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흡연자 자퇴생과, 꼴초미소녀 [3]

서운희 작성일 06.09.21 23:3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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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화가 걸?禿?

하지만 소심쟁이인 나는 전화를 받을까 말까 계속 고민했지,

받았는데 만약 무서운남친이 전화한거면 어떻게 하지 ?

그래도, 빌려준돈이랑 옷이 있는데, 어떻게 나한테 그러겠어,

아니야, 구해주니까 보따리 내놓으라고 한다고, 그럴지도 모르지.

고민하는 찰나에, 전화벨은 멈추고 부재중 전화로 넘어갔어.








' ..... '









어쩌면 좋을까나... 난 시내쪽으로 곧있으면 학원도 다녀야하고,

시내쪽으로 나갈일이 많은데, 혹시 지나가다가 날 만나서,

전화를 안받았다고 신나게 날 패준다면 ?

허허.. 그거야 말로 경을 칠 일이 아니던가,

결국 난 다시 문자를 보냈어.





「제가 잠깐바빠서, 전화를 못받았네요^ ^;」





그러자 곧 전화가 오더라구.

난 전화를 냉큼 받았어.

그리고 무지하게 떨고 있던 난 잊지못할 명대사를 남기지..





〃안녕하세요 ?〃




〃ㅋㄷㅋㄷㅋㄷㅋㄷ ... 〃






그녀는 전화기에 대고 여보세요가 아닌,

안녕하세요 ? 라고 약간은 어눌한 표준어로 이야기하는 내가 굉장히

웃겼나봐.. 그렇게 계속 웃다가,

그녀는 억지로 웃음을 참으며 만날 장소와 시간을 정했지

그렇게 우리는 한시간 뒤에 시내에서 만나기로 했어.

여기서 난 또 고민하게 되지,

아.. 옷은 어떤걸 입고가야 할지 ..

엄청꾸미고 나갔는데, 어깨형님들이 있다면 ?






" 이런 캐무개념 샠퀴, 맞으러 나오는데, 아주 꽃단장을 하고 오셨구만,

데이트라도 하나보지 ? 데이트는 염라대왕님하랑 하렴 ^ ^ㅗ "






이렇게 나오지 말란법은 전혀없어,

하지만, 어쩌면, 정말 어쩌면 샤방샤방한꽃순이 님이랑 어떻게 될지도 모르는데 *-_-*

이쁘게 하고 나가야지~






난 삼일전에 입었던 분홍색도날드덕카라티를 다시 입었어.

그래두 맞을때도 약간 귀엽게 하면 덜때리지 않을까 해서... ㅜㅜ

그리고 머리도 이쁘게 드라이하고 왁스도 바르고,

나름꾸민다고 뿔테안경도 썼어.

그리고는 거울을 보며 록리의 나이스가이 포즈를 취하고는 , 밖으로 나가려는순간,

웬지 모를 불길한 예감이 빛보다 조금 느린 속도로 나의 가슴을 파고 들었어.

정말 어쩌면 맞을지도 모른다는 ㅜㅜ

그래.. 혹시 모르니까

어쩌면 1:1이라면 내가 이길수있을지도 모르잖아 ?

뭔가 무기를 하나 챙기자..

무기라면 뭐가 있을까.. 무기.. 무기..

쌍절곤 ? 흠.. 부피가 너무 큰데..

각목을 접어서 가지고 갈수도 없는 노릇이고 ㅠ ^ㅠ

그래, 바로 이거야 !!








난 영화광이라서, 영화를 굉장히 자주 보는편인데,

혹시 영화 강력3반의 마지막 부분 액션씬을 아는 사람이 있는지 모르겠지만,

마지막 씬에서 김민준이 분노에 가득찬 상태에서,

허준호의 라이터를 주먹에 꽉쥐고, 어퍼컷을 날리면, 상대는 날아가지.









난 문득 그장면이 떠올랐어.

난 집에있던 기름라이터를 주머니에 챙겼어.

인형뽑기에서 뽑은건데, 300원짜리 라이터 처럼 길다랗게 생겨서

아주 주먹에 쥐고 싸우면 효도르와 크로캅 동시에 덤벼서

핸디캡매치를 해도 이길지도 모르겠더라고,

물론 효도르와 크로캅은 손발을 꽁꽁 묶고 ^ ^











그렇게 두?芝? 설레임반으로 극장 앞까지 갔어.

극장앞엔 역시 아리따운 소녀가 서있었어.

