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피츠버그대 김선종 연구원이 고의로 줄기세포 오염사고를 일으킨 것으로 확인됨에 따라 2005년 줄기세포 논문조작 배경이 거의 드러났다. 검찰 수사 결과,김 연구원이 체세포 복제 줄기세포 배양에 실패하자 황우석 교수에게 줄기세포가 확립됐다고 속인 뒤 이를 숨기기 위해 고의로 배반포 오염사고를 냈고 이후 수정란 줄기세포를 미즈메디병원에서 가져와 체세포 줄기세포라고 속였다.
◇2005년 논문 조작 과정=황 교수 연구팀은 2004년 초 사이언스에 논문이 게재된 후 8개월 만인 2004년 10월 복제 배아로부터 줄기세포를 추출해 이를 난치병 치료에 적용하는 연구를 다시 시작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황 교수팀은 2004년 2월에 세계최초로 복제된 인간배아에서 줄기세포를 얻었다고 발표했으며 이 연구에 대한 사회적 윤리적 문제점들에 대해 각계의 의견을 듣고 연구 재개시기를 검토해 왔었다. 연구 재개를 선언한 후 황 교수팀은 본격적인 논문 준비 작업에 착수하게 된다.
이후 황 교수는 미즈메디병원측에 줄기세포 배양과정을 맡긴 후 줄기세포 수립을 계속 요구했다. 배양을 담당한 김 연구원은 배양에 실패하자 DNA검사 결과 수정란 줄기세포임이 탄로날 것을 우려,고의로 오염사고를 일으켜 2∼7번 줄기세포를 모두 죽인 것이다.
그러나 김 연구원은 황 교수에게 줄기세포를 확립했다고 거짓 보고를 하게 되며 이 같은 거짓말을 사실인 것처럼 꾸미기 위해 미즈메디병원의 4번과 8번 수정란 줄기세포를 가져와 체세포 복제줄기세포라며 황 교수를 속였다.
◇김선종 왜 그랬을까=김 연구원이 서울대 줄기세포 오염사고를 일으킨 가장 큰 이유는 논문 작성을 위한 검증 과정에서 자신이 ‘가짜’ 줄기세포를 만들었다는 사실이 드러나는 것을 감추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즉 황 교수로부터 배반포 단계까지 형성된 세포를 전달 받아 줄기세포 배양을 이뤄내려 했지만 실패했고,이를 곧이곧대로 보고하지 못한 것이 결국 ‘가짜’ 줄기세포를 고의로 죽이기까지에 이른 것이라는 해석이 가능하다.
김 연구원이 줄기세포 배양 능력을 인정받아 미국 연수를 떠나고 싶었던 것도 이같은 ‘대국민 사기극’을 부추겼을 가능성이 있다. 실제로 김 연구원은 2005년 사이언스 논문이 완성되기도 전에 미국의 10여개 대학에 연수지원서를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김 연구원은 황 교수가 배반포 이후 줄기세포 배양에 대한 전문지식이 없다는 점도 감안했다고 볼 수 있다. 황 교수팀의 연구가 단계별로 분화돼 배반포 배양과정은 김 연구원이 총괄하기 때문에 황 교수를 속일 수 있다는 계산이 깔려있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