양: 너..


활화산: 어어어~ 그래,그래! 뭐야? 뭐야?
주저하지 말고 맘 편히 물어봐! 하하하~ +ㅁ+


정양: 너 얼굴 때문에 자살충동 느껴본 적 많지? 꺄하하~


활화산: .........


정양: 얼른 대답해! 느껴본 적 많지? 응? 으응?^-^


활화산: 저기.. 생각해보니 진실게임은 영 아닌 것 같다.
친구의 프라이버시도 있는 것인데, 굳이 친구의 비밀을
캐내서 뭐가 좋겠어? 우리 그냥 딴 게임 하자.
생각해보니 진실게임 이거 아주 몹쓸 게임이야!
이 씨 발게임!!!


정양: ......-_-




난 순간 정양의 면상에

하이킥을 작렬하고 싶은 충동을 간신히 억누르며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바로 '이미지 게임'에 들어갔다.-_-



활화산: 자! 이미지 게임 내가 먼저 시작할게!
여기에서 겨드랑이 털이 울창한 아마존 밀림일 것 같고,
겨드랑이에서 노량진 수산시장 냄새가 날 것 같은 사람 찍기!
하나 둘 셋~ ^0^)☞







썅...-_-


만장일치로 학우들의 손가락이 나를 향해있었다...



어찌나 일말의 주저함도 없이

나에게 손가락들을 날려대던 지...

아니, 그나저나 찍을 때 표정들은 왜들 그렇게 진지해?

이것들이 내 겨드랑이에 무슨 억하심정 있나...-_-



1등 걸린 난 규칙대로 벌주 한잔을 마신 후

다른 명제로 이미지 게임을 다시 시작했다.



활화산: 자~ 이번엔 여기 있는 사람 중에..
야동 보는 걸 좋아하다 못해,
아주걍 지가 야동을 찍었을 것 같은 사람은~!!
하나~ 둘~ 셋!^0^)☞








씨앙...-_-

또 만장일치로 날 향하고 있는 손가락들.



날 향하고 있는 학우들의 손가락 하나 하나를

질겅질겅 씹어 먹어버리고 싶은 충동을 억누르며

이미지 게임도 아니다 싶어 때려치고,

'아이엠 그라운드 나라 이름대기' 로 바로 변환했다.-_-

이 게임 역시 첫 순서는 나였다.




((( 아이엠 그라운드~ ♪ 나라 이름대기! ♬♩)))




활화산: 장나라!


학우들: ......-_-


활화산: 미안해...




박양: 야, 이 새끼야! 아무리 술에 꼴았어도
사람이 할 말이 있고, 안 할 말이 있는 거다!


활화산: 미..미안하대두...-_-;;





지구상 나라가 200개가 넘기에,

나라 이름대기 게임은 게임답게 몇 바퀴 돌아줄거라 믿으며 시작했다.



하지만...

역시 술에 꼴은 사람들간의 게임은 어쩔 수 없었다.

몇바퀴는 커녕 두바퀴나 돌았나?

내가 술에 꼴은 사람들을 너무 믿었던 것이다.


믿을게 따로 있지,

잔뜩 꼴은 참이슬의 노예들을 믿다니...-_-




활화산: 아프가니스탄.

이군: 미국.

윤양: 필리핀.

정양: 아르헨티나.

유군: 브라~질.


박양: 한국!
한국은 왜들 안 해? 이런 매국노새끼들...-_-





박양의 한국-_-까지 오며 무난하게 게임이 진행되는 듯 했다.

페이스 참 좋았고 이때까지 수십 바퀴를 돌듯 싶었다.

나라가 200개가 넘지 않던가!

아무리 참이슬양에게 영혼을 싸그리 팔아버린

술에 꼴은 것들이라도 그 많은 나라 이름으로 그거 몇 바퀴 못 돌겠는가.








하지만...

우리는 못 돌았다.-_-


어찌나 산만함의 극치를 쳐달려주시던 지...

아주걍 술에 꼴은 것들의 진수를 보여주었다.




활화산: 유고슬라비아.

이군: 덴마크.

윤양: 스위스.

정양: 이란.

유군: 삼란.

박양: 사란.

활화산: 오라......에잇~ 썅!!!-_-




우리의 아이엠 그라운드 나라 이름대기는

다음 판인 세번째 판부터 급격한 분열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활화산: 일본.

이군: 네덜란드.

윤양: 터키..




그때 윤양의 터키에 이어

정양이 3~4초 고민하더니

아~ 맞다! 이거! 하는 표정으로 자신있고 당당하게 외쳤다!



"아프리~ 카!"



정양이 워낙 자신있고 당당하게 외쳤던 지라,

다음 차례 유군 마저 무의식중에



"아시아~!"



