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강건택 기자 = 모르는 사이인 40대 남녀가 한 집에서 살다가 20여일만에 서로의 존재를 발견하는 황당한 일이 벌어졌다. 6일 서울 성동경찰서에 따르면 김모(49)씨는 5일 오전 5시께 서울 성동구 하왕십리동 A아파트 자신의 집에서 자고 있다가 여모(48.여)씨가 들어오는 바람에 깜짝 놀라며 일어났다.
서로 "왜 남의 집에 들어왔느냐"고 다투던 이들은 과연 누가 침입자인지 가리기 위해 경찰서로 향했다.
알고보니 김씨의 아내가 지난해 가을 여씨로부터 1천만원을 빌리면서 채무 보증을 위해 남편 몰래 이 집의 전세계약서를 써줬던 것.
전세권을 갖고 있던 여씨는 지난달 중순 이 집에 들어왔으나 집에 머무는 시간이 김씨와 거의 달라 한 번도 마주치지 않았다.
아내의 가출과 아들의 유학으로 혼자 살고 있던 김씨는 안방에 침실을 꾸미고 오전 6시께 일찍 출근해 초저녁 무렵 퇴근한 반면 노래방을 운영하는 여씨는 작은방을 쓰며 오후 10시께 출근해 새벽 3시께 퇴근하는 생활을 해왔다고 경찰은 전했다.
그러던 4일 밤 김씨가 아들 생각에 술을 마신 뒤 아들이 쓰던 작은방에서 잠들었고 다음날 새벽 여씨가 이 방으로 들어와 불을 켜는 바람에 서로를 발견하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