긴생머리에, 멀리서 봐도 그녀인걸 알수있었어.

하지만 내눈엔 별로 아리따워 보이진 않더라구,

왜냐하면 역시 입에 담배를 물고 있었기 때문이지.

그녀는 저 앞에서 계속 담배를 맛있게 빨아대며, 날 기다리고 있었어.

하지만 ... 선뜻 난 다가갈 수 없었어 ㅜㅜ

왜냐하면 그녀의 옆엔 무서운 남친....


























같은건 없었지만..

휴... 이상황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모르겠어.






정말 왜냐하면 ..





왜냐하면 ㅜㅜ













그녀는 ....











































나와 똑같은 분홍색도널드덕 카라티를 입고있었어,

아.. 이를 어찌해야 한단 말인가,

이옷이 브랜드가 있는 옷이라서ㅠㅠ 많이들 입더라구 ㅜㅜ

다들 알꺼야..

asx라고 ㅜㅜ 우헝 ㅜㅜ

만약 그녀가 나를 본다면 ?

그녀 역시 당황할테고

졸지에 난 단벌신사가 아니라 단벌찌질이가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어.

그렇다고 옷을 사올수도 없는 노릇이고,

난 영화관 저멀리서 약 10분을 고민했어.

아.. 이상황을 어떻게 극복할수 있을것인가..

그렇게 고민하던 차에 , 전화가 걸?禿?ㅜㅜ

난 바로 받았지.








〃지금 어디세요 ?〃








〃다 도착했어요; 아, 저기 보이네요〃







난 능청스럽게 그녀에게 다가가야만 했어 ㅜㅜ

역시 예상대로 그녀는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어







하.. 이상황을 어찌해야 한단말인가,

내가 능청스럽게 군다면,





' 뭐 이런 귀싸대기 오십오만대 맞을 인간이 있어 !

옷이 이거 밖에 없니 ? 이런 뻔뻔한 개촏잉찐따같으니 '






이렇게 나올지도 . . .

하지만 나 역시 당황한척하면 뻔뻔한건 둘째치고

날 완전 나약한 개촏잉찐따녀석으로 취급하고는,

수차례 금전을 요구할지도 모르고, 난 결국 자살을 택하게 될꺼라는,

무서운 결론까지 난 쉽게 도출해낼수 있었어.

뻔뻔함이나, 찐따스러움이냐... 그 갈림길에서 난 어찌해야 할바를 모르다가,

결국 난 전자를 선택했지.





' 그래 !! 뻔뻔함이야 !! '





그리고 난 당당하게 그녀에게 아는체를 했지.





" 안녕하세요 ^ ^* [샤방] "




난 우선 샤방한 미소로 그녀에게 인사를 건냈지.

그녀는 아주당황한 기색이였어. 인사도 제대루 못하더라구

억지로 인사하는 기색이 역력했지.




" 아... 안녕... 하세요 ^ ^;; "




약간은 당황한듯한 그녀의 표정에서 나오는

수줍은 미소는 정말 말로 표현할수 없는

극에 다다른 극한의 아름다움이였어

황홀함 그 자체였지

거기다가 가까이서 보니 쌩얼인거 같았어.

그냥 볼터치만 살짝넣어서 굉장히 예뻐보였어.

하지만 우리의 대화는 거기서 진전이 없었어.

서로 당황해서 그런지, 인사만 건네고는 대화는 거기서 멈추었지.

어떻게 해야할까 고민하다가, 난 일단

이 옷에 대해서 언급해서 이상황을 어떻게든 무마시켜야 겠다고 생각했지.





" 와하핫!! 옷이 똑같네요, "




" 그... 그렇네요... "




" 흠... 불편하신거 같은데, 제가 어떻게 옷이라도 다른걸로 사와서

갈아 입을까요 ? "




" 아... 아뇨, 그러실필요까진 없어요. "






" 굉장히[일부러강조] 불쾌해보이시는거 같은데, 괜찮아요. 어차피 여름옷도 하나사야했어요

하나 사죠. 뭐 "





" 불쾌하긴요, 정말 괜찮아요. 오히려 더 좋은걸요. "










'오히려 더 좋은걸요...'

'오히려 더 좋은걸요...'

'오히려 더 좋은걸요...'

'오히려 더 좋은걸요...'

'오히려 더 좋은걸요...'

'오히려 더 좋은걸요...'






이 말이 머리속에서 계속 맴돌았어.