유군은 지 앞에 정양이 틀린 줄도 모르는 듯 했다.

그 역시 너무 당당했다.

아시아 외침에 한치의 부끄러움도 없는 듯 했고,

아시아에 자신의 모든 것을 건 것만 같았다...




그 다음 차례인 박양은...

중동...



-_-



아~ 그 박양!

어찌나 중동을 자신있고 당당하게 외쳐주시던 지...

순간 무슨 신생국가가 하나 생겼나 했다.-_-





활화산: 아~놔! 이 졸 산만한 것들.
당췌 게임이 안 되네, 게임이 안 돼.
야야야! 게임이고 뭐고 다 집어치워!
그냥 술이나 마셔! 으~ 산만해! 증말...쯧.


박양: 니 눈코입이 더 산만해, 이 새끼야~


활화산: 씨앙...-_-






그렇게 게임을 집어치워버린 우리 6명은

이 세상 모든 참이슬을 다 마셔버릴 기세로..

아주걍 진로를 부도내버리겠다는 기세로..

그저 미친 듯이 쉬지 않고 입 안에 참이슬을 들이부었다.


이 순간 코를 풀었으면

콧구녕에서 콧물 대신 참이슬이 분출되었을 것이다.



아무튼 그렇게 새벽 2시까지 술판이 벌어졌고...

우리는 전원 과도한 참이슬 섭취로 인해

오뉴월에 미쳐 들판을 뛰어다니는 광녀보다

더 자유로운 정신 세계를 가지게 되었다.



나보다 한 살 어린 동생 이군은 나한테,

왜 평소에 자기한테 형이라고 안 부르냐며

그게 참 은근히 서운했다며

나한테 따지는 심각한 정신질환을 보여주기도 하였다.-_-




어느 순간부터 학우들도 한계에 달하다보니,

술판이 새벽 2시를 전후로 해체되어지는 분위기로 흐르고 있었다...


정양은 화장실 바닥에 오바이트로 십자수를 뜨고 뻗어버렸고,

유군과 이군은 해맑게 웃으며 프로레슬링을 하고 있고..

박양은 자고있는 커플 사이를 삐집고 들어가 잠을 청하고 있었다.-_-




그리고...

그렇게 술상 앞에는

어떻게 하다보니 나와 윤양만이 앉아있는 것이었다.


그 순간 둘이 눈이 마주쳤는데,

윤양이 현관문 쪽을 손짓으로 가리키며 밖으로 나가자는 제스쳐를 했다.

윤양은 내가 2학기 들어서 호감이 생겼던 여학우라

순간 놀라면서도 속으로 쾌재를 부르며 뒤따라 나갔다.



윤양: 우리 좀 걷자.


활화산: 어..어, 그래...-ㅁ-



그렇게 윤양과 펜션을 벗어나

밖으로 나와 일자로 쭉 뻗은 흙길을 걸었다.

그 새벽, 불빛 한점 없는 곳이라 사방이 어두컴컴했다.

윤양은 같은 과 동기이기는 했지만

나보다 한 살 많은 누나였다.



활화산: 와! 입김 나온다. 하아~


윤양: 하아~ 어? 정말!



9월 말이었지만, 강촌은 옆이 강가였던지라

입김도 나오고 겨울 새벽처럼 매우 추웠다.

춥다보니 옆에서 바들바들 떨며 걷던 윤양이

자연스럽게 내 팔에 팔짱을 끼며 몸을 밀착을 해오는 것이었다.


어우~ 이런 고마운 추위!
어우~ 이런 아름다운 자연의 미학!*-_-*



강촌의 겨울같은 새벽 공기가 매우 차기도 했지만,

평소 호감을 가지고 있던 윤양이랑 팔짱끼고 걸으니

그 몸도 가누기 힘들 정도로 취해있었던 내가

언제 마셨냐는 듯 말끔히 취기가 가시고 있었다.

윤양의 팔짱 그 자체가 숙취해소제였다.


어우~ 이런 걸어다니는 아름다운 콩나물국!*-_-*




그 춥고 어두컴컴한 길을 무서운 줄 모르고 한참을 걸으며

우리는 샤방샤방~ 많은 이야기들을 나눴다.

중간에 이번 중간고사 출제경향에 대해 물었다가

윤양이 썅! 이라고 외치며

팔짱을 풀어버릴 뻔한 위기도 잠시 있었지만...-_-

아무튼 MT놀러온 그 들뜬 분위기도 있겠다,

청춘남녀 술도 얼큰하게 취해서 팔짱끼고 밤길도 걷고있겠다,

점점 추위도 못 느낄 정도로 분위기 참 좋았다.