물론 난 빈말인걸 알고 있지만, 그렇지만

사람이라는게 또 그렇지가 않아서,

형식적인 칭찬에도 기뻐하는데.. 이정도라면, ㅎ_ ㅎ

난 정말 기분이 좋았어.

그리곤 그녀가 대화를 이어갔어.






" 그럼 어디 갈까요 ? "






가다니 ? 어딜 ?

오천원만 받고 그냥 가는게...... 아...

응 ㅇㅅㅇ? 가자구 ?

데이트신청인가...

일단 밥부터 먹어야 겠다는 생각에,





" 점심은 드셨어요 ? 점심부터 먹어요 ^ ^ "





우선 점심식사부터 권유했지.





" 저도 아직인데, 그럼 우리 피자 먹어요 ! 제가 살께요. "





난 일부러 능청스럽게 대답했어,






" 어! 나도 피자먹고 싶었는데, 좋아요. 피자먹으러 가요. "







그리하여, 피자를 먹으러 가게 되었지요.

하지만 영화관에서 피자헛은 좀 멀더군ㅠ

분수대에는 연인들이 참 많았어.

하지만 커플티를 입은 연인들은 없었어.

그리곤 곧 난 나에게로 날아오는 부러운 시선을 느낄수 있었지ㅠ

기분은 좀 좋더라고, 허허,

그렇게 피자헛에 말한마디도 없이 도착했어.

피자헛엔 점심시간이라 역시 사람이 많았어.

하지만 자리가 몇군데 비어있어서,

기다리지 않고 자리에 앉을수 있었지.

2층에 앉아서 메뉴판을 보여주더군,

그리곤 아르방누님이 내뱉는 말은,

굉장히 나를 당황스럽게 했어.




































" 커플끼리 고급메뉴로 즐기실수 있는 세트메뉴가 나와있습니다.


치즈바이트퐁듀와 오븐파스타, 콜라까지 즐기실수 있어요. "














" .... "













난 뭐라 말할수 없었어.

이 분홍색 도날드를 욕할따름이지 ㅜㅜ

하지만 이상황도 굉장히 웃긴 상황이 아닐수가 없었어.

난 지금 그녀의 이름도 성도 학교도 주소도 속옷사이즈도,

허리사이즈도, 그녀가 무슨샴푸를 쓰는지 아무것도 모르는데,

아는건 달랑 번호하나뿐인데, 연인취급까지 받게 되다니,

웃기지 않을수가 없지 ㅎㅎ

하지만 그녀가 내뱉은 말은 너무나도 날 심각한 고민에 빠지게 만들었지.















































" 네, 그럼 그걸로 주세요 ^ ^ 그리고 샐러드도요 ^ ^ "










그녀는 우리를 연인사이로 보는 아르방누님에게

일절의 변명조차도 하지 않고, 추천해주는 커플메뉴를

그냥 주문했지.

그럼 날 받아들이겠다는건가 ?

설마 일부러 그녀가 이런 취급을 받기위해

똑같은 옷을 구매해서 입고 왔단 말인가 ?

그렇다면 담배를 빌린것도 일종의 설정 ?

눈물을 흘린것 역시 남자의 마음을 흔들기 위한,

한낱 액체에 지나지 않았단 말인가 ?

그럼 그 옷갈아입는 스킬들은 일부러, 관심을 끌기위해 !?

하지만 내 배때기에 있는 도날드가 나에게 이렇게 말하는거 같았어.







' 허허, 이거 완전 미친놈이로세.. '







에이, 그럼 그럴리가 없지.

일부러 그럴리가... 없긴 왜없니 !

이런 미친놈같은 행복한상상을 하고 있는데,

그녀가 대화를 걸었어.








" 영화 .. 좋아하시나??? 혼자 영화를 다보러 오시고, "





혼자영화를다보러오시고... 라..

역시 남자혼자 영화보는건 초라해 보였던걸까..

하지만 난 궁색한 변명을 곧 찾아내서 대답했지.







" 영화는 무지좋아하지만, 어제는 친구놈이 약속시간에 세시간이나 늦을거 같다고

시간때우기로 본거죠, 하하하하 "







' 시간때우기로 본영화를 그렇게 집중해서 보다니, 역시 찐따같은놈이야 '


라는 표정으로 그녀가 나에게 한말은 가히 파격적이고,


다시한번 날 행복한상상에 빠져들게 만들었어,






































" 시간괜찮으시면, 나가서 영화한편 보실래요? 너무 보고싶었던 영화가 있거든요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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