그런데 이렇게 한 없이 행복할 것만 같았던 이 때!

정말 4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생각만 하면

몸서리 쳐지는 끔찍한 재앙이 찾아와버렸다......





얼마나 걸었을까?

윤양이 너무 멀리 와버린 것 같다며 돌아가자고 해서,

어느 지점에서 U턴을 해서 학우들이 있는 펜션으로 향했다.

여전히 팔짱 꼭 낀 채로...



그런데 이상하게 돌아가는 그 때부터

윤양이 아까는 괜찮더니만, 점점 도지는 취기에 비틀비틀 거렸고...

나와 발걸음 스텝이 자꾸 꼬이면서,

그녀의 가슴이 계속해서 내 팔에 접촉을 해오는 것이었다!




뭉클~


활화산: 움찔..!!!-_-;;;


뭉클~


활화산: 흐으음...!!!-_-;;;;





정말 민망하지만...

그 추운 새벽에...

그 술에 꼴은 와중에...

나도 꼴에 건장한 남자새끼라고...


끝내 남자의 제 3 의 다리라 불리우는

다리 사이 그 분을 깨우고야 말았다...-_-



눈비비며 잠에서 일어나신 그 분께서는

본능에 충실하신 분 답게

마치 구겨져있다가 쫙 펴지며 되살아나는 형상기업합금처럼

잠에서 일어나시자마자 곧바로 변신에 들어가고 계셨다.





빨딱!!!!




활화산: 움찔...!!! (제..제길!-_-;;;)


윤양: 야, 너 왜 그래? 배 아퍼?
왜 갑자기 몸을 이렇게 숙이고 걸어?


활화산: 아..아냐. 아무 것도...-_-;;;




이런 제길...

설상가상으로 지금 내가 입고있는 바지는

면바지, 단단한 청바지도 아닌

그렇다고 조상들의 지혜가 살아숨쉬는 삼베모시 한복바지도 아닌...



한없이 늘어나는 게 매력적인

츄리닝이었다...-_-;;;



츄리닝 중에서도 비교적 빳빳한 스포티한 그런 츄리닝이 아니라,

뭉실뭉실한 부드럽게 한없이 늘어나는 그런 츄리닝.




윤양: 똑바로 걸어, 임마. 너 지금 걷는 게
무슨 진화 덜 된 유인원 같아.


활화산: 차..찬바람 쐬었더니 배..배가 좀 아픈가봐...


윤양: 그래? 똥싸면 해결되는 배야?


활화산: 아..아무래도 그러지 않을까 싶어...


윤양: 야, 쩌~기 우리 펜션 보인다!
다 왔으니까 조금만 참아. 빨리 가자!




여전히 팔짱 낀 상태에서 윤양의 가슴은

내 팔을 뭉클 뭉클 누르며 놔주지 않고 있지,

밑에는 걸어가고 있는 중이라,

계속해서 츄리닝 바지와 마찰이 일어나서

무슨 대포 마냥 더욱 더 앞을 향하게 걸치지면 걸쳐졌지,

도무지 진정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 것이었다.




윤양: 야, 누나 힘들어. 몸 좀 똑바로 펴고 걸어.


활화산: 움찔...!!! (나..나도 정말 똑바로 걷고 싶어! 이 여자야~!!T 0 T)




이 순간 그나마 다행이었던 것은

불빛 한점 없는 어두컴컴한 길이었던지라,

윤양도 전혀 눈치채지 못하고 있었다.

그리고 펜션 앞까지는 살짝 떨어져 있었기에

제 3의 다리 그분을 진정시킬 시간이 충분해 보였다.





펜션이 점점 가까워오고...

난 옆에 윤양의 인도에 몸을 맡긴 채

제 3의 다리 그분을 진정시키려고 마인드 컨트롤에 들어가고 있었다.




그런데 그러던 그 순간!

이게 웬일인가!!!



펜션 앞에 거의 다 당도한 그 순간!

불빛 한점 보이지 않았던 펜션 입구 앞에서

후레시 불빛이 갑자기 나타나서는

앞으로 걸어오고 있는 나와 윤양의 얼굴을 환하게 비추는 것이 아닌가!!!



활화산: 썅! 뭐..뭐...뭐야?!!-ㅁ-;;;


윤양: 아~ 진짜! 쟤네들 아직도 안 자고 있었네.
박양 쟤는 자는 것 같더만, 또 언제 깬거야? 하하하~




후레시로 나와 윤양의 얼굴을 비추고 있는 것은 박양이었고,

그리고 박양 뒤로 잠에서 깨어난 학우들까지

10명 가까이 같이 서서는 팔짱 끼고 걸어오는 나와 윤양을

얼레리 꼴레리~ 하며 놀리 듯 지켜보고 있는 것이었다!



정양: 아~ 뭐야?! 둘이서, 이 야밤에...
둘이 뭐하고 왔어? 솔직히 불어! 호호호~


이군: 이 사람들이 둘이 몰래 나가더니
들어올 생각들을 안 해?
아니, 둘이 언제 그런 사이였어? 캬하하~





그런데 재앙은 이 순간 들이닥쳤다!



앞에서 10명 가까이 되는 학우들이

둘이 무슨 사이냐며 놀리 듯 웃어대고 있고,

윤양은 여전히 나와 팔짱을 낀 채 날 끌고

펜션 앞으로 점점 가까이 가고 있고...

그런데 난 그 순간 하도 정신이 없었던 나머지,

그만 밑에 제 3의 다리 그 분의 존재를 순간 깜박 잊어버리고 만 것이다.



그리고 난 사태의 심각성을 깨닫지 못한 채

윤양의 이끌림에 따라 펜션 앞으로

그리고 놀리고 있는 학우들에게

앞으로 앞으로~

힘찬 발걸음을 내딛으며 다가가고 있었다...




학우들: 얼~ 둘이 무슨 사이야?! 얼얼얼~


활화산: 아~놔! 이 사람들이 뭔 초등학생들도 아니고..
유치하게 왜 들 그랴? 누나랑 그냥 걸으며
얘기 좀 나눴어. 허허허~ 참.^-^;




그러던 그때!

잠시 후레시를 내리고 있었던 박양이

웃기시네! 그럼 그 팔짱은 뭐야?! 라고 외치며

후레시로 다시 나와 윤양을 비춰버렸다.



그런데...

조용히 고개를 숙이니...

팔짱 비추려고 했던 박양의 후레시 불빛이 조준에 실패했는 지,

내 다리사이 그 분을 비추고 있었고...

제 3의 다리 그 분께서는

등대 불빛에 비춰진 배트맨 박쥐마크 마냥

둥그런 후레시 불빛 안에서 그 화려한 자태를 뽐내고 계셨다...



참고로 내 츄리닝은

인간의 육체의 명암과 굴곡을 가장 잘 드러내어 준다는

회색 츄리닝이었다......




깔깔거리며 나와 윤양을 놀리 듯이 후레시를 비췄던

박양은 무엇인가를 보았는 지,

갑자기 안색이 안 좋아져서는 황급히 후레시를 끄는 것이었다.



박양: 얘..얘들아... 추..춥다.
그만 들어가자. 강가라 그런가 되게 춥네..
흐으..흐으음...-_-


학우들: 그..그래, 어우~ 추워...
얼른 들어가자.-_-



활화산: .......-ㅁ-;;;





일순간에 분위기는 싸해졌고...

박양과 학우들은 언제 놀렸냐는 듯이

마치 도망치 듯 우르르~ 방 안으로 몰려 들어가는 것이었다.


그리고...

박양과 학우들의

우리는 지금 아무 것도 못 봤어!

라고 하는 듯한 날 배려해주는 그 진지한 얼굴들이

오히려 그 순간 내 가슴을 칼로 도려내고 있었다.-_-;;;




그런데 다른 학우들 다 방 안으로 들어갔는데도

이군만이 여전히 그 자리에 서서는 나와 윤양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러더니 그는 어느 한 곳을 손가락으로 찍었고!

깔깔깔 거리며 놀리 듯이 외쳤다.



이군: 하하하~ 아~ 형! 나 밑에 다 봤지롱~
밑에 왜 그러는데?! 둘이 도대체 이 야심한 시간에
뭘 하고 왔길래 그래? 형 밑에 왜 그러냐구~!!
꺄하하하~ *^▽^*


활화산: ........!!!!!!-ㅁ-;;;;





평소에는 참 예의바르고 수줍음 많은 청년인 이군.

하지만 술만 쳐먹었다하면 말을 막 지르는 주사가 좀 있었다...

하필 이럴 때......-_-;;;;




그 순간 엄청난 불길한 기운에

조심스럽게 옆으로 고개를 돌려보니...


윤양의 시선이 이군의 손가락을 따라

무슨 다이빙대 스프링보드 마냥 탄력 받으신

제 3 의 다리 그 분께로 향해있었다......






봉긋~




윤양: .........


활화산: .......-ㅁ-;;;;









다음 날 아침...


잠에서 눈을 떠보니

13명 들어 찬 그 비좁은 방임에도,

내가 누운 자리 주변만큼은

무슨 격리수용자 자리 마냥

참 넓직하니~

많은 공간이 확보되